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오류(Error) - 019. 신고해?
2020. 6. 21. 00:23ㆍ짭짤한 문학/웹소설 : "오류(Err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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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신체만이 재산이었던 종옥은 그에 맞게 직업 또한 육체노동이 주를 이루어 왔다. 미국에 체류하고 처음으로 한 일은 지붕일 이었다. 그런데 시작한지 한 달이 훌쩍 지나도 사장은 월급에 대한 언급이 없다. 할 수 없이 종옥은 사장에게 급여 얘기를 꺼낸다.
“사장님, 한국에 애들엄마가 돈이 급하다는데 언제 줄 수 있습니까?”
“조금만 기다려. 박형. 언젠가 줄거니까 걱정마.”
빈털털이인 종옥과 그 일행은 그 사장이 제공하는 숙소에서 기거하며 식사라고 해봐야 햄버거로 끼니를 떼우기 일쑤였다. 이제 미국에 발을 디뎌 열심히 일을 하여 한국에 송금해야만 하는 종옥 일행은 자기들의 신분을 이용해 이익을 취하는 사장 밑에서 못질을 하며 땀을 흘리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두 달이 가까워 올 즈음 종옥은 급한 마음에 사장에게 월급을 다시 한 번 요구한다. 그러자 사장이 나직한 목소리로 종옥의 귀에 대고 속삭인다.
“신고해?”
“……..!”
그 사장은 아쉬울게 없었다. 불법체류자로서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은 많았고 이렇게 한 두 달 이용해 먹고 다른 사람으로 메꾸면 그만이었으니 말이다. 종옥은 사장의 그 말을 듣고 부르르 몸이 떨렸다. 종옥의 주먹은 불끈했으나 다리는 풀려 뒤 돌아 힘 없이 걸어 나간다. 종옥 일행은 그 곳을 떠나 뉴욕으로 향한다. 아무래도 큰 도시가 일자리 또한 많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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