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 5. 19:49ㆍ짭짤한 문학/수필 :: Essay
망상에 대한 소고
현미경과 망원경 중 망원경에 가깝다. 그것은 떡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꼴이다. 좀 성급한 편이고 분석적이기 보다는 직관적이다. 문득 스친 생각에 꽂혀 그 생각에 매몰되어 다른 생각을 잘 하지 못한다.
이러한 것은 비현실적인 생각으로 이어지고 의학적으로는 망상이라 한다. 현실이 의식적이고 표면적이라면 망상은 무의식적이고 심층적이다. 망상이 엉뚱하고 사실과 거리가 멀다해도 망상은 현실의 그림자로서 현실이 놓치고 있는 삶의 문제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수면중 경험하는 꿈은 비현실적이며 대개 엉뚱하다. 그것은 망상과 비슷한 무의식적 경험이다. 어쩌면 망상은 깨어있는 중에 경험하는 꿈일 수 있다. 망상은 수면부족일 경우 잘 나타난다. 그건 의식중의 꿈이라는 걸 뒷받침 해 준다.
생각이 많아 과부하가 걸리면 이 때에도 망상을 경험할 수 있다. 생각의 회로가 복잡하게 얽혀 온전한 생각을 못하고 치우치거나 비약이 심한 생각을 한다. 이런 경우 숙면을 취하여 쓸데없는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 망상이 현실적 사고가 간과한 중요한 점을 내포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현실은 의식이라는 수면위에 떠 오른 것만을 다루지만 망상은 그 현실을 떠 받치고 있는 보이지 않는 기반의 비밀을 엉뚱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물론 망상은 거짓에 가깝다. 그렇다고 그 거짓이 아무 쓸모없는 건 아니다. 마치 사실대로 말해서 오히려 나쁜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고 거짓으로 말하여 죽음을 피하는 경우도 있다. 거짓에 가까운 망상은 서로에게 고통을 주기도 하지만 그 고통을 극복했을 때에 그 전 보다 더욱 진전된 성숙의 길을 걸을 수 있다.
이 세상은 참과 사실만 있을 수 없다. 컴퓨터 조차도 참과 거짓이란 바이너리 코드로 운영된다. 모든 인간이 아주 정신 또렷하게 사실적 현실적인 말만 한다면 얼마나 숨막힐까. 방송에도 엉뚱한 개그프로가 웃음으로 현실적 딱딱함을 풀듯이 망상은 이 현실에서 문제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굳어지고 밋밋한 삶에서 잠시 벗어나게 한다.
2023. 10. 4
// 위 글은 그럴싸하지만 진실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평가되어 집니다. 그 점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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