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1. 21:03ㆍ짭짤한 문학/웹소설 : "오류(Error)"
종옥이 미국으로 돈 벌러 가기 전 어느 저녁식사시간, 그의 어린 큰아들 용진에게 소원이 뭐냐고 묻는다. 용진은 어린 마음에 이런 말을 한다.
“아빠, 2층집에 사는게 소원이에요.”
사글세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종옥은 철부지 아들의 말을 마음에 담고 미국에서 홀로 열심히 일을 한다. 하지만 근면 성실해도 종옥의 호주머니에 구멍이 났는지 가족에게 생활비는 커녕 혼자 생활하는 것도 버겁다. 그러다 10년이 지나 가족과 함께 내쉬빌에 터를 잡고 산지 1년이 흐르고 어느 한인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아주 싼 값의 2층집을 마련하게 된다.
용진은 그 어린 시절 아빠에게 했던 그 철 없는 말을 떠 올리며 피식 웃는다.
“아빠, 소원 풀었네요. 헤헤.”
“허름하지만 어쨌든 2층집이지?”
종옥은 비록 돈은 벌지 못했으나 어쨌든 10년 간 혼자 미국에서 버티다가 영주권을 받고 가족을 미국으로 데려 온 것만으로도 가장으로서 큰 일을 해 낸 것이었다. 하지만 10년간 서로 떨어져 살아온 공백은 아빠와 자식들 간에 그리고 부부간에 크고 작은 마찰에 의한 불화를 일으켰다.
오랫동안 혼자 마음대로 살았던 종옥은 가족들과 맞추며 살아가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아버지와의 그런 마찰은 용진으로 하여금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초래했고 조울증을 재발하게 하는 촉매역할을 했다.
결국 종옥은 아들에게 2층집에 사는 꿈을 이뤄줬으나 그만큼 서로 간에 이해와 친밀감을 희생한 대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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