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서
2019. 9. 23. 13:53ㆍ짭짤한 문학/수필 ::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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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에서
잘 하는 치과는 대개 대도시에 있는지라
네 시간이나 운전해서 애틀랜타로 갔다
저번에 내 치아를 손 보았던 그 치위생사가 아니라
새로 들어온 아마도 중국계나 베트남계 여자 치위생사인듯
처음엔 한인인 줄 알고 한국어로 말을 꺼내자
약간 인상을 쓰며 영어로 한다.
언어 스트레스를 느끼는 모양이다.
한인치과에서 한인 치위생사를 기대한 나는
좀 실망했지만 어쩌겠는가
이민자 영어로 말을 거는 그 치위생사
이민자 영어로 대답을 하는 나
초콜릿을 먹으면 이빨에 자극이 온다고 말하자
이빨을 너무 새게 닦아서 그런단다
본격적으로 이빨 하나하나를 점검하는 그 치위생사
손길이 다소 거칠다
저번 치위생사의 상냥하고 조심스런 손길과 대조된다
그 거침이 어쩌면 경력이 오래된 것을 말해 준다라고
스스로 안심시키며 계속 입을 벌리고 있다
치석을 긁어내는 찌지직 소리
입에서 피가 난다고 한다
이빨을 너무 새게 닦아서 그런단다
옷수선을 하는 나로서 이해가 간다
지퍼 이빨도 너무 새게 올리고 내리면 망가지듯이
사람 이빨도 너무 새게 닦으면 좋지 않다
그래서 이 글의 결론은
이빨을 살살 닦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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짭짤한 시인의 싱거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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