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옷수선 일기 :: 손님의 외모 때문에

2021. 1. 26. 15:08이야기/미국 옷수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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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옷수선 일기 007 :: 손님의 외모 때문에 ]

 

 

며칠 전 보기에도 징그런 뱀가죽 잠바를

입고 온 한 남자가 우리 가게에 들어왔다.

온 몸에 문신이 있고 머리도 아주

희한하게 하여 나와 어머니는 약간

겁을 먹었다. 대개 점잖은 용모의

손님이 많은 우리 가게에 뉴욕 할렘가에서나

볼만한 사람을 보니 지역사회가

커지면서 다양한 사람이 생기는구나 했다.

 

그 가죽잠바는 겨드랑이에서 손목까지

폭을 줄이는 일이었고 어제 찾으러 왔다.

입어보곤 맘에 들었는지 미소를 지으며

친구들에게 소개하겠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그 전 날 그 손님의

친구도 청바지 품 줄이러 왔었다.

그 손님 또한 문신이 있고 거구에

질이 안 좋아 보였지만 실상 다른

까다로운 손님에 비해 대하기가 편했고

전혀 어처구니 없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았다.

 

출처 : Pixabay.com

 

가게 컴퓨터엔 지난 10년간 축적된

6000명이 넘는 무수한 손님의

데이터베이스가 저장되어 있는데

특별히 질이 안 좋은 손님이름 옆엔

짧게 평을 적어 놓아 앞으로 다시

왔을 때를 대비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 질이 안 좋은 손님들 대부분이

이렇게 문신 투성이에 혐오스런

외모가 아닌 아주 멀쩡하게 생긴,

게다가 고급차를 타고 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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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고급차를 탔다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문신을 하고 딱 첫인상에

나쁜 사람일 거 같은 손님 중에는

그런 어처구니 없는 손님은

없었다는 점이다. 성경에 외모로

판단하지 말라는 말이 그래서

더욱 와 닿는다. (그러고 보니

나도 나름 고급차를 타는

멀쩡하게 생긴 사람)

 

2021.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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