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한 문학/수필 :: Essay(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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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수필] 49세 노총각 시인, 드디어 장가가는 것인가?
마흔 아홉 노총각, 짭짤한 시인은 성인이 된 이후 이성과의 만남에 있어 어느 정도 기회가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거의 다 짝사랑 아니면 상대방이 살짝 간만 보고 끝낸 경우가 전부였다. 옷수선을 하는 그의 직업적 매력이 여자들에게 별로 다가오지 않았던가. 어떤 여성은 나의 그런 직업의 전망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말을 하며 곧 인연이 끊겼다. 어떠한 직업이던 열정을 가지고 매달린다면 그 전망은 좋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옷수선을 하면서도 여러 다른 일, 특히 온라인으로 수익을 내려는 약간 허황된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로 인해선가, 그의 옷수선 실력은 연차에 비해 그리 특출나지 못했다. 대신 그는 코딩을 배워 커뮤니티 웹사이트와 블로그를 운영하며 아주 약간의 수익을 내고 있었다. 그런데 약 2, 3년 전 ..
2022.10.14 -
[e수필] YMCA에서 또라이 되다
오늘은 금요일이지만 특별한 이유로 우리 가게를 토요일 닫는 시간인 2시에 닫는다. 어제 일찍 잤더니 오늘 새벽 일찍 일어나 YMCA에 트랙을 걸으러 갔다. YMCA는 격일로 걷는 방향이 바뀐다. 대충 걷는 방향을 확인하고 걷는데 아무도 없다. 유튜브를 들으며 얼마를 걷는데 몇몇 사람이 나와 같은 방향으로 합세를 한다. 그리고 점점 인원수가 늘어 다 함께 같은 방향을 걷는다. 그런데 내 앞에서 어느 용감한 노인 한 분이 반대 방향으로 마주 보며 걸어 오는게 아닌가. 내 뒤를 따라 걸어 오던 덩치 좋은 남자가 그 노인에게 뭐라뭐라 한다. 잠시 이대로 걷는데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나를 향해 몰려 오는게 아닌가? 이제서야 나는 깨달았다. 오늘이 토요일이 아니라 금요일 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노인네가 정신이 ..
2022.09.24 -
[e수필] 어린 조카는 결코 어리지 않다
어린 조카는 결코 어리지 않다 열 살쯤 된 아이 같다. 불과 세 살이 지난지 얼마 안된 늦둥이 조카 대니는 컴퓨터 게임을 즐겨하는 철 없는 아빠 무릎에 앉아 피스타치오를 하나하나 까서 아빠 입에 쏙쏙 넣어 준다. 낼름낼름 제비 새끼처럼 받아 먹는 동생을 보니 누가 아빠고 누가 아들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생각지도 않게 나오게 된 셋째 늦둥이 막내 대니로 인해 대니의 할미, 즉 우리 엄마는 매일 웃지 않을 수 없어 더 오래 사실 거 같다. 엄마께서 하시는 말이, 한국식품점에서 사온 둥근 뻥튀기 두 개를 대니가 집어 들더니 지 가슴에 대곤, “브라!” 그랬다는 것이다. 엄마의 그 말씀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약간 뻥튀기가 볼록 튀어 나오긴 했어도 그걸 보며 “브라!”라고 외친 건 그저 상상력이 풍부하다고만 ..
2022.07.14 -
[e수필] 휴가 중 드는 생각 - 삶은 그 무언가에, 그 누군가에 정성을 쏟는 일 (전우익 작가)
휴가 중 드는 생각 일 년 간 휴가 없이 일 하다가 일주일 전 가게 문을 닫고 2주 길게 쉬고 있다. 지난 일주일은 멀리 7시간 거리의 오하이오 누나집에 어머니와 갔다 왔고 지금은 동생식구와 함께 사는 헨더슨빌 집에서 여유를 부리고 있다. 직장생활 하는 사람들은 사장을 부러워 하는데 옷수선집을 운영하는 나는 그런 직장인이 부러울 때가 있다. 왜냐하면 직장인은 건강보험, 연금, 휴가 등 혜택이 있고 꼬박꼬박 월급이 나오는 것이 안정적으로 보여서 이다. 20년 가까이 해 오고 있는 옷수선을 그만 둘 마음을 갖고 있으니 앞으로 무얼 할까 생각이 많아진다. 리남이라는 블로거는 블로그를 통해 한 달 1000만원을 벌었다는데 그 이야기 기사를 쭉 읽어보니 리남이라는 그 사람 정말 노력을 많이 했구나 생각했다. 또한..
2022.06.04 -
[e수필] 지천명을 바라보는 노총각의 고통
인생은 고통 요즘 하루하루가 고통이다. 육체는 그런대로 견딜 만 한데 이 마음이 왜이리 힘든지. 미싱을 돌린 지 20여년, 손님이 반갑기는커녕 도망치고 싶다. 전에도 간혹 그런적이 있어서 새로울 건 없지만 요즘 나의 상태로 봐선 이 업종을 그만 둘 때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며칠 전 중개업자에게 팔아 달라고 의뢰를 했다. 아직 이 옷수선을 대체할 뾰족한 돈벌이는 없지만 몇 개월 잠시 쉬면서 이제 곧 맞이할 지천명 50세에 제 2의 인생을 준비하고 싶다. 오래 전부터 나는 작가로서 평생을 살고 싶었다. 디카시, 시조, 자유시, 수필, 소설 등 머릿 속에 대단한 지식은 없지만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고 그리 특별할 거 없는 인생이지만 나라는 한 개인의 삶을 통해 나오는 컨텐츠로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2022.05.03 -
[e수필] :: 혈기(血氣) - 화를 내는 것과 혈기를 부리는 것
혈기(血氣) 영어로는 대략, Fiery? 불 같은. 뜨거운 피가 솟구치는 상상을 해봅니다. 보통 혈기왕성한 청년을 뜻할 때도 있지만 대개 화를 잘못된 방법으로 표출하여 상대방이나 본인 모두에게 해가 되는 감정표현을 말합니다. 화를 내는 것은 중립적인 표현이지만 혈기를 부리는 것은 부정적인 표현입니다. 화를 참으면 병이 되어 화병이 생기지만 혈기를 누르면 화를 면합니다. 화는 대개 불의한 일에 화를 내지만 혈기는 보통 자신만의 고집과 불통에 기인합니다. 그래서 불통으로 인해 자기자신에 갇혀 망상에 사로잡힌 나머지 현실감각을 잃고 상대가 자신에게 큰 잘못을 했다는 오판으로 혈기가 생깁니다. 그래서 혈기의 근원에 거짓의 아비, 마귀가 있습니다. 서로 대화로 소통하고 산책과 충분한 수면으로 혈기가 아닌 혈색이 ..
2021.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