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짭짤한 문학/웹소설 : "정상" 33

웹소설: 정상(Normal) 009 - 재떨이

일 년 후 봉운은 박영감에게서 아들을 낳는다. 박영감은 뛸 듯이 기뻐하며 잔치를 벌인다. 하지만 봉운이 산후조리를 마치고 아기를 돌 보는 대신 박영감의 욕심에 의해 다시 농사일에 메달리게 된다. 박영감이 어디서 알았는지 한 젊은 여자를 데리고 와서 아기의 보모로 삼고 그 이후로 봉운은 아내라기 보다는 거의 종과 같았고 근본도 알 수 없는 그 젊은 여자가 박영감의 아내 행세를 하게 된다. 세월이 흐르고 아기가 점점 자라자 그 젊은 보모는 아이에게 세뇌를 시키기 시작한다. “동순아, 니 애미는 저 억센 여자가 아니라 나란다. 저 여자는 너를 아들로 생각하지 않아. 그저 너의 씨 다른 두 형들을 위해 너를 낳은 것 뿐이야. 비록 난 널 낳지 않았지만 나는 널 내 친아들로 생각하고 키웠다. 그 점 명심해야 한다..

웹소설: 정상(Normal) 008 - 동생의 죽음

아버지 종옥의 가슴에는 피로 물들인 역사와 더불어 생긴 깊은 상처가 여러 개 있다.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동생 종술이 중학교 시절에 억울하게 어이없이 죽은 것이다. 때는 6.25 전쟁직후 종술은 전교 학생회장을 맡을 정도로 영민했다. 어느 날 고등학교 형들과 축구시합을 하던 중, 상대 선수의 무리한 공격으로 무릎에 큰 부상을 당하여 수술을 해야만 했다. 형편이 어려운 걸 안 학교측은 모금을 하여 수술비를 마련한 후, 어머니 이봉운에게 전달한다. 그걸 안 의붓 아버지 박영감이 욕심이 생겨 어머니가 숨겨 놓은 수술비를 찾아 내 가로 챈다. 그동안 단순 절도로만 생각했던 종옥은 그런 줄도 모르고 동생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신문을 돌린다. “형, 이제 무릎에 감각이 없어. 하지만 괜찮을 거야. 너무 무리하지 마..

웹소설: 정상(Normal) 007 - 불청객

아버지 종옥은 외지로 공사를 따서 집에 들어 오는 날이 한 달에도 몇 일 밖에 되지 않았다. 아빠를 보기 힘든 삼남매는 거의 모든 것을 엄마에게 의지하며 아빠하고는 심정적으로 멀어질 수 밖에 없었다. 경자는 남편의 부족한 경제관념을 메꾸기 위해 야매(무허가)로 머리를 하게 된다. 처녀시절 남원에서 해당화 미용실을 차리고 몇 년간 했던 실력이 남아 있는 것이다. 적성에 맞지 않아 결혼하자 마자 그만 두었던 미용을 형편이 어려워 지자 야매로라도 다시 시작한 것이다. 아직 취학 전인 막내아들 용준은, 놀아 주진 않고 머리만 말고 있는 엄마가 못 마땅한지 때도 아닌 밥을 달라고 떼를 쓴다. 보다 못한 손님이 아들 밥 부터 차려 주고 하라고 양보를 한다. 경자는 그제야 아들에게 하얀 밥과 김치와 아침에 먹다 남은..

웹소설: 정상(Normal) 006 - 종이 코끼리

주인집 권씨동집에는 용진이 보다 한 살 적은 훈이라는 손자가 산다. 훈은 토실토실하고 눈이 부리부리하게 잘 생겼다. 학교에서 우등상을 받아 올 때면 훈이 엄마는 세 들어 사는 경자에게 다가와 상장을 보이며 자랑을 하곤 했다. 반면 용진은 어리숙하고 공부에 아직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그저 평범한 아이였다. 어느 날 누나 정윤이 모아 놓은 용돈으로 소년소녀 잡지인 소년중앙을 서점에서 사 들고 들어 온다. 그 책 속엔 두꺼운 종이로 코끼리를 만드는 코너가 마련 되어 있는데 용진이 흥미를 느끼고 시도를 한다. 마침내 코끼리가 완성이 되고 엄마에게 자랑을 한다. “엄마! 이 것 봐. 내가 만들었어요. 자..” “우아! 우리 용진이가 이걸 어떻게 만들었어? 대단한데!” “그렇게 어렵지 않았어요. 점선을 따라 접고 ..

웹소설: 정상(Normal) 005 - 어리숙한 아들

큰아들 용진이가 만으로 여섯 살이 되던 해, 1월생이라 또래보다 한 학년 일찍 국민학교에 입학한다. 유난히 키가 작은 용진이는 그래도 반에 두 명이나 더 작은 학생이 있어 다행이다. 너무 어리숙하여 조회시간 운동장으로 갈 때도 담임선생님 손을 꼭 붙잡고 간다. “용진이가 너무 어려요. 어머니.” “예, 그럼 한 해 늦출까요?” “잘 생각해 보세요.” 경자는 아들이 다른 아이들 보다 좀 부족하다는 것에 대해 자존심이 상했다. 이웃 아줌마들에게 아들 얘기를 하자 아들은 학교에 일찍 들어가는 게 좋다고 한다. “용진이 엄마, 커서 대학 재수 할 수도 있으니 좀 힘들어 보여도 그대로 다니게 놔 두세요.” “예, 그럼 그럴까요?” 용진이는 수업중에 졸기도 하고 심지어 화장실로 가던 중 오줌을 참지 못하여 바지에 ..

웹소설: 정상 004 - 경자의 눈물

경자는 새로운 땅에서 아무도 의지할 수 없다는 현실 앞에 이미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언을 떠 올린다. “경자야, 꼭 교회 댕기거래이. 대한 예수교 장로교회로 가그래이.” 그래서 경자는 집에서 가까운 중앙시장 육림극장 뒤 대한 예수교 장로회 G교회를 선택하게 된다. 교인 수는 약 300여명. 경자는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 그렇게 교회 가자고 애원하시던 어머니의 말씀을 무시하다 결국 빈털털이가 되고 아무 의지할 데가 없어져서야 돌아가신 어머니의 말씀을 듣는다. 경자는 거의 매일 교회 가다시피 하며 기도에 매달린다. 그 교회에 출석한지 1년 밖에 안 되어 집사가 되고 주방 봉사도 열심히 한다. “너 근심 걱정 말아라 주 너를 지키리. 주 날개 밑에 거하라. 주 너를 지키리.” “주 너를 지키리. 아무때나 어디서..

웹소설: 정상(Normal) 003 - 안개도시

2년 후, 아버지 종옥은 평상시 물질로 도와 줬던 이웃 동생이 그의 세탁소 맞은 편에 또 다른 세탁소를 차린 이후로 가세가 기울기 시작한다. 믿고 잘 대해 주었던 이웃 동생에게 배신을 당한 종옥은 매일 밤 이기지도 못하는 술을 먹고 들어온다. 어느 겨울 날 비교적 남쪽인 남원도 그 해는 유난히 눈이 많이 왔다. 밤 11시가 넘어도 들어오지 않는 남편이 어디 또 쓰러져 있지 않나 걱정이 되어 경자는 불러오는 배를 안고 눈길을 걷는다.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리고 가까이 다가가니 아내를 확인한 종옥은 자전거를 내 팽개치고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는다. “정윤 아빠, 일어나요. 눈길에서 자면 얼어 죽어요.” 이미 산기가 있는 경자는 특유의 억척으로 남편을 부축하고 집까지 도달한다. 가세는 더욱 기울어져 가고 가..

웹소설 [정상: Normal] - 002: 젖배를 곯다

Title: 정상 (正常 ; Normality) 부제: 천사의 노래 Genre: 중편소설 (Novel)Time background: 20세기초 ~ 2018년Space background: 한반도, 만주, 미국글쓰기 시작한 날: 2016. 12. 13목표 탈고일: 2018. 8. 1예상 페이지수: 50 시점: 전지적 작가시점 002. 젖배를 곯다 1979년, 용진이가 ㅊ초등학교에 입학하던 해. 누나 정윤은 두 살 위 였으나 학년은 2학년이었다. 누나가 갓난아기 때 엄마의 무지로 젖배를 곯은 적이 있다. 젖을 빠는 아기가 시도때도 없이 울어 재끼는 것이다. 첫애인지라 엄마는 영문도 모른채 달래기만 한다. 몇 일이 지나고 동네 간호사 언니가 집에 놀러 왔다가 그 아이의 심상치 않은 울음소리를 듣더니, “아이고..

웹소설 [정상: Normal] - 001: 돈 대신 신문

Title: 정상 (正常 ; Normality) 부제: 천사의 노래 Genre: 중편소설 (Novel) Time background: 20세기초 ~ 2018년 Space background: 한반도, 만주, 미국 글쓰기 시작한 날: 2016. 12. 13 목표 탈고일: 2018. 8. 1 예상 페이지수: 50 시점: 전지적 작가시점 ----- 001. 돈 대신 신문 “돈이 없어서 그러니 신문 3년 구독 쿠폰으로 대신 합시다. 박형. 미안하오.” 머리에 톱밥을 묻힌채 아버지 종옥은 돈봉투 대신 신문 꾸러미를 들고 들어 오신다. “미안해. 정윤엄마. 그 세탁소 장씨가 빚이 많더라구. 돈 대신 이걸 받아왔어.” “당신은 신나게 일은 잘 하시는데 집에는 땡전 한 푼 가져 오시는 법이 없군요. 할 수 없죠. 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