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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흑인손님의 



화장실만 들어가면 손님이 오는 묘한 옷수선 가게를 어머니와 17년 동안 하다보니 얼마 전 중년의 한 단골 흑인손님의 미소를 상상할 일이 생겼다.

여느 때와 같은 미싱 밟는 하루, 스마트폰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간 사이 프래드(Fred)라는 오랜 단골손님이 바지를 찾으러 왔다가 영어가 서투신 어머니께 한마디 던지고 갔다고 한다. 대충 통밥으로 알아 들으신 어머니는 볼 일을 다 보고 나오는 아들에게 그 손님 얘기를 하신다.

"그 흑인손님이 창문에 붙어 있는 선전용 미싱 밟는 아줌마 그림 스티커를 가리키면서 그 아줌마가 흑인이 됐다고 하는 거 같다." 




평상시 내 눈에 들어 오지도 않던 문 옆 유리창에 그 그림을 일부러 문을 열고 나가 쳐다 보니 미싱 부위는 다 떨어져 나가고 인종을 알 수 없던 정체불명의 옷수선 아줌마 얼굴이 까맣게 변색이 되어 있었다. 17년 전 미용실 자리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오랬동안 해 왔던 청소일을 접고 영어에 자신이 없어 엄두도 내지 못했던 옷수선집을 개업 하자마자 두 달 후 911 테러가 터졌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유리창에 붙어 있던 그 아줌마는 까만 흑인이 되어 있었다. 예전에 이웃 세탁소 아저씨가 그 아줌마 너무 오래 되었으니 새걸로 다시 붙이라고 세탁재료 주문책자를 건내 주시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귀찮아서 그냥 두었는데 그 흑인손님이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고 간 것이다.

그 손님의 말을 나에게 옮기시던 어머니의 표정에서 나는 그 흑인손님의 미소를 보았다. 지금도 가게 유리창에 붙어 있는 그 아줌마는 그 전 보다 유난히 새까맣다. 하지만 그 손님의 미소는 우리가 이 옷수선집을 처분하지 않는 이상 새까만 이 아줌마를 감히 해고 시킬 수 없게 만든다. 

그 흑인손님은 6 년째 아직도 바지를 맡기러 가끔 우리 가게를 찾는다. 항상 바지만 손에 든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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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5. 28 [10:40 PM] 미국 현충일 (Memorial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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