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3. 01:58ㆍ짭짤한 문학/수필 :: Essay
손님에도 등급이 있다
일주일 전 레슬리 하인릭이라는 독일계 여자 손님이 커튼 4개를 맡기며 견적을 물었다. 라이닝이 있었지만폭이 그리 크지 않아 하나당 20불 정도라고 했다. 며칠 후 그것을 하는데 생각보다 까다롭고 시간도 많이 걸렸다. 적어도 30불은 받아야 억울하지 않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이미 20불로 견적을 해 놓은 상태라 30불이라고 하면 놀랄거 같아 25불로 매겨 총 100불로 해 놓았다. 그런데 오늘 아침 그 손님이 실을 가지고 우리 가게에 찾아 왔다. 마침 다 된 것을 보여 주자 좋아했다. 가격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100불을 청구하자 120불을 내며 감사하다면서 커튼을 안고 나간다.
내 컴퓨터엔 손님 데이터베이스가 있다. 2011년 부터 기록하여 총 4200명이 넘는다. Yelp와 같은 인터넷비지니스 평가사이트와 같이 나는 우리 손님들에게 등급을 매겨 놓았다. 레슬리라는 그 손님에겐 별 5개를주었다. 손님중 가장 높은 등급이다. 그 많은 손님중엔 의도적으로 사기성을 띠고 찾아오는 진상도 있어 위험표시를 해 놓았다.
가게를 하면서 손님의 다양성을 보니 나는 다른 가게에서 어떤 손님으로 비춰질까 그런 생각이 들어 손님의입장이 되면 의식적으로 조심한다. 더구나 소수민족인 한인이기 때문에 한인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해서라도 그 독일계 손님처럼 좋은 손님이 되려 노력한다. 적어도 진상은 되지 않는 것이 좋다. 나 하나로 민족성에 등급이 매겨 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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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8. 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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