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 5. 06:00ㆍ이야기/한국 옛날 이야기
능통감투 이야기
옛날에 한 중년남자가 길을 가다가 날이 저물었는데, 사람 사는 집을 찾지 못해 하룻밤 밖에서 묵게 되었어. 어디서 잘까 하다가 근처 무덤 풀밭이 푸근해서 거기에 누워 잠이 들락말락 하는데 어디서 소리가 나는거야.
“김씨! 오늘 밤 재 너머 마을에 제사가 있는데 거기에나 가서 포식이나 하세!”
“잠깐, 내 무덤에 손님이 누워 있는데 이 사람도 데려가세!”
이 둘은 귀신이었고 한 귀신이 능통감투를 그 중년남자 머리에 쑥 씌워주자 그 남자의 몸이 보이지 않게 되었어. 그대로 그 남자와 두 귀신은 재 너머 마을로 가서 제사음식을 실컷 먹는데 귀신이 먹는 음식은 사라지지 않는데 이 남자가 먹는 음식은 사라지네.
사람들은 놀라서 뒤로 넘어지고 능통감투를 쓴 이 남자는 신나게 먹었지. 어느새 날이 밝아오자 두 귀신은 서둘러서 무덤으로 향하는데 감투를 미처 그 남자에게서 돌려 받지 못하고 부랴부랴 가고 말았지.
그 남자는 능통감투를 쓴 채 집으로 돌아 왔어. 아내와 아들은 남편과 아버지를 알아채지 못했지. 감투를 벗은 다음에야 알아 보았지.
다음 날 아내는 방구석에 허름한 감투가 있길래 불에 태워 버렸어. 아침에 일어나 감투를 찾던 그 남자는 불에 탄 감투의 재라도 몸에 발라서 그 날 제사가 있는 부잣집에 찾아가서 이것저것 먹었어. 알몸으로 갔지만 사람들은 볼 수가 없었어.
그렇게 한참을 먹는데 음식을 주워 먹던 손에 재가 떨어져 나가면서 손이 공중에 떠서 음식을 집는 게 사람들에게 보이거든. 결국 그 남자는 붙잡혀서 알몸이 다 드러난 채 창피를 당하고 말았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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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옛이야기 백가지 001 – 서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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