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미국 옷수선 이야기(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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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옷수선 이야기] 견물생심(見物生心) - 가게에서 손님의 돈을 받고
견물생심(見物生心) 가게에서 손님의 돈을 받고 오늘 아침 어떤 손님이 급하게 드레스 두 개를 맡기고 오늘 오후 찾아가며 다소 큰 액수의 현금을 지불했다. 나는 그 돈을 그대로 카운터에 놓고 급하게 드레스의 밑부분을 덮어줄 비닐백을 가지러 가려던 찰나, 돈으로 손이 가서 그 돈을 돈통에 넣고 판대기로 가렸다. 아무리 착하게 보이는 손님이었지만 그 돈을 보고 만에 하나 욕심이 생길 수도 있겠다 싶었는지 그렇게 한 것이다. 그 손님은 하루 안에 두 개의 드레스를 해 준 거에 대해 고마워 하며 기꺼이 지불하고 찾아갔다. 현금이 손님 바로 앞에 널부러져 있는 건 손님을 시험하는 꼴이 되고 지혜롭지 않은 처사인지라 0.1초의 찰나에 몸의 방향을 튼 것이다. 8불을 거슬러 줘야 하는데 80불을 세고 있는 나. "..
2024.12.28 -
비즈니스 심리학 : 가격에 놀라는 손님 해결방법
비즈니스 심리학 가격에 놀라는 손님 해결방법 옷수선 가게를 하면서 당혹스러운 것 중의 하나는 어렵게 고친 옷을 찾아가는 손님이 가격을 보고 비싸다며 놀라는 것이다. 손님은 수선과정을 모르기 때문에 기대하는 가격과 실제 가격에 큰 차이가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 손님에게 어떻게 해야 가격에 대해 놀라지 않고 무난히 지불하게 할 수 있을까. 그건 생각보다 간단하다. 손님에게 찾아 가라고 문자를 할 때 가격도 알려 주는 것이다. 어제부터 시행을 했는데 손님들의 반응이 전 보다 아주 좋아졌다. 좀 비싸게 느껴질듯한 수선된 옷 가격을 문자로 미리 알려주자 그 손님이 찾으러 와서는 가격에 대해 왈가왈부 하지 않고 바로 지불하는 것이다. 손님은 문자로 가격을 확인하고 예상보다 많은 액수에 좀 놀랄 수 있다. 하..
2024.11.24 -
미국 옷수선 이야기 - 손님에게 옷 찾아가라고 전화했다가
미국 옷수선 이야기손님에게 옷 찾아가라고 전화했다가 우리 옷수선 가게는 안 찾아 가는 옷이 거의 없다. 그 비결은 매일 손님에게 옷 찾아 가라고 문자를 보내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도 깜박깜박하는 현대사회에서 옷수선을 맡기고 까맣게 잊어 버리는 건 일반적이다. 문자로 손님의 기억을 되 살려 주면 손님들은 너무 좋아한다. 실컷 일 하고 찾아가지 않으면 그것처럼 허무한 게 없다. 나이 많은 손님들은 대개 문자를 사용하지 않아서 통화를 해야 하는데 어제 Ms. Lee라는 할머니에게 기장 줄인 바지를 찾아 가라고 전화를 했다. 그런데 남편으로 추정되는 남자가 받았는데 내 말을 자세히 들으려 하지도 않고 무조건 노, 노, 노를 외치며 딱 끊어 버리는 것이다. 그는 내가 선전을 목적으로 하는 스팸 전화인 줄로 안 ..
2024.11.03 -
[미국 옷수선 이야기] 근육맨 손님의 건망증 - 무의식적 근육 자랑을 위한 건망증?
근육맨 손님의 건망증 우리 옷수선 가게에 아주 가끔 셔츠를 딱 맞게 고치러 오는 자레드라는 젊은 백인손님이 얼마전 네 개의 셔츠를 맡기고 갔다. 그런데 이번엔 네 개중 하나를 입은채 들어와서 탈의실 커튼 치지 않고 바로 핀을 꼽았다. 나는 다른 일을 하느라 어머니가 대신 그 손님의 셔츠에 핀을 꽂았다. 한참 후 그 손님이 핀 꽂힌 세 개의 셔츠를 들고 카운터로 와서 나는 인보이스에 셔츠 세 개라 적었다. 그러나 분명 세 개인데 자레드가 네 개라고 우긴다. 그러더니 나머지 하나는 입고 있다며 자기 몸을 가리킨다. 갈아 입을 여분의 셔츠를 깜박하고 가져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웃통을 홀라당 벗고 그 셔츠를 추가한다. 그리곤 맨몸으로 굿바이한다. 가끔 YMCA에서 근육운동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는데..
2024.05.10 -
[미국 옷수선 일기] _ Trust no one | 아무도 신뢰하지 말라?
Trust no one 아무도 신뢰하지 말라? 오늘 가게 문닫기 20분 전에 어느 우락부락한 남정네가 가죽조끼에 위 문구가 적힌 패치를 달러 들어왔다. 이 손님이 이런 패치를 선택한걸 보니 살면서 사람들에게 많이 당했나 보다. 그런데 온전히 이 패치의 문구대로 살려면 우리 가게도 들어오면 안된다. 누구도 신뢰하지 않는데 옷수선집 주인인 나를 어떻게 믿고 이 가죽조끼를 맡기나. 문득 이런 말이 생각난다. 오직 믿을 이는 하나님 밖에 없다. 사람은 믿는 대상이 아니라 사랑하는 대상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믿어주는 것이다. 여기서 사랑은 좋은 감정이라고 했을 때 그 손님은 우리 가게에 호감을 가졌기 때문에 믿고 찾아온 것이다. 어쨌든 아무도 믿지 말라는 그 패치는 조끼에 부착되기 위해 믿음을 필요로 했으니 그 ..
2023.11.23 -
[미국 옷수선 이야기] _ 그 손님의 씨니어 디스카운트
그 손님의 씨니어 디스카운트 그 손님과의 한 시간은 낭비인가 이득인가? 영업시간 2시간을 남긴 오후 3시, 아직 해야할 일을 많이 남긴 바쁜 시간, 어느 백인 노인 손님이 여러 개의 카키바지를 들고 들어온다. 저기 메디슨에 B 세탁소에서 헴을 했는데 시접이 너무 짧아 맘에 들지 않아 가져왔다고 한다. 핸폰에 시접을 넓게하기 위해 또 다른 천을 댄 바지 사진을 보여주며 이렇게 할 수 있냐고 한다. 일이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 보통 헴보다 비용이 많이 들거라고 말해 주었다. 그런데 이 손님은 나를 붙잡고 이것저것 묻고 별의 별 말을 다 하며 거의 1시간이 지났다. 나는 영어연습한다 생각하며 그 손님을 받아 주었다. 그 손님은 어디 갈 데가 있는지 그냥 가려고 하면서 나의, 일이 많으면 비용이 더 든다..
2023.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