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14. 14:13ㆍ이야기/시인의 마음일기
요즘 나는 뭔가 좀 기분이 울적한듯 하면서 화가 나 있는듯도 하다. 추운 날씨로 나의 마음도 싸늘해 지고 가게 손님에게 대하는 나의 표정과 말투에는 친절함이 많이 사라졌다. 집에서도 일곱 살 조카딸의 뭐 사달라는 어리광에도 괜히 귀찮기 까지 하다. 이러한 나의 요즘 기분의 근원이 어디인지 알 수 없어 하루 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나의 그러한 기분이 엄마에게도 전이가 된 걸까? 엄마마저 요즘 손녀들에게 하는 말투나 며느리에게 대하는 말투도 곱지 않으시다. 70이 훌쩍 넘어 중반에 이르신 엄마의 몸 상태도 예전과 많이 다르신지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오늘도 매실청 액기스를 드실려고 뚜껑을 열다가 힘이 부쳐 지나가는 아들인 나에게 열어달라고 하셨다.
옷수선이라는 사업을 시작한 2001년 이후 18년이 흐른 2019년 현재 사업은 안정적이지만 나의 마음은 불안정하다. 같이 사는 동생이 얼마 전 부당한 대우로 일관하는 직장에서 사퇴를 내고 집에서 쉬고 있다. 내년 1월에 가까운 대학에 입학하여 기술을 익히려 마음 먹고 있는 와중에 이런, 동생이 허리통증으로 어젯밤에 응급실로 달려갔다.
담배도 끊지 못하는 상황에 허리도 아프고 예전 군인시절 혼자 스키장에 갔다가 크게 다쳐 다리에 철심이 박혀 있는 동생의 몸은 두 어린 딸과 올해 막 태어난 막내아들을 키우는데 역부족 일거 같다. 다행이도 군대 15년을 채워 연금이 나오고 땅을 사둔게 잘 되어 렌트비를 받고 있으니 형인 나와 같이 사는 한, 생활비는 적게 들어 일을 하지 않고 공부에 매진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래도 몸이 이렇게 약해 있으니 걱정이 된다.
내 나이도 내년 1월이면 만으로 47세. 비혼이다 뭐다 하며 혼기가 훌쩍 넘은 노총각 노처녀들이 수두룩한 요즘, 원치 않은 비혼 아닌 비혼의 삶을 사는 나. 한창 유튜브 영상 만들기와 코딩에 빠져 살다가 요즘에 좀 시들하여 왠지 심심해 지고 내 짝이 없다는 허전함에 기분이 다운 된건 아닌지 추측해 본다.
그래서 오늘부터 이 블로그 공간에 내 감정과 생각을 공개하여 내 마음의 찌꺼기를 내 보내고자 한다. 공개하는 글이라 나의 사생활이 노출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최대한 조심하여 올리고자 한다. 내일은 좀 내 기분이 나아지려나? 일곱식구가 함께 사는 우리집. 가족 중에 한 사람 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다 힘들고 괴롭다. 아마도 나의 요즘 기분이 저조해 진 것은 동생의 건강약화와 추워진 날씨, 그리고 아직 솔로라는 것을 이유로 들 수 있을까.
이런 저런 글로 옮기고 나니 조금 나아 진듯도 하다. 그냥 나만 읽는 워드에 적는 게 아닌 많이 사람들에게 공개하는 블로그에 적으니 더 효과가 있을듯 하다. 내 말에 귀 기울이는 독자가 앞에 있다는 전제하에 쓰기 때문에 더 긴장하며 쓰게 된다. 앞으로 계속 블로그에 글을 써야 겠다. 지금까지 옛날에 썼던 시와 수필을 그대로 복사해서 붙이기만 했는데 이제 나의 현재를 담아야 겠다.
나의 하루 하루가 어떠한 언어로 채워지게 될지 확신할 수 없지만 글로 옮기는 한 나는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최소한 글쓰기는 나를 절망으로 이끈 적이 없기 때문이다. 화이팅. 응원한다. 잘해봐! 나란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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