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한 대 태우죠?
2018. 3. 22. 13:02ㆍ짭짤한 문학/시조 :: Si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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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한 대 태우죠?
창 밖은 화창한데
미싱은 잘도 도네
노안에 바늘 꿰다
눈 부벼 일어 나며
햇살 밖 담배 한 가치
피고 하죠 오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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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3. 21 [10:15 PM]
해명을 위한 사족
오래 전 어느 집사님의 이야기. 초로의 교회 정집사님.
남의 세탁소에서 두 부부가 셔츠를 다리며 파트타임을 하는데
동료 일꾼들은 담배 피운다며 수시로 나가는데 그 집사님은
담배를 못하니 그저 일만 죽어라 한다.
옆에 아내 되는 집사님이, "당신도 이제 담배 피워!" 하며 등을 떠민다.
쉬기 위해서 꼭 담배를 피워야 하는 건 아닌데
담배는 자주 쉬게 할 수 있는 구실을 제공한다.
일 하다가 힘이 들어도 마땅한 구실이 없으면
쉴 생각을 못하고 기계가 되어 버리곤 한다.
그래서 "커피 브레이크"라는 말이 있나 보다.
쉽게 마실 수 있는 커피도 쉼을 정당화 한다.
밖에 따스한 햇살이 기다리는데 형광등 조명 아래서 눈에 힘 주어
바늘을 꿰다가 그 집사님이 생각이 나면,
"담배 한 대 태우죠?" 하고 나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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