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3. 25. 11:17ㆍ짭짤한 문학/수필 :: Essay
지중해 요리에 고추장을 바르다
그러니까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약 5년 전? 즉 지금으로부터 약 15년 전, 우리 옷수선 가게 바로 옆 도랑에 아버지께서 누군가로부터 얻은 미나리 뿌리 몇 포기를 훅 던진 이후, 2019년인 지금 그 도랑은 미나리 천지다. 미나리는 몸에 해독작용도 하는 아주 유용한 약초이다. 며칠 전에도 이웃 백씨 아주머니께서 미나리를 끊으러 우리 가게에 오셨다. 그 바로 며칠 전엔 옆 가게 지중해 식당 주방장이 우리 엄마가 도랑에서 미나리 끊는 걸 봤는지 우리 가게에 찾아 와서는 그 풀 먹는거였냐며 어떻게 해 먹냐며 물어왔다.
그리고 나서 며칠 후 도랑에 나가보니 미나리 밭이 아주 대머리처럼 민들민들 해졌다. 다 끊어간 것이다. 지중해 식당은 향이 나는 약초를 잘 사용한다. 그 식당은 규모는 작지만 잘 하기로 유명한 식당이다. 그러나 언젠가 포라벨라 센드위치를 주문해 먹었는데 올리브유를 너무 많이 발라 놓아서 좀 느끼했다. 그래서 고추장을 발라 먹었는데 뭔가 개운한 맛이 났다.
나는 오지랖도 참 넓다. 그 즉시 고추장을 손에 들고 그 식당에 찾아가서 그 맛을 보여 주었다. 올리브유와 향신료를 주로 다루는 그 지중해 식당에 고추장이 왠말인가. 그래도 그 식당 종업원들 중에 몇몇은 올리브유에 식상했는지 그 화끈한 고추장의 매운맛에 엄지를 척 들어 올린다. 고추장이 그 식당에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이번에 미나리가 지중해 식당에 쓰일 모양이다.
조만간 그 식당에 찾아가서 그 미나리로 만든 요리 주문해 먹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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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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