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공의 후각

 

 

숨이 들고 나는 그 두 터널에

공기중 섞여 있는 미세한 물질

코점막에 닿아 신경을 거슬러

뇌에 이르러 호 불호가 갈린다

 

민감한 코를 가진 견공들 

자기 주인의 체취를 안다

후각으로 판단하는 그 힘

사람은 그저 미숙한 후각

 

단순하기에 더 무서운 오판

좋은 냄새와 나쁜 냄새

그 이분법적인 판단

그리고 혐오

 

 

뛰어난 후각의 견공

공항에 마약 수색견이 아닌

사람의 온갖 체취를 맡고

영혼을 감별하는 감별견으로

 

아마도 견공은 후각만으로

도둑을 알아 볼지도

그 도둑이 낯 설어 서가 아닌

미심쩍은 냄새에 짖을지도

 

색맹인 견공의 다채로운 후각

사람은 개 만도 못하다

사람은 그 무딘 징징거리는

후각으로 사람을 알아보는 분별력이 

개 만도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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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1. 4

 

 

  1. Rabecca 2019.11.08 09:53

    후각에 대한 일반적 정보를 주는 것으로 시작해 안긴답지 못한 사람을 분별하지 못하여 상처받은 노여움이 묻어 있는 마무리가 눈길을 끕니다 ... 견공으로 존대하고 개만도 못한 사람의 판단력을 대조해 시인의 실망감을 역력히 드러낸 글이 인상적입니다

  2. NaCl 2019.11.09 15:36

    영화 기생충에서 박사장이 김기사의 반지하 냄새에 역겨워 하는 장면을 상기하며 시로 옮겨 보았습니다. 견공이라면 김기사의 내면의 향기를 맡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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