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미국 옷수선 이야기(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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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옷수선 일기] :: 한방 먹다 :: 얌체 손님
[ 옷수선 일기 : 한 방 먹다 008 ] 온 몸에 문신을 한 그 남자의 친구가 오늘 아침 청바지를 찾아가면서 잘 했다고 입이 마르게 칭찬을 한다. 그러면서 저쪽에서 커피를 마시고 계시는 엄니를 향해 손을 흔들며 땡큐 땡큐한다. 그래서 그거 내가 했다고 하자, 당신들 한 팀 아니냐고 한 방을 먹인다. 개인주의가 강한 미국인에게 그런 소리를 들으니 어리둥절 했다. 2021. 1. 21 [옷수선 일기 : 얌체 손님 009] 코로나19가 시작된 지 1년이 막 지났다. 아직까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들어오는 손님이 간혹 있다. 한 젊은 남자 손님이 맨 얼굴로 들어오길래 마스크 없는지 물어 봤더니 없다고 하여 가게에 여분 하나를 주었다. 로봇 청소기 :: $299.99 며칠 후 그 손님이 옷을 찾으러..
2021.02.08 -
미국 옷수선 일기 :: 손님의 외모 때문에
[ 옷수선 일기 007 :: 손님의 외모 때문에 ] 며칠 전 보기에도 징그런 뱀가죽 잠바를 입고 온 한 남자가 우리 가게에 들어왔다. 온 몸에 문신이 있고 머리도 아주 희한하게 하여 나와 어머니는 약간 겁을 먹었다. 대개 점잖은 용모의 손님이 많은 우리 가게에 뉴욕 할렘가에서나 볼만한 사람을 보니 지역사회가 커지면서 다양한 사람이 생기는구나 했다. 그 가죽잠바는 겨드랑이에서 손목까지 폭을 줄이는 일이었고 어제 찾으러 왔다. 입어보곤 맘에 들었는지 미소를 지으며 친구들에게 소개하겠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그 전 날 그 손님의 친구도 청바지 품 줄이러 왔었다. 그 손님 또한 문신이 있고 거구에 질이 안 좋아 보였지만 실상 다른 까다로운 손님에 비해 대하기가 편했고 전혀 어처구니 없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았..
2021.01.26 -
미국 옷수선 일기 :: 경쟁이자 상생 :: 한국인 손님의 특성 - 엄격함
[옷수선 일기 005 : 경쟁이자 상생] 월요일 아침, 어떤 할아버지 손님이 옷걸이 수 백여개를 우리 가게에 가져 오셨다. 우리 가게 단골인 아내가 얼마 전 암으로 별세하셨다고 한다. 손님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보니 별 네 개나 된다. 별 네 개 정도면 정말 괜찮은 손님인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웃 옷수선 가게와 이 옷걸이를 나누어야 겠다. 이웃 옷수선가게는 경쟁관계 이기도 하지만 상생관계이기도 하다. 둘 중에 하나가 문을 닫으면 한 곳으로 몰리는 많은 손님을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2020. 10. 19 [옷수선 일기 006 : 한국인 손님의 특성 - 엄격함] 어제 고급승용차를 타고 온 젊은 인도여자 손님이 옷 세 개를 가지고 우리 가게에 찾아왔다. 설마 했는데 역시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깎으..
2021.01.23 -
미국 옷수선 일기 :: 3인치를 더 자르다 :: 철든 아이란?
[옷수선 일기 003 - 3인치를 더 자르다] 어제 오마니께서 셔츠 기장을 줄이시다가 실수로 3인치를 더 자르셨다. 그 손님에게 방금 문자로 자초지종을 보냈는데 아직 답은 없다. 그 손님이 오면 얘기 할까 하다가 KN95 Face Mask on FDA List, 10 Pack 미리 문자로 보내 놓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의 감정이 누그러 질꺼라는 기대에 그렇게 한 것이다. 키가 무지하게 컸던 그 손님. 땡강한 셔츠에 화를 내며 물어 달라고 할지 허허 웃으며 괜찮다고 할지.. 키 큰 사람은 싱겁다는데.. 2020. 10. 16 결과: 그 셔츠값 물어주고 수선비 못 받음 [옷수선 일기 004 - 철든 아이란?] 어린 여자아이(7?)가 할머니와 작은 드레스 품 줄인걸 찾으러 와서 잘 맞는걸 확인하고 페이를 한..
2021.01.22 -
[미국 옷수선 이야기] S라인 :: 보이지 않는 피
[옷수선 일기 001 : S라인] 어느날 드레스를 찾으러 온 손님이 잘 맞나 입어 보는데 몸에 더 꽉 끼길 원했다. 다시 하려면 일이 많고 그래서 이런 말을 해 주었다. "당신의 S라인에 드레스가 따라 갈 수가 없어요." 그랬더니 다행이도 그냥 넘어갔다. 2020. 9. 11 [옷수선 일기 002 : 보이지 않는 피] 어느 백인엄마가 다섯 살 쯤 되어 보이는 한국 입양아이를 데리고 옷을 찾으러 왔다. 아이는 "안녕하세요?"라고 엄마가 가르쳐 준 대로 인사를 한다. KN95 Face Mask on FDA List, 10 Pack 그 모습이 찡하고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 듬으려다가 시기적으로 언텍이라 손이 멈추었다. 가격도 좀 깎아서 내 주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지만 함께 살며 형성된 보이지 않는 피가..
2021.01.21 -
전기 없인 살아도 물 없인 못 산다
전기 없인 살아도 물 없인 못 산다 어제 가게에서 일이 거의 끝나 갈 무렵인 오후 3시 50분, 손을 씻으려고 수돗물을 트니 히마리 하나 없는 물줄기가 졸졸 나오는 것이었다. 근처 수도공사를 하나보다 생각하곤 대충 씻고 가게문을 닫고 집으로 왔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어머니가 화장실에서 큰 걸 보고 물을 내리는데 허탕을 치신다. 옆가게에 가서 물어 보니 아직 화장실을 안 갔는지 확인해 본다며 화장실로 들어간다. 역시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아직 수도공사가 끝나지 않았구나 하곤 기다리기로 했다. 물이 나오지 않으니 코로나 시대에 청결함을 유지 할 수가 없어 난감했다. 몇 시간이 흐르고 점심이 다가와도 물은 나올 생각이 없다. 아침에 어머니가 받아 놓은 빗물로 대충 손을 씻고 건물 관리 사무소에 ..
2020.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