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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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시] 위 내시경 - 헬리코박터균의 전쟁선포
위 내시경 나이 오십 나이를 먹은 만큼 먹은 밥, 김치찌개도 셀 수 없다 보이지 않는 뱃속은 가스로 불편함을 호소하고 적당히 좀 먹으라 꺼억 꺽 댄다 한국에 들어간 김에 누나의 권유로 위 내시경을 해 보니 헬리콥터 수십 만 대가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 의사가 처방한 제균 약 2주치를 적진에 투하하니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설사라는 부상병이 속출하고 있다 인생 자체가 전쟁인데 위장 뿐이랴 온실 속 화초도 괴롭다 2023. 6. 29
2023.06.30 -
[e시] 그녀의 뱃살
그녀의 뱃살 그녀의 넉넉함이 궁금함에서 온다는 사실을 그녀를 알고 삼 년이 지나서야 깨달았다 서울 한강변, 홍제천을 자전거 질주하고도 배고프지 않은 오후 5시, 좀 이른 저녁, 그녀는 보쌈집으로 나를 이끌었다 배고프니? 나의 질문에 그녀는 그냥 궁금해서.. 보쌈 정식 두 개를 시켜도 그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았는지 오다가 사 들고 온 찐옥수수를 베어 먹는 그녀가 신기하다 집에 돌아와 참외를 깎아 그녀는 다섯 조각 나는 세 조각 함포고복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첨듣는 사자성어에 무식함이 드러난 나 고상한듯 모지란 신랑은 그런 아내의 넉넉한 외모가 그 호기심, 궁금함에 기인한다는 진단을 내리고 궁금하지 않도록 심심하지 않도록 그녀의 호기심을 그때그때 풀어줘야 함이 처방임을 몸소 깨닫지만 이제 며칠 후면 멀리 다..
2023.06.25 -
[e수필] 우리 집안의 두목, 대니
우리 집안의 두목, 대니 네 살 박이 조카 대니가 난 생 첨으로 여름성경학교에 갔다. 시간이 되어 제수씨가 대니를 데리러 갔는데 대니가 팔짱을 꽉 끼고 씩씩거리며 의자에 앉아있었다고 한다. 놀란 제수씨가 선생님께 여쭤보니 첫 날 오리엔테이션에 오지 못한 대니가 명찰을 반납해야 한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고 명찰을 뺏으려 하는 선생님에게 대항하는 모습이었던 것이다. 한참을 선생님과 대니가 옥신각신 신경전을 벌이다가 엄마가 나타나 겨우 이해시킨 것이다. 대니 입장에서는 줬던걸 다시 뺏으려 하니 부당하다고 생각 했을 것이다. 늦둥이에 위로 두 누나가 있고 온가족의 관심을 받는 대니는 애기 때부터 일곱 식구와의 관계로 다져진 사회성으로 성경학교 선생님과 신경전을 벌일 만큼 네 살 짜리 답지 않은 것이다. 선생님께 ..
2023.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