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23. 20:01ㆍ이야기/미국 옷수선 이야기
옷수선의 딜레마
손님의 다리는 정상이 아니다
옷수선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일은 바지 기장 줄이는 것이다. 보통 탈의실에서 갈아 입고 뒤 돌아서면 똑 바로 서 있으라 하고 자로 왼쪽 오른쪽 바닥에서 똑 같은 길이로 해서 핀을 꼽는다. 이 방법이 가장 정확하다 생각하고 해 오다가 깨져버린 일이 생겼다.
손님에게 똑바로 서 있으라고 하면 몸이 정상적이지 않아서 똑바로 서 있을 수 없는 사람도 많다. 그럼 가장 편한 자세로 서 있으라고 해야 하나? 사실 보통 사람들이 곧은 자세로 서 있지 않고 삐딱하게 서 있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좀 몸이 뚱뚱한 남자 손님의 바지 기장을 그런 식으로 재서 일을 하는데 왼쪽 오른쪽이 1인치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편한 자세로 서 있으면 과연 몇 인치나 차이가 날까? 그런데 똑바로 서 있는 경우와 편한 자세로 서 있는 경우 중 후자의 경우가 살면서 더 많을 것이기 때문에 기장을 재면서 편한 자세로 서 있으라고 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전에는 한쪽만 재고 다른 쪽은 핀 꽂은 쪽과 같은 길이로 했는데 가끔 손님들이 다시 가져와서는 길이가 맞지 않다고 했던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1인치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는 어떨지 좀 걱정이 된다.
똑바로 서 있으라고 하고 재야 할지 편한 자세로 서 있으라고 하고 재야 할지 아직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렇다고 옛날 방식으로 양쪽 다 똑같은 길이로 하기도 그렇고 편한 자세와 똑바른 자세 어느 쪽이 맞는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 하세요?
2021.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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