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한 문학/자유시 :: Free Poem(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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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시] 오빠 짱 - 나는 그녀에게 조종 당해도 좋다
오빠 짱 이 말은 아무리 들어도 기분 좋은 가스라이팅 나는 그녀에게 조종 당해도 좋다 그 말로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한다 신나게 거의 모든 말은 가스라이팅 상대의 무심코 던진 말에 영향 안받는 사람 있나 유튜브를 몇 시간씩 들으며 우리의 말과 행동은 이미 제어되어 있다 좋은 설교와 법문 재밌는 강의를 들으며 눈물샘, 웃음보가 열린다 그런 가스라이팅은 그녀의 오빠 짱 그 한마디 말처럼 달콤하다 이 시 또한 당신을 조종하고 있다 2023. 6. 30 유튜브로 듣기
2023.07.01 -
[e시] 위 내시경 - 헬리코박터균의 전쟁선포
위 내시경 나이 오십 나이를 먹은 만큼 먹은 밥, 김치찌개도 셀 수 없다 보이지 않는 뱃속은 가스로 불편함을 호소하고 적당히 좀 먹으라 꺼억 꺽 댄다 한국에 들어간 김에 누나의 권유로 위 내시경을 해 보니 헬리콥터 수십 만 대가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 의사가 처방한 제균 약 2주치를 적진에 투하하니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설사라는 부상병이 속출하고 있다 인생 자체가 전쟁인데 위장 뿐이랴 온실 속 화초도 괴롭다 2023. 6. 29
2023.06.30 -
[e시] 그녀의 뱃살
그녀의 뱃살 그녀의 넉넉함이 궁금함에서 온다는 사실을 그녀를 알고 삼 년이 지나서야 깨달았다 서울 한강변, 홍제천을 자전거 질주하고도 배고프지 않은 오후 5시, 좀 이른 저녁, 그녀는 보쌈집으로 나를 이끌었다 배고프니? 나의 질문에 그녀는 그냥 궁금해서.. 보쌈 정식 두 개를 시켜도 그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았는지 오다가 사 들고 온 찐옥수수를 베어 먹는 그녀가 신기하다 집에 돌아와 참외를 깎아 그녀는 다섯 조각 나는 세 조각 함포고복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첨듣는 사자성어에 무식함이 드러난 나 고상한듯 모지란 신랑은 그런 아내의 넉넉한 외모가 그 호기심, 궁금함에 기인한다는 진단을 내리고 궁금하지 않도록 심심하지 않도록 그녀의 호기심을 그때그때 풀어줘야 함이 처방임을 몸소 깨닫지만 이제 며칠 후면 멀리 다..
2023.06.25 -
[e시] 카톡 부부 - 우리가 만난건 첨단 기술 덕분
카톡 부부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서쪽은 아내 동쪽은 남편 애초에 만나기를 인터넷 그물에 걸린 아내 아니 그 그물에서 건져진 남편 블로그, 유튜브는 중매쟁이 카톡은 발 빠른 배달부 사십, 아니 거의 오십 평생 서로 만날 수 없는 거리 아니, 이 손 핸폰에 있었지 맞어, 우린 아주 가까이 있었는데 서로 클릭이 어긋났을 뿐 독거노총각 아내가 그 양반 검색하다 내 블로그를 클릭 할줄이야 그 양반 언제 만나면 술 한잔 사야겠어 2023. 4. 12 KakaoTalk Couple With the Pacific in between, The west is where the wife is, And the east is where the husband resides. Originally, we were meant to m..
2023.04.13 -
[e시] 엄마 백원만
엄마 백원만 손님 머리를 말고 계신 엄마께 백원만 하던 그 옛날 백원은 최소한의 금액 조립식을 살 수 있고 별사탕 뽀빠이도 살 수 있는 엄마의 고된 하루에 백원만 달라고 땡깡을 부리면 앞치마에 백원짜리 건내 주시던 백원은 그래서 특별하다 백원은 천원보다 값지다 2023. 3. 5
2023.03.05 -
[e시] 신경통 - 무딘 감각이 통증보다 적응하기 힘든건
신경통 지난 사십 대 젊은 혈기에 몸 사릴 틈도 없던 경자의 허리 디스크는 왼쪽 다리를 타고 찌릿한 발끝에서 마지막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긴 세월 무게에 내려앉은 발톱 그 까만 무좀 사이로 인생의 전투로 폐허가 된 각질이 갈라지고 있다 무딘 감각이 통증보다 적응하기 힘든 건 내 몸이지만 내 몸 같지 않은 어색함 그 낯선 발가락 사이로 찌릿찌릿 통증이 점멸하고 있다 결국 찾아간 의사의 주사 한 방에 부은 신경이 가라 앉고 날카로웠던 신경전에 어느 새 보드라운 화해의 햇살이 내리 쬐고 있다 2023. 1. 27 YouTube - 짭짤한 시인의 싱거운 이야기 구독하기 내 몸이지만 내 몸같지 않은
2023.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