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인의 스승
어느 시인의 스승 방구석에 쳐 박혀 시만 쓰는 시인이 있습니다 그 시인은 걸작의 시 한 편을 뽑아내기 위해 고치고 고치고 또 고쳐도 이건 시 답지 않다고 스스로 시인합니다 그러다 시장하여 집 근처 시장 국밥집에 들어 갑니다 그 국밥 집 욕쟁이 할머니가 그 시인에게 습관적으로 욕을 해 대며 주문을 받습니다 평소에 고상한 말에만 익숙했던 그 시인은 그 할머니의 거친 욕을 듣더니 눈이 번쩍 떠집니다 그 할머니의 욕 안에 가공하지 않은 구수한 언어와 압축된 고된 삶의 언어를 발견합니다 그 시인은 결국 그 할머니의 언어를 배우기 위해 그 할머니의 시다바리로 취직합니다 돈도 거의 안받고 욕도 먹고 국밥도 먹고 매일 눈이 떠집니다 하루에 두 번 욕 먹을 때 한 번 국밥 먹을 때 한 번 ---- 2016. 4. 10 ..
2019.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