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6. 13:59ㆍ짭짤한 문학/웹소설 : "오류(Error)"
결국 정윤은 남자친구가 사는 아파트에 들어가 그의 노모와 한 방을 쓴다. 정윤은 그런 상황에서 좋은 성적으로 춘천에 한림대학 화학과를 졸업하고 서울 고시원으로 들어가 고려대 심리학과에 편입한다. 하지만 얼마 하지 못하고 포기한다. 동생 용진의 우울증에 자극을 받아 지원했지만 정윤은 뼛속까지 과학도였던 것이다.
종옥은 딸을 미국으로 데려 오기 위해 여행사에 의뢰한다. 일단 유학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가족이 미국에 이미 있기 때문에 유학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여행사에서 정윤을 어느 부유한 건설업자의 딸로 서류를 만들어 유학을 가능하게 한다. 마침 유학이 유행하던 시기, 서류를 간소화한다고 호적등본을 제외시켜서 그러한 편법이 가능했다.
미국 이민 후 1년 반이 지나 드디어 딸 정윤도 미국 가족의 품에 안긴다. 유학생 신분이라 오자 마자 정윤은 내쉬빌에서 두 시간 거리의 대학에 언어연수생으로 들어간다. 용진이 자기차로 누나를 데려다 준다. I-40 고속도로를 타고 한참을 가다가 북쪽으로 나 있는 로컬 고속도로를 타고 달린다.
교차로 부근을 지나는데 어떤 차 한대가 불쑥 튀어 나온다. 용진은 순간 핸들을 꺾는다. 부딪칠 찰나에 핸들을 꺾어 다행이 넘어간다. 정윤은 그런 용진의 순발력을 나중에 가족들과 나누며 칭찬을 한다. 용진의 차는 일 년을 겨우 타고 폐차가 된다. 경자 가족의 거친 이민초기에 맞추어 차 또한 거칠다.
용진 또한 다음 해인 1995년 가을에 내쉬빌 작은 대학에 입학한다. 밤에 12시까지 청소일을 하고 아침 일찍 학교 수업을 나가게 되어 첫 학기부터 삐그덕 거린다. 결국 아침에 들었던 수업은 낙제를 한다. 용진은 전기과를 선택했다. 막연히 돈을 많이 벌거 같은 느낌 때문이었다. 그리고 뭔가 대단해 보여서 이기도 했을 것이다.
용준은 고등학교 졸업반에 다니다가 미 해군의 광고를 보고 졸업 하자 마자 입대를 한다. 가족은 말렸으나 용준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15년간의 군 생활을 끝내고 용준은 가족에게 자기를 왜 필사적으로 말리지 않았냐며 서운해 한다. 군 생활이 어떠했길래 그런 말을 하는걸까.
이렇게 정윤은 공부로 용준은 일과 공부로 용준은 군대로 각자의 길을 간다. 나중에 한국에서 온 어느 대학의 교수와 식사를 같이 하게 되는데 공부를 할거면 공부에만 집중하고 일을 할거면 일에만 몰두하라고 조언을 한다. 하지만 그 교수의 조언은 용진의 현실과 동 떨어진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았다.
결국 용진은 일과 공부를 병행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2년제를 10년만에 졸업하게 된다. 그렇게 오래 걸리게 된 이유는 용진의 우울증도 한 몫 했다. 한 달에도 몇 번씩 찾아오는 우울감은 용진으로 하여금 집중하기 힘들게 했다. 그 우울의 근원이 무엇인지 알 수 없어 용진은 그저 우울 할 때마다 올 것이 왔구나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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