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한 문학/웹소설 : "오류(Error)"(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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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오류(Error) - 35: 옷수선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 옷수선은 한국에서 그렇게 대접받는 직업은 아닐 것이다. 한국에서 세탁소와 양복점 경험이 있는 종옥은 교회친구의 강권으로 옷수선 사업을 준비한다. “박집사, 그렇게 좋은 기술을 갖고 있으면서 그동안 청소를 한거야! 당장 가게 자리 알아봐!” “아니, 우린 아직 영어가 약해서 할 수 없을거 같애. 잘못해서 손님 옷 망치면 어떡해.” “그런 걱정 할거 없어. 헬로우, 땡큐 할 줄 알지? 그럼 됐어.” 종옥과 경자는 마침 청소를 아무리 오래 해도 카드 빚 갚기 힘들고 전망도 보이지 않아 친구의 말을 듣고 가게 자리를 알아본다. 처음 알아 본 곳은 집 근처 허미티지인데 그곳 한인 세탁소 주인이 펄쩍 뛰며 싫어한다. 경자는 어느 날 답답한 마음에 기도를 하는데 문득 이쁜이에게 전화하라는 메..
2024.11.01 -
웹소설: 오류(Error) - 34: 2층집
종옥이 미국으로 돈 벌러 가기 전 어느 저녁식사시간, 그의 어린 큰아들 용진에게 소원이 뭐냐고 묻는다. 용진은 어린 마음에 이런 말을 한다. “아빠, 2층집에 사는게 소원이에요.” 사글세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종옥은 철부지 아들의 말을 마음에 담고 미국에서 홀로 열심히 일을 한다. 하지만 근면 성실해도 종옥의 호주머니에 구멍이 났는지 가족에게 생활비는 커녕 혼자 생활하는 것도 버겁다. 그러다 10년이 지나 가족과 함께 내쉬빌에 터를 잡고 산지 1년이 흐르고 어느 한인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아주 싼 값의 2층집을 마련하게 된다. 용진은 그 어린 시절 아빠에게 했던 그 철 없는 말을 떠 올리며 피식 웃는다. “아빠, 소원 풀었네요. 헤헤.”“허름하지만 어쨌든 2층집이지?” 종옥은 비록 돈은 벌지 못했..
2024.11.01 -
웹소설: 오류(Error) - 33. 삼남매 각자의 길
결국 정윤은 남자친구가 사는 아파트에 들어가 그의 노모와 한 방을 쓴다. 정윤은 그런 상황에서 좋은 성적으로 춘천에 한림대학 화학과를 졸업하고 서울 고시원으로 들어가 고려대 심리학과에 편입한다. 하지만 얼마 하지 못하고 포기한다. 동생 용진의 우울증에 자극을 받아 지원했지만 정윤은 뼛속까지 과학도였던 것이다. 종옥은 딸을 미국으로 데려 오기 위해 여행사에 의뢰한다. 일단 유학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가족이 미국에 이미 있기 때문에 유학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여행사에서 정윤을 어느 부유한 건설업자의 딸로 서류를 만들어 유학을 가능하게 한다. 마침 유학이 유행하던 시기, 서류를 간소화한다고 호적등본을 제외시켜서 그러한 편법이 가능했다. 미국 이민 후 1년 반이 지나 드디어 딸 정윤도 미국 가족의 품에 안긴다. ..
2020.11.06 -
웹소설: 오류(Error) - 32. 이민 신고식
그 흑인 택시기사는 경자 가족에게 흑기사였다. 그는 택시회사에 알아 보더니 델라웨어에서 내쉬빌까지 견적 1500불이라고 한다. 경자가족이 불쌍하게 보였는지 그 기사는 자기 차로 가면 900불에 데려다 줄 수 있다고 한다. 그 길로 그 기사의 비좁은 승용차에 네 가족과 기사가 먼 길을 떠난다. 한 시간쯤 지나고 그 기사는 뒷자리에 앉고 용진과 용준이 번갈아 가며 운전을 한다. 테네시에 막 접어 들 즈음, 그 기사는 생각보다 먼 거리에 당황하기 시작한다. 낙스빌에서 쉬는 중에 그 기사는 여기가 목적지 아니냐며 이제 돌아 가겠다고 우긴다. 내쉬빌과 낙스빌을 혼동한 것이다. 결국 세 시간을 더 운전해서 내쉬빌에 도달한다. 이미 자정이 넘은 시간 그 기사는 경자가족의 아파트에서 혼자 잠에 들고 경자가족은 청소일..
2020.08.01 -
웹소설: 오류(Error) - 31. 고물차인가 똥차인가
내쉬빌로 이사를 하고 나서도 여전히 종옥의 가족은 차를 살 형편이 되지 못했다. 할 수 없이 정씨의 차를 타고 일을 가고 정씨가 장을 볼 때 그 참에 따라 가야했다. 정씨는 이런 상황을 통해 종옥가족의 노동력을 최대한 이용한다. 일을 아무리 많이 해도 그에 대한 대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준 것이다. 정씨에게 신세를 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지내다가 어느 날 종옥의 가족이 다니는 교회에 어떤 사람이 차를 판다고 하여 구입하게 되었다. 1994년 당시 그 차는 1976년산 여행용 다지 벤이었다. 에어컨도 나오지 않고 바닥은 냄새나는 카페트가 깔려 있었다. 그 차 주인은 알고보니 공짜로 얻은 것이었다. 하지만 1500불에 넘긴다. 아무리 고물차지만 처음으로 차가 생긴 종옥의 가족은 날..
2020.07.15 -
웹소설: 오류(Error) - 030. 두 가지 태몽
경자가 첫 째 딸 정윤을 낳고 2년 뒤 아들 용진을 낳을 때, 경자가 꿈을 꾼 것이 있다. 큰 개 두 마리가 경자를 쫓아 오더니 시간이 지나자 앞에 오던 개만 보이고 뒤에 오던 개는 사라지고 보이지 않더라는 것이다. 같은 시기에 시어머니 봉운도 태몽을 꾸는데 이 번엔 개가 아닌 소 두 마리가 언덕배기를 넘어 오는데 한 마리는 겨우 넘어 오는데 뒤에 따라 오던 소는 넘지를 못했다는 것이다. 미처 넘지 못한 소가 마음에 걸린 시어머니는 경자가 둘만 낳고 더 이상 낳지 않겠다고 하자, “아니다. 뒤에 오던 소도 마저 넘어 와야 하지 않겠냐? 며느라?”“그런 가요? 어머니?” 셋째를 낳을 당시, 경자네 식구는 가세가 급격히 기울었고 셋째를 낳는다는 것이 굉장한 부담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모든 걸 감수하고 시어머..
2020.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