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수필] 분통 터진 개근상

2023. 5. 25. 01:10짭짤한 문학/수필 :: Essay

반응형

분통 터진 개근상

 

때는 1980년대 중반, 아래 남동생 성주는 누나와 형과 달리 없는 형편이지만 유치원에 다니게 되었다.   이유는 이웃 친구 제상이 엄마가 동네에서 멀지 않은 DG유치원에 아들이 단짝 친구 성주와 함께 유치원에 다니기를 원했기 때문에 성주 엄마를 설득했기 때문이다. 제상이 엄마는 성주엄마의 형편이 그렇게 좋지 않은 알리 만무했다.

 

성주 엄마는 자존심도 있고 막내 아들이라도 유치원에 보내자는 마음으로 DG유치원에 등록을 시켰다. 어린 성주는 엄마가 무리를 한다는 아는지 몸살이 나도 참고 성실하게 유치원에 다녀서 출석 도장을 하나도 놓지 않고 받는 억척을 보였다. 반면 단짝 제상이는 꾀병을 부리다 등교하는 보다 결석하는 날이 많았다.

 

어느 유치원에서 3월에 생일인 학생들을 위해 파티를 열었다. 성주와 성주엄마는 그냥 평범한 차림으로 참석을 했는데 다른 아이들과 엄마들은 한복을 곱게 입고 참석을 것이다. 날도 제상이는 등교를 하지 않았고 성주엄마는 급히 제상이 집에 가서 성주를 위해 제상이 한복을 빌렸다. 그러자 제상이 엄마가 성주엄마를 위해서도 한복을 빌려 주었다.

 

다행이도 성주엄마는 성주의 위신을 세워 있었다. 성주는 한복이 맞았고 당당히 노래 한곡을 뽑았다. 생일 당한 아이들이 돌아가며 노래를 부른 것이다. 성주는 없는 형편에 부자들만 다니는 이런 사립 유치원에 다니면서도 결코 기죽지 않고 떳떳하게 어깨 펴고 다녔다. 그런데 마지막 졸업식을 앞두고 사건의 전조현상이 나타난다.

 

 

성주는 기를 쓰고 출석을 하여 출석표에 도장을 결국 채웠다. 개근상을 받을 거라는 기대에 잔뜩 부푼 성주는 자기 스스로도 대견했을 것이다. 그런데 유치원 측에서 졸업식 초청장이 와서 봤는데 개근상 명단에 성주가 빠져 있는 것이다. 뭔가 잘못 됐겠지 하고 성주엄마와 아빠가 유치원에 찾아갔다. 그런데 평소에 친절하고 인자하기만 알았던 유치원 원장수녀가 정색을 하곤 성주가 도장 위조를 한거 아니냐며 성주에게 누명을 씌우는 것이 아닌가.

 

제상이 엄마의 말에 의하면 유치원이 부잣집 아이들이 많이 다녀선지 치맛바람이 엄청 심하다고 한다. 점심 때만 되면 엄마들이 도시락을 싸들고 유치원 선생들에게 도시락을 돌리고 어쩌면 촌지도 돌렸을지 모른다. 그런 극성스런 엄마들에게 길들여진 원장 수녀는 형편이 어려운 성주의 개근상을 소홀히 것이다.

 

개근을 아이들의 개근상을 이미 주문한 상태에서 극성스런 엄마가 개근도 하지 않은 아이 개근상 받게 하려고 원장을 구워 삶아 형편이 어려운 성주를 명단에서 빼고 대신 아이를 집어 넣은 것이다. 화가 치민 성주아빠는 버럭 화를 내려고 하는 찰나 성주엄마가 나겠다 싶어 성주 아빠를 진정시켰다. 성주아빠의 그런 성질을 눈치 원장은 멈칫 했는지 알았다고 하며 성주부모님을 좋게 좋게 보냈다.

 

드디어 졸업식. 아무리 유치원 이지만 아이를 축하해 주기 위해 온가족이 모여들어 북적북적하다. 개근상 호명을 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성주의 이름이 나오질 않아 성주엄마와 아빠가 긴장하고 있다. 그런데 끄트머리에 가까스로 깍두기 마냥 추가로 개근상 이라며 성주 이름을 부르는 것이 아닌가.

 

개근상도 어디서 비슷한 걸로 공수를 왔는지 왠지 엉성하다. 어쨌든 없는 형편에 치맛바람 날리지 않은 죄로 아이 죽일 했는데 다행이도 성주는 아는지 모르는지 개근상을 자랑스럽게 받고는 기뻐서 활짝 웃는 것이다.

 

2023. 5. 24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