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시] :: 전화가 죽었어

2021. 8. 6. 10:54짭짤한 문학/자유시 :: Free 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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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가 죽었어

 

 

기저귀 뗄 생각이 아직 없으신

두 살 짜리 대니

 

저녁을 숟가락질이 서툴어

손으로 집어 드시고

아빠의 전화를 빌려 본다

 

얼마 보지도 못했는데

화면이 갑자기 까매진다

 

짜증을 부리며 울어 버린다

"전화가 죽었어." 아빠의 말

 

그러자 더 격하게 운다

전화의 죽음을 애도하는 울음일까

그저 짜증의 울음일까

 

물론 후자겠지만

자주 전화의 죽음을 목도하는 대니의 

"죽음"이라는 의미가 

 

아직은 "힘들어 쉰다." 정도 이겠지

죽었지만 내일 아침이면 다시 살아있을

전화이기에

 

어린 대니는 코로나로 무료한

집구석에서의 일상을

견뎌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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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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