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갈비를 뜯다가 그만
2020. 10. 3. 12:22ㆍ짭짤한 문학/자유시 :: Free 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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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를 뜯다가 그만
일곱 식구 뺑 둘러 앉아 갈비를 뜯는다
뼈에서 살을 발라 19개월 된 아들의 입에 넣어주는 엄마
넙죽넙죽 잘 먹는 손자에게 숙주나물도 내미는 할머니
약간 주저하곤 받아 먹는다
잠시후 손자의 입에서 컥 소리가 나자
다들 놀래서 쳐다 본다
갈비인지 나물인지 목에 걸려 숨을 못쉬는지 알아보려
코에 손가락을 대 본다
다행이 숨을 쉰다
살기 위해 먹는 음식 먹다가 죽을수도 있다
소변을 참고 물 많이 마시는 대회가 있었다
아들에게 상품인 게임기를 주기 위해
악착같이 임했던 경기에서 그 아줌마는 결국 죽었다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물과 음식
내일은 하루종일 한 번 굶어볼까?
위장을 비우고 심장을 채워볼까?
심장이 두근두근 해지도록
마음의 양식을 먹고싶다
가슴이 벅 차 오른 적이 얼마나 있었나
위장이 아닌 마음을 채우는 음식
그러한 양식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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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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