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유튜브 구독자수는 고작 일곱 명이다



 

지난 년에 걸쳐 9편의 시를 영상편집을 하여 유튜브에 올렸다. 그러다가 최근 보름동안 집중적으로 시조 12편의 영상을 마음을 먹고 올렸다. 이렇게 본격적으로 유튜브에 나의 어설픈 시와 시조를 올리게 것은 워낙 유튜브로 짭짤한 재미를 보는 사람이 많다고 하여 나도 시도를 것이다.

 

나의 유튜브 계정은 2008년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5명의 구독자만을 보유하고 있다가 이웃 한나아빠 집에 놀러 갔다가 유튜브 채널을 홍보하자 자기도 구독하겠다고 하여 여섯 구독자로 늘어났다. 그런 상태로 오다가 영상편집기까지 구입하여 시조영상을 부지런히 올렸는데 바로 어제 구독자가 일곱 명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별거 아닌 같으나 나는 듯이 기뻐하였다. 정말 그저 그런 나의 시조영상에 구독까지 하는 사람이 있긴 있구나. 나는 도대체 누가 채널을 구독한 걸까 궁금하여 구독자의 채널을 찾아 들어가 보았다. 영어로 소개 글을 읽어 보니 미국에 사는 동양 여자아이임을 추측할 있었다. 아마도 한국어를 배우는 아시아계 여자아이가 한국어를 심화학습하기 위해 채널을 구독하는가 보다 생각했다.



 

식구들이 모인 저녁 먹는 시간, 나는 기쁜 소식을 식구들에게 자랑하였다. 그러자 옆에 앉은 7학년짜리 조카딸이 작은 목소리로 삼촌 유튜브 구독 내가 했는데 하며 빙그레 웃는다. 소리를 듣자 마자 나는 실망감에 휩싸였다. 그러자 농담이라며 삼촌의 실망감을 잠재우려 하였다. 하지만 조카가 구독자임을 실토하였다.

 

하지만 평소 말도 안하고 불평 불만으로 있던 사춘기 소녀 조카의 유튜브 세계를 있게 되었다. 과하게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조카가 구독하는 채널만 거의 백여개에 달했다. 중에 개를 골라 보았는데 순식간에 물병의 물을 마셔버리는 내용의 괴이한 영상도 있고 미국 학교에서 일어 있는 에피소드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유익한 영상도 있었다.

 

중에 하나를 나도 구독을 하였다. 아마도 유튜브로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블로그를 하고 있지만 사실 거의 돈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결국 나도 유튜브로 관심을 돌렸다. 비록 그저 그런 아재 목소리이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게 올리고 있다. 말수가 줄고 표정이 잔뜩 어두워진 조카에게 연초, 며칠 마음먹고 대화를 시도하던 나의 유튜브 얘기를 꺼냈었는데 스스로 검색을 하여 유튜브를 찾아 구독을 조카가 사랑스럽다.

 

구독자가 자기라고 말하는 조카가 삼촌의 실망하는 모습에 농담이라며 삼촌의 심기를 살피는 조카가 대견스럽다. 그래도 유튜브를 다시 시작하는 입장에서 구독자가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은 당연하다. 말재주도 없고 목소리도 그저 그런 내가 유튜브로 성공 할리는 없지만 미국에서 취미로 것도 별로 없는 판에 끄적거리기나 좋아하는 나로서 유튜브에 나의 영상시를 올리는 것이 블로그에 올리는 보다 훨씬 재미가 쏠쏠하다. 나의 유튜브를 보는 사람들에게도 즐거움이 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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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 3 [5:29 AM]


나의 유튜브 채널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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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와 같은 세상

 

 

이 세상이 헛되고 헛되다 라고하는 전도서의 글처럼 나는 꿈나라에서 깨어 헛된 꿈의 맛을 보고 지금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꿈의 내용도 참 이상하다. 내 몸이 로봇이고 그 몸은 누군가가 조이스틱을 조작하는 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악당과 막 싸우다가 강펀치를 맞고 쓰러졌는데 어떤 로봇의 큰 가방에 홀연히 연기가 되어 담겨지는 것이다

 

이 세상이 가상세계일 확률이 거의 99퍼센트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앞으로 기술이 특이점에 도달하고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모호해 지면 우리는 가상의 체험을 현실과 거의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하게 된다. 이처럼 이 세상도 어떤 참된 세상에 대한 가상세계일 수도 있다. 우리는 영혼의 성장이라는 임무를 가지고 이 세상에 던져진 캐릭터 일 수도 있다



 

지금은 추운 겨울이다. 12월도 아직 아닌데 너무 추워서 실내지만 두꺼운 코트를 입고 있다. 이 추위를 느끼는 오감은 고통의 인자를 잘 감지한다. 자연의 추위 뿐 아니라 교통사고로 인한 다양한 부상과 화상 그리고 전쟁으로 인한 몸의 손실 등 살아있다는 것은 고통을 느끼는 것이다. 이 고통은 몸 뿐만이 아니라 마음의 고통도 대단하다. 우리의 영 또한 갈급하고 무기력해 질 때가 있다.

 

이렇게 우리의 영 혼 육은 이 지구라는 세트장에서 고통을 느끼며 하루하루 조금씩 성장하던가 퇴보하던가 한다. 우리가 이 세상에 대한 초월의식이 있다는 것은 움직이는 이 몸이 진정한 내가 아님을 말해주고 있다. 방금 전 꾸었던 꿈처럼 그 로봇은 진정한 내가 아니었고 자리에서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은 이 몸이 상대적으로 진짜 나이듯 이 몸도 사실 이 고통 너머에 참된 내가 있음을 어렴풋이 인식한다

 

이러한 생각은 이미 인류 종교의 메시지이며 죽음을 극복하고 삶을 초조하고 불안하지 않게 살아가는 초월의식이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무언가를 요구하는 걸까? 오늘 아침에도 나는 어김없이 일 하러 나가고 어제와 거의 다를 바 없는 하루를 살 것이다. 하지만 또 다시 주어진 하루는 나에게 그저 버텨 내야할 시간과 공간인지 누리고 즐거워할 삶의 선물인지. 무엇 이던 간에 이 세계는 전도서의 말처럼 헛되고 헛된 안개와 같을 것이다

 

이 안개가 사라지면 참된 세상이 뚜렷이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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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1. 28 [4:47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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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Greeting)의 중요성

NaCl


인사는 관계의 꼴(Shape)을 나타낸다. 처음 던지는 말 한마디는 주로 “처음 뵙습니다.” 라는 인사로 시작된다. 그것은 존재의 인식이다. 존재의 확인이다. 인사만 하고 지나가면 그 존재를 곧 잊어버리게 되지만 그 인사직후 별 일 없으셨는지 또는 하는 일은 잘 되시는지 단순하면서도 쉬운 화제거리는 정보를 교환하고 마음을 나누어 서로의 관계를 개선시킨다. 

인사는 또한 관계를 점검하는 기능을 한다. 이미 꼴 지어진 관계위의 인사는 상대방과 나와의 관계가 어떠하느냐에 따라 인사의 모양이 달라진다. 즉 인사의 형식이 격식을 갖추느냐 평범하냐 또는 가식적이냐 진심이 어려있나 하는 식이다. 그러한 인사의 모양으로 서로의 관계를 대략 진단할 수 있다. 

인사를 하지 않고 모른체 지나치는 행위는 상대의 존재가 자신에게 별 의미가 없던가 서로의 관계에 금이 간 것이다. 또는 다른 생각하느라 상대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한 관계의 상태를 측정하는 인사가 그러한 관계를 치유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관계가 깨어져 있더라도 용기를 가지고 자존심을 뒤로하고 회복의 마음을 담아 인사를 할 경우 뜻밖의 인사를 받은 상대방은 놀람과 미안함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닫혀졌던 마음이 열리기 시작한다.




인사(
人事: 사람 인 / 일 사)는 사람이 마땅히 해야할 일을 말한다. 텔레비젼에 보면 개들도 사람의 인사를 모방하기도 한다. 동물들도 인사가 어떤 것인지는 잘 몰라도 따라할 정도로 좋다는 것은 아는 것 같다. 상대방이 인사를 하지 않았다고 마음에 언짢은 생각이 들더라도 그 기분을 다스릴 필요가 있다. 우선 상대방과의 관계가 어떠한가를 따져봐야 한다. 만약 그저 그런 관계라면 다음에 만났을 때 오히려 먼저 따뜻한 인사를 건내보자. 그런데 상대가 그 인사를 받지 않고 그냥 지나간다면 그는 사람이 아닌 것이다. 


사람의 관계에 있어서 인사는 아주 강한 에너지를 담고 있다. 물이나 식물에게 좋은 말을 지속적으로 건낼 경우 그 꼴이 아름답게 되어지듯이 그러한 에너지를 담고 있는 인사는 상대방과 본인의 몸과 마음을 아름답게 변화시킨다. 존재의 확인으로 시작하여 관계의 상태를 점검하고 관계의 상처를 치유하는 인사는 단순하고 작은 일이지만 모든 인간관계의 기초이고 아름다운 삶을 이루는 관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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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을 주는 꼬마손님

NaCl


미국에서 옷수선 가게를 하다보면 남녀노소 각양각색 다양한 손님이 찾아 오는데, 오늘은 어떤 젊은 백인 엄마가 두 남매를 데리고 왔다. 여섯 살 정도로 보이는 남자 아이와 다섯 살 정도로 보이는 여자 아이였다. 남자아이가 야구복 바지 기장을 줄이러 온 것이다. 알맞은 기장으로 접어서 옷핀을 들고 그 꼬마에게 다가 가는데 갑자기 질겁을 하더니 울어 버리는 것이다.

그 작은 옷핀이 무서웠던 것이다. 그 엄마가 달래어 다시 시도하는데 옆에 있던 여자 아이가 도와 주겠다며 옷핀을 나에게 건낸다. 너무나 대조적 이었다. 다 마무리 되어 갈 즈음 그 여자 아이가 미싱 작업대 위에 놓여 있는 분홍색 자고(분필) 조각을 집어 들며 엄마한테 이거 먹어도 되냐고 묻는다. 색깔이 먹음직 스러웠나 보다.

옷을 다 갈아 입고 나오길래 한국 식품점(만나식품)에서 구입한 뻥튀기를 보여 주며 그 자고보다는 맛있을 거라고 하고는 딸에게 줘도 되냐고 그 엄마에게 물었더니 괜찮다고 해서 한 조각 주었더니 처음 보는 누리튀튀한 게 영 이상했는지 입에 살짝 대 보더니 우거지상을 하며 엄마한테 줘 버린다. 그래서 나는 뻥튀기 하나를 꺼내어 그 꼬마가 보는 앞에서 막 먹으며 맛있다는 표정을 지어 보여도 소용이 없었다.

그 겁 많은 남자아이와  분홍색 분필을 먹으려 했던 여자아이 덕분에 많이 웃는 하루였다. 어린 아이들은 역시 웃음 보따리 인거 같다. 천국은 이런 어린 아이들과 같은 자들이 간다고 했듯이  남에게 기쁨과 웃음을 주는 사람이 천국을 소유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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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ittle customers giving a big laughter


I am operating an Alteration shop in the US with my mother. There are various customers in our shop because we are in the US of various people living in. Today, a young white woman brought a little son and a little daughter. The little son looks six years old and the little daughter looks five years old. They came to shorten his baseball pants. I folded his pants to the right length and approached to him with a little pin. By the way, he cried out with a fearful face.

I was able to know that he was afraid of the little pin. After his mom made him calm down, I tried to pick one of the pins but the little daughter already handed a pin over to me. They are so contrasting each other. When I was almost done with the pin, the little girl asked her mom if this piece of pink chalk is edible. I thought the pink chalk looks delicious in her ignorant eyes. 

I had an impulse to give a piece of Korean puffed rice to the little girl. I said to her mom that this puffed rice will be more delicious than the pink chalk. And I asked a permission to her mom and gave a piece to the little girl. But she was confused with the strange looking puffed rice and touched it on her lips. And then she frowned and gave it to her mom. So I took another piece and ate it up with a happy face in front of the little girl. But it was useless.

It was the day of laughter for the timid little boy and the wild-eyed little girl. The children are likely to be a basket of laughter. As the heaven is for the children, I think the people who giving a joy and a laughter to others are already living in heaven.

(문법적으로 틀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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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자의 품은 생각

NaCl


영어단어 "Conceive"는 "생각을 품다" 라는 뜻과 "아기를 임신하다" 라는 뜻을 함께 가지고 있다. 생각을 마음에 품는 것과 아기를 뱃속에 품는 것이 어떤 연관이 있어 보인다. 생각을 품고 있으면 언젠가 그 생각이 무르 익었을 때 현실로 나타나게 되듯이 엄마가 뱃속에 아기를 품고 때가 되면 아기가 이 세상에 태어 나게 되는 것이다. 

또한 그 두가지 뜻은 함께 엮어야 할 때가 있다. 엄마가 태아를 품는 동안 좋은 생각, 아름다운 생각을 품으면 그 생각이 태아에 전달되어 좋은 영향을 미치나 나쁜 생각을 품으면 그 나쁜 생각의 기운이 태아에 미치게 될 것이다. 그래서 태교가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다.

생각은 곧 요한복음에 나오는, 말씀(Logos)이다. 모든 존재하는 것은 먼저 절대자의 품은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다른 말로 하면 절대자가 그 존재를 임신한 것이다. 그리고 그 절대자의 품속에 있던 생각(설계도)은 물질세계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우리 인류, 각 개인도 절대자의 품은 각각의 생각대로 다양하게 태어난다. 일란성 쌍둥이 조차도 같을 수가 없다. 생명이 소중한 것은 그 생명이 존재하기 까지 절대자의 품은 생각(계획)으로 시작하여 그 생명이 태어나자마자 그 소명대로 인생길을 걸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이가 그 소명(생명이 주어진 목적)을 발견하여 사는 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동물과 같이 먹고 사는 일에만 열중한다면 동물로 태어난 것과 무엇이 다를까. 동물도 먹을 것을 위해 사냥하고 무진장 애를 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것은 이 피조세계를 다스리는 임무가 주어진 것이 아닐까.

다스린다는 것은 관리하는 것이고 잘 보살피는 것이다. 나 자신도 주어진 소명대로 살기 위해 나 자신을 잘 관리해야 하고 가정을 화목하게 잘 보살펴야 하며 나라도 평화롭고 부강하게 잘 다스려야 하고 온 세상이 조화를 이루며 지구촌을 잘 가꾸어야 한다. 그 모든 것의 기본은 나 자신의 소명을 깨닫고 그 소명대로 살아가는 것이리라.

이 물질세계의 근원에는 절대자의 생각(Logos)이 있다. 그 생각이 펼쳐져서 이 세상이 나타났다고 본다면 그 절대자의 생각은 정말 기가막힌 것이다. 물론 살다가 겪는 아픔과 죽음, 크게는 전쟁과 자연재해가 있지만 전체적인 큰 그림으로 본다면 신묘막측하다고 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

햇볕이 있는 곳에 그림자가 있듯이 삶에도 빛이 있으므로 그림자는 따라오게 마련이다. 그래서 성경의 가르침은 "그리 아니하실 지라도"이다. 죽음이 닥칠 지라도... 주신 이도 하느님이요 거두신 이도 하느님입니다. 내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 절대자의 생각을 신뢰하고 나의 생명도 그 신뢰 안에서 맡겨 드리는 그런 삶은 세상을 이긴 삶이요 진정으로 세상을 다스린 삶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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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솥과 손님

Essay 2018.10.27 23:30

과 손님



토요일, 어쩌면 손님이 가장 붐비는 요일. 중간선거 투표하러 갔다 온 1시간 동안 어머니와 동생이 투표장 처럼 몰리는 가게 손님 때문에 한창 볶아쳤다 한다. 점심이 다가오는 경적소리. 그건 다름아닌 압력밥솥 증기 배출소리. 탈의실에 이미 손님이 옷을 갈아 입고 있는 탓에 나중에 온 손님은 어쩔 수 없이 밥솥이 한창 난리를 치고 있는 방으로 안내를 했다. 


좁은 옷수선가게에 탈의실을 두 개나 만들 수도 없고 밥 먹고 쉬는 작은 방을 임시 탈의실로 사용하고 있다. 하필 밥솥이 칙칙 소리를 내는 그 때에 그 젊은 여자 손님은 그 방에서 옷을 갈아 입은 것이다. 다 입고 나오는 그 여자손님은 말은 않지만 괴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웃음과 황당함이 적절히 배합된 그 묘한 표정은 그 한국산 압력밥솥의 친절한 인공지능의 "밥을 저어 주세요!" 라는 안내에 약간 혼이 빠진 듯하다. 




미국에서 밥 먹고 산지 25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매일 밥과 국과 김치다. 가게에서 점심을 먹을 때면 촛불을 켜 놓고 스프레이를 뿌린다. 예전에 비해 한국음식 냄새에 거부감을 표하는 손님이 거의 없다. 오히려 한국음식점 소개를 부탁하는 손님이 더러 있다. 어떤 손님은 아예 한국말로 인사를 한다. 고개를 숙이며 "안녕히 계세요!" 하며 나가는 손님은 나보다 나이가 많은 듯 하나 귀엽기 까지 하다. 


손님에게 친절해야 하는데 이 마음이란 것이 일정하지 않아서 바이오리듬을 타며 어쩔때는 손님이 귀찮을 때도 있다. 그러다가도 손님과 짦게나마 즐거운 대화를 하기도 한다. 예전에 비해 한국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때에 되도록이면 친절해야 한다. 인공지능 시대가 오면 손님을 대하는 모든 업무가 로봇으로 대체될지도 모르는데 항상 친절한 로봇이 변덕스런 인간보다 진정 나을까 싶다. 


가게 임시 탈의실에 압력솥 인공지능이 머지않아 손님을 받기까지 한다면 나의 감정노동은 끝이다. 과연 인간은 노동에서 해방 되는 것인가? 현재 내 삶의 의식상태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70% 라면 여가시간은 10%정도다. 이제 앞으로 그 반대가 된다면 나는 그 여가를 얼마나 재밌게 보낼까. 어쩌면 그 여가가 곧 돈으로 연결되는 생산적인 취미활동이 되지 않을까? 아니, 앞으로는 일과 취미의 경계가 모호해 지는 취미가 곧 일이 되고 일이 취미가 되는 그런 재밌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제발 그런 날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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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0. 27 [11:17 PM]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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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소 아줌마

Essay 2018.10.24 21:09

찍소 아줌마

NaCl


"Have a good day~!" (좋은 하루 되세요) 이 말은 결코 가게 주인의 인사말이 아니었다. 우리 가게, **옷수선과 거래하는 **세탁소 주인 아줌마는 입이 무겁기로 소문난 분이다. 오늘도 옷을 찾으러 갔다가 어떤 손님이 그 아줌마에게 정다운 인사를 건냈는데 그 아줌마는 꿀 먹은 벙어리 마냥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반면 주인 아저씨는 애교도 있고 수다가 좀 있으신 분이다. 앵무새랑은 살아도 찍소랑은 못 산다는 말이 있는데 그렇게 말 많은 아저씨가 찍소인 그 아줌마와 어떻게 살까 궁금했다. 상대방이 뭐라고 말하면 도통 반응이 없으셔서 아마도 아저씨가 답답증에 걸릴 거라 생각했다.

어느날 컴맹인 아저씨가 인터넷이 안 된다며 나를 집으로 호출을 했다. 그날 저녁 나는 그 아줌마의 다른 얼굴을 보았다. 가게에서는 손님에게 말 한마디 안 하던 아줌마가 집에선 아저씨에게 말풍선을 마구 터뜨렸기 때문이다. 아저씨는 제대로 대꾸도 못하고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었다. 




그렇게 말을 안하고 답답해서 어찌 살까 했는데 낮 동안 입에 지퍼로 채워 스트래스, 짜증 같은 것들을 차곡차곡 쌓아 놓았다가 집에 돌아와서 남편에게 다 쏟아 부으시는 것이다. 아줌마는 말 보다 행동으로 보여 주시는 분이다. 그 스타일이 통했을까? 그 곳 단골들은 아줌마가 반응이 없어도 그러려니하고 깨끗하게 잘 세탁이 된 결과물을 통해 아줌마를 신뢰하는 것 같다. 

표정도 없고 대꾸도 안 하지만 항상 변함없고 성실한 삶의 내용을 알아 챈 손님들은 아줌마의 침묵 속에서 다정한 인사 못지 않은 묵직한 인사를 느끼는 것은 아닐까. 서구사회의 영향으로 마음은 꼭 표현해야 안다고들 말하지만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촉이 있음을 안다. 육감이라고도 하고 촉이라고도 하는 그런 감각이 필요한 시대가 도래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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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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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움직인 두 

NaCl


미국 남부, 사투리 심한 작은 도시인 이곳에서 작은 가게를 하며 가장 대하기 힘든 손님은 백인 노인들이다. 이름이 '스킵'인 백인 남자 노인과 '로버타'라는 백인 여자 노인이 있는데 그 분들은 처음 우리 가게에 들어 설 때 부터 BMW와 캐딜락을 딱 주차 해 놓고 어머니와 나를 무시하는 시선과 말투로 일관했다. 

그 후로 몇 달이 지났을까? 그러던 말던 우리는 꼼꼼히 일을 해 주고 친절히 대하려 애를 썼다. 그러자 언제 부턴가 그 두 노인의 눈빛이 수그러지고 말투도 좀 부드러워 진거 같다. KKK의 본부가 있다는 이곳에서 살면서 은근히 동양인 내리깔고 보는 백인들이 있어도 개의치 않고 우리 할 일 하다보면 그들도 이러면 안되겠다 싶은지 태도가 달라진다.




미 전역에서 흑인들이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고 폭동으로까지 이어지려 한다. 이런 골 깊은 인종차별을 극복하기 위해선 흑인들이 폭동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흑인들에 대한 백인의 나쁜 인식을 깨뜨려야 한다. 인종차별은 어쩌면 피부색깔 보다는 삶의 질적인 차이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만약 어머니와 내가 그 두 노인들에게 감정대로 대했다면 그 두 손님은 더이상 우리 가게를 찾지도 않았을 것이다. 법이 아무리 좋아도 사람의 마음까지는 바꾸지 못한다. 사람의 마음을 바꾸어 인종갈등을 해결하는 첫 단추는 내 마음을 지키고 성실한 자세로 사는데 있을 것이다. 그래서 상대의 곱지 않은 시선과 편견을 깨고 더 나아가 존중해 주는 마음까지 얻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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