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Nashville Pak) 가문의 숨겨진 역사
2018. 9. 29. 21:20ㆍ짭짤한 문학/수필 ::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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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Nashville Pak) 가문의 숨겨진 역사
- 타박상을 조심하라
우리 가문에는 친할아버지(박진수)와 삼촌이 타박상으로 이른 나이에 돌아 가셨다. 일제때 할아버지는 일본군에 들어가시게 되었고 만주 일제 공군기지에 장교로 근무하셨다. 아버지의 증언에 의하면 정기적으로 할아버지 숙소에 봇짐장수가 찾아왔고 할아버지는 무언가를 그에게 건네셨다고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독립자금이었다.
어느날 그 공군기지에 불이 났는데 억울하게도 할아버지가 조선사람이라는 이유로 누명을 쓰고 고문을 받았다. 곧 해방이 되고 할아버지 가족은 남으로 이주하셨다. 하지만 극단적인 조직에 의해 할아버지는 일본군 이었다는 겉모양만으로 2차 고문을 받아 30대 중반의 나이로 돌아 가실 수 밖에 없었다.
삼촌(박종술)은 중학생의 나이로 고등학생들과 축구를 하다가 상대 선수의 무리한 공격으로 무릎에 큰 부상을 당하셨다. 불쌍히 여긴 학교측은 모금을 하여 수술비를 마련했으나 의붓아버지가 그 돈을 가로 채어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하고 그만 어린 나이에 돌아 가셨다. 홀로 남은 아버지는 2년간 방황하다 정신을 차리고 "이 몸은 태평양을 지키겠다."라는 각오로 해군사관학교를 목표로 공부하였으나 꿈을 이루지 못하였다.
의붓아버지의 어머니에 대한 학대를 목격한 아버지(박종옥)은 마루 위에 있는 재떨이로 의붓아버지의 머리를 가격하여 살인미수로 감옥에 가게 된다. 2년후 아버지는 출소하시고 지금의 어머니를 아내로 맞아 1983년 아내와 삼남매를 한국땅에 두고 생계를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어지러운 세상을 거친 1세대 2세대 어른들의 피땀의 결과로, 우리 후손들은 그 뒤를 미국땅에서 이어가고 있다. 누나는 오하이오에서 교수로 있는 남편과 직장생활을 하고 동생은 미육군 소령으로 조기은퇴하여 클락스빌에서 군교육자로 일하며 한가정의 아빠로 고생하고 있다.
나는 한창 공부하던 중 병을 얻어 휴학하고 부모님을 도와 옷수선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글쓰는 일을 천직으로 알고 있다. 글쓰는 것에 비해 독서량이 부족한 걸 절감하여 얼마 전부터 일주일에 한 권 읽기 실천을 하고 있다. 남은 세월동안 읽기와 쓰기로 '나'라는 인간을 만들고자 한다. 그래서 이제 나의 필명을 그린(글인 > 글쓰는 사람)으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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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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