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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 시인의 스승
    짭짤한 문학/Poem 2019. 1. 22. 22:34


    어느 시인의 스승

     

     

    방구석에 쳐 박혀 시만 쓰는 시인이 있습니다

    그 시인은 걸작의 시 한 편을 뽑아내기 위해

     

    고치고 고치고 또 고쳐도

    이건 시 답지 않다고 스스로 시인합니다

    그러다 시장하여 집 근처 시장 국밥집에 들어 갑니다

     

    그 국밥 집 욕쟁이 할머니가 

    그 시인에게 습관적으로 욕을 해 대며 주문을 받습니다

     

    평소에 고상한 말에만 익숙했던 그 시인은

    그 할머니의 거친 욕을 듣더니

    눈이 번쩍 떠집니다



     

    그 할머니의 욕 안에

    가공하지 않은 구수한 언어와

    압축된 고된 삶의 언어를 발견합니다

     

    그 시인은 결국 그 할머니의 언어를 배우기 위해

    그 할머니의 시다바리로 취직합니다

     

    돈도 거의 안받고

    욕도 먹고

    국밥도 먹고


    매일 눈이 떠집니다

    하루에 두 번


    욕 먹을 때 한 번

    국밥 먹을 때 한 번

     

    ----

    2016. 4. 10 초고

    2019. 1. 22 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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