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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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옷수선 일기] :: 성질 디러운 아들과 그의 노모
성질 디러운 아들과 그의 노모 어머니께 존댓말을 쓸 때는 “어머니, 잘 주무셨습니까?” 인사하는 아침 뿐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온종일 어머니와 함께 하루를 보낸다. 어제도 어머니와 나는 일터인 옷수선집에서 옷을 고쳤다. 그런데 이런, 말 한마디 잘못하여 어머니의 심기를 망가뜨렸다. 손님이 맡긴 셔츠 튿어진 곳에 눈에 잘 띄도록 색깔 테잎을 붙여 놓았는데 어머니께서 여기 고치는 거니? 하며 불필요한 질문을 하시는 것이다. 너무 당연한 걸 물으셔서 나는 대뜸 “보면 몰라요?” 했다. 자상하지 못한 아들의 ㅆ가지 없는 말에 어머니가 마음이 많이 상하셨는지 그 날 어머니는 일손을 놓고 방으로 들어가셨다. “오늘, 너가 일 다해라!” 어머니 마음이 심하게 상하신 모양이다. 오랫동안 함께 지내온 탓인가? 나..
2021.10.27 -
[미국 옷수선 이야기] :: 옷수선의 딜레마 - 손님의 다리는 정상이 아니다
옷수선의 딜레마 손님의 다리는 정상이 아니다 옷수선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일은 바지 기장 줄이는 것이다. 보통 탈의실에서 갈아 입고 뒤 돌아서면 똑 바로 서 있으라 하고 자로 왼쪽 오른쪽 바닥에서 똑 같은 길이로 해서 핀을 꼽는다. 이 방법이 가장 정확하다 생각하고 해 오다가 깨져버린 일이 생겼다. 손님에게 똑바로 서 있으라고 하면 몸이 정상적이지 않아서 똑바로 서 있을 수 없는 사람도 많다. 그럼 가장 편한 자세로 서 있으라고 해야 하나? 사실 보통 사람들이 곧은 자세로 서 있지 않고 삐딱하게 서 있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좀 몸이 뚱뚱한 남자 손님의 바지 기장을 그런 식으로 재서 일을 하는데 왼쪽 오른쪽이 1인치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편한 자세로 서 있으면 과연 몇 인치나 차이가 날까? 그런..
2021.09.23 -
[미국 옷수선 이야기] :: 우선순위와 인종차별?
우선순위와 인종차별? 오늘 오후 느즈막에 세 명의 손님이 거의 1분 간격으로 나란히 들어왔다. 첫번째 백인 할머니 손님은 무려 옷 여덟 개나 들고 와서 탈의실에서 한창 갈아 입고 있다. 두 번째 손님은 흑인 중년 여자인데 거대한 드레스 세 개를 들고 와서 할 수 없이 벤치에 앉게 했다. 바로 그 뒤를 따라 들어 온 젊은 백인 여자는 단순하게 생긴 짧은 드레스를 가지고 들어 왔다. 첫번째 할머니가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걸릴 거 같아서 엉겁결에 세 번째 들어온 젊은 백인 여자에게 뒤에 마련된 작은 방으로 안내를 했다. 두번째 들어온 흑인 여자가 아닌 세번째 백인 여자를 들여 보낸 것은 그 작은 방에 흑인 여자의 그 큰 드레스 세 개를 갈아 입고 잴 만한 형편이 못 되었기 때문이다. 그 할머니 옷은 어머니가 ..
2021.09.08 -
집 안에 수도배관이 떨리면서 때리는 소음(Knocking Sound) 제거 방법
집 안에 수도배관이 떨리면서 때리는 소음(Knocking Sound)이 났다. 밤까지 지속되어 수면에 방해도 될거 같아 리서치를 좀 해 보았다. 한글로 된 정보는 찾지 못했고 영문으로 된 걸 읽어 보고 다행이 그대로 했더니 소음이 그쳤다. 그 방법은 아래와 같다. 1. 수도 계량기를 잠근다. 2. 맨 위와 맨 아래에 위치한 수도를 열어 물을 빼준다. 3. 변기의 물도 내린다. 4. 물이 다 빠졌으면 수도를 잠가 준다. 5. 계량기를 아주 서서히 열어준다. (중요) 6. 소리가 나지 않으면 성공 더 간단한 방법이 하나 더 있다. 1. 아무 수도나 서서히 열어준다. 2. 얼마 후 그 수도를 잠근다. 3. 소리가 나지 않으면 성공 ---- 수도배관에서 소음이 나는 것은 배관 안에 공기가 들어가서인데 위 방법은..
2021.09.07 -
[시인의 마음일기] :: 돈돈돈 돈을 좇던 돈벌레의 삶에서 내면을 키우는 삶으로 전환해야할 때다
방안에 벌레들이 곳곳에 숨어 있는데 내가 그 벌레들과 다르지 않다. 돈벌레가 되어가는거 같다. 이 블로그에 애드센스 광고를 붙여서 돈 벌려고 하는 것부터가 돈 좀 벌려고 하는 짓이고, 가게에서 옷 고쳐서 돈을 벌어봤자 최근 세금폭탄을 맞아서 억울하고 내가 왜 이러고 사나 싶다. 세금폭탄을 맞게 된 것은 3년 전 가게 명의를 어머니에서 나로 바꾸면서 실수로 크래딧카드 결제 명의를 나로 바꾸지 않고 오랫동안 어머니 이름으로 되어 있다가 나중에서야 바꿨는데 그게 잘못되어서 세금폭탄을 맞은 것이다. 자그마치 18,000불이라는 폭탄이다. 기껏 뼈빠지게 일해서 돈을 벌었더니 세금으로 다 날리게 생겼다. 그런 와중에 최근 어떤 손님과의 어처구니 없는 일도 있었다. 조끼 품 줄이는 걸 맡겼는데 35불을 청구했더니 그..
2021.07.18 -
[막 쓴 글] :: 걷기로는 부족하다 땀이 나게 뛰어보자
오십을 바라보는 이 중년의 나이. 간간히 걷기로 건강관리를 하다가 걷기로는 그리 효과가 없다고 하여 검색해 보니 달리기가 그렇게 좋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 당장 저녁을 먹고 동네 한바퀴를 뛰었다. 정말 오랜만에 뛰어선지 얼마 뛰지 않았는데도 숨이 찼다. 처음엔 동네 두바퀴쯤은 뛸 수 있겠거니 했는데 왠걸 한바퀴를 겨우 달렸다. 땀이 막 나올려던 참이었는데 아쉽게 멈추고 집으로 들어가 샤워를 했다. 걷기보다는 그래도 운동한거 같은 느낌에 개운함도 좀 느꼈다. 요즘 정서적으로 약간 센치하고 약간 울적하기도 했는데 그런 기분은 이렇게 뜀박질을 통해 개선되리라 믿는다. 마음은 운동으로 다스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래 전 상당히 우울한 기분의 어느 날, 나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땀이 온 몸에 범벅이 되도록 자..
2021.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