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옷수선 일기] :: 만사가 예사롭지 않다
2021. 3. 6. 11:48ㆍ이야기/미국 옷수선 이야기
반응형
만사가 예사롭지 않다
3월 4일인 어제만 해도 봄 인양 따뜻했는데 오늘은 오후에도 제법 쌀쌀했다. 점심 후 한 시간이 지났을까? 가게문을 빼꼼히 열고 어느 누추한 남자가 움추린 몸으로 홈리스라면서 뭐라고 나에게 말을 건다.
당연히 돈을 달라고 하나보다 하고 돈 통을 여는데 돈이 아니라 남는 자켓이나 스웨터 있으면 달라는 것이었다. 두 달 전이었을까? 어머니가 실수로 기장을 3인치나 더 자른 케시미어 난방이 구석에 걸려 있다는 걸 어머니가 기억하시곤 그 옷을 그 홈리스에게 전달하신다.
좀 땡강했지만 그 홈리스에게 어느 정도 추위를 견딜 수 있어 보였다. 그 옷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오랫동안 걸어만 놓았는데 임자를 만나 기분이 좋았다.
어머니의 실수로 옷값을 물어 주었지만 나중에 홈리스에게 추위를 견딜 옷이 되는 씨앗이 되었으니 순간순간 하루하루 일어나는 모든 일이 미래의 씨앗이라 생각되니 만사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2021. 3. 5
반응형
'이야기 > 미국 옷수선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옷수선 일기] :: 그 저주받은 가격, $13.66 (0) | 2021.03.14 |
---|---|
[ 미국 옷수선 일기 ] :: 성조기를 걸며 마음엔 태극기를... (0) | 2021.03.11 |
[미국 옷수선 일기] :: 조폭손님의 No 마스크 (2) | 2021.02.21 |
[미국 옷수선 일기] :: 그 손님을 믿어야 하나 (2) | 2021.02.18 |
[미국 옷수선 일기] :: 한방 먹다 :: 얌체 손님 (2) | 2021.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