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오류(Error) - 016. 종옥, 두부를 먹다

2020. 6. 20. 02:12짭짤한 문학/웹소설 : "오류(Err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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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옥의 그 욱 하는 성격은 아마도 깊은 상처에서 기인할 것이다. 어머니가 누군가에게 맞는 광경을 보고 누가 가만히 보고만 있을 사람이 있을까. 종옥도 사람인지라 어머니를 때리는 박영감의 뒤통수를 재떨이로 가격한 바람에 서늘한 철창에 갇히게 된다.

 

“죄수 1588!”

 

“… … 예..”

 

“당신을 살인미수죄 형사법 제 ??호에 의거 10년형에 선고한다.”

 

동생 종술은 어린 나이에 죽고 어머니 봉운은 혼자 불구의 몸으로 박영감의 집에서 외로움과 멸시를 견디며 산다. 감옥에 갇힌 종옥은 어머니 걱정으로 편할 날이 없다. 한편 종옥을 담당했던 형사들이 이런 종옥의 딱한 사정을 알고 종옥을 구하기 위해 서명운동을 한다. 마침내 감옥에 갇힌지 2년 만에 종옥은 풀려나고 친구가 건네주는 두부를 와그작 깨물어 먹는다.

 

“종옥아! 고생했다. 너희 어머니는 아직 건강하시다.”

 

“고맙다. 친구야!”

 

종옥의 나이 28세. 그는 작은 아버지의 양복점에서 기술을 배우며 어머니를 모시고 산다. 감옥에서 배운 목공기술도 종옥의 중요한 인생의 무기가 된다. 그렇게 종옥은 빠르게 재기하여 어느새 세탁소를 운영하는 사장이 되어 있다. 그의 나이 32살이다.

 

 

“종옥아, 이제 너도 장가를 가야 할텐데 안 그러냐?”

 

“때가 되면 가게 되겠죠.”

 

어느 날 이웃에 전주댁이 봉운을 보러 온다.

 

“종옥이 엄마, 좋은 혼처가 있는데 내가 다리를 놔 드릴까요?”

 

“그런가? 전주댁? 다리를 놔 주게나.”

 

“그런데 종옥이가 무슨 띠죠?”

 

“호랑이띠”

 

“그 쪽에서 용띠이길 바라던데.”

 

잔나비띠인 상대 혼처가 용띠인 남자가 아니면 혼인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종옥은 나이를 속이고 선을 본다. 종옥이 처음 상대방을 본 곳은 어느 읍내 미용실이었다. 해당화 미용실. 그렇다. 상대 혼처는 다름 아닌 경자였던 것이다. 경자도 이제 나이 27살. 그녀의 친구들은 다 시집을 갔어도 경자는 아랑곳 없이 돈 벌고 영화 보며 그렇게 싱글을 즐기고 있었다.

 

해당화 미용실에 들어서는 종옥. 거울에 비친 하얀 가운의 경자를 보자 심장이 더욱 두근거린다.

 

“안녕하세요? 경자씨 되시죠?”

 

“예. 이 손님 머리 다 말 때까지 저기 앉아 계시겠어요?”

 

“예. 그러죠.”

 

종옥은 하얀 가운의 경자를 마치 천사를 본 듯한 착각을 한다. 그렇게 종옥은 경자를 한 눈에 반해 버렸고 경자의 어머니 길순은 종옥이 교회에 다닌다는 말에 딸을 덥석 줘 버린다. 하지만 사실 종옥은 일년에 몇 번 밖에 교회에 나가지 않는 나이롱 신자였던 것이다.

 

 

그렇게 그 둘은 일 년을 교제하고 종옥의 나이 33살 경자의 나이 28살에 결혼을 한다. 이렇게 새로운 가정이 사람들의 축복속에 시작을 한다. 하지만 종옥과 경자의 가정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사업이 망하게 되고 춘천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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