그 흑인손님의 미소
그 흑인손님의 미소 화장실만 들어가면 손님이 오는 묘한 옷수선 가게를 어머니와 17년 동안 하다보니 얼마 전 중년의 한 단골 흑인손님의 미소를 상상할 일이 생겼다. 여느 때와 같은 미싱 밟는 하루, 스마트폰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간 사이 프래드(Fred)라는 오랜 단골손님이 바지를 찾으러 왔다가 영어가 서투신 어머니께 한마디 던지고 갔다고 한다. 대충 통밥으로 알아 들으신 어머니는 볼 일을 다 보고 나오는 아들에게 그 손님 얘기를 하신다. "그 흑인손님이 창문에 붙어 있는 선전용 미싱 밟는 아줌마 그림 스티커를 가리키면서 그 아줌마가 흑인이 됐다고 하는 거 같다." 평상시 내 눈에 들어 오지도 않던 문 옆 유리창에 그 그림을 일부러 문을 열고 나가 쳐다 보니 미싱 부위는 다 떨어져 나가고 인종을 알 수 없..
2018.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