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없인 살아도 물 없인 못 산다

2020. 7. 24. 10:45이야기/미국 옷수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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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없인 살아도 없인 산다

 

 

어제 가게에서 일이 거의 끝나 무렵인 오후 3 50, 손을 씻으려고 수돗물을 트니 히마리 하나 없는 물줄기가 졸졸 나오는 것이었다. 근처 수도공사를 하나보다 생각하곤 대충 씻고 가게문을 닫고 집으로 왔다. 그리고 다음 아침 어머니가 화장실에서 보고 물을 내리는데 허탕을 치신다.

 

옆가게에 가서 물어 보니 아직 화장실을 갔는지 확인해 본다며 화장실로 들어간다. 역시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아직 수도공사가 끝나지 않았구나 하곤 기다리기로 했다. 물이 나오지 않으니 코로나 시대에 청결함을 유지 수가 없어 난감했다. 시간이 흐르고 점심이 다가와도 물은 나올 생각이 없다.

 

아침에 어머니가 받아 놓은 빗물로 대충 손을 씻고 건물 관리 사무소에 전화를 했다. 사무실 직원이 처음엔 말투가 보통이었는데 팍스 옷수선이라고 하니까 갑자기 공손해 진다. 2001년부터 건물에서 사업을 시작하고 월세 꼬박꼬박 번도 밀리지 않은 터줏대감이라서 그런가 보다.

 

사무실에서는 저번 수도세가 너무 많이 나와서 수도국에 수압 검사를 의뢰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검사가 끝난 다음날인 오늘 물이 전혀 나오지 않을까? 집에 있는 동생에게 말을 하니 아마도 수도국 직원들이 검사를 하고 벨브도 열지 않고 가버린 같다고 한다. 토끼띠인 동생이 건수가 생겨 신이 났는지 당장에 연장을 들고 가게로 껑충껑충 달려 왔다.

 

 

우리 가게는 수도세를 내지 않는다. 왜냐하면 수도 미터기 하나로 건물에 세입 있는 모든 사업들을 통제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관리 사무소에서 수도세가 많이 나오니까 수도국에 연락을 것이다. 동생이 수도국에 연락을 해도 시원스럽게 처리를 하지 않고 미적미적 대서 성질 급한 한국인인 우리가 직접 팔을 걷어 붙였다.

 

동생은 계량기 뚜껑을 연다. 어젯밤 비가 와서 인지 계량기에 흙탕물이 가득 있다. 그래서 물을 내고 연장으로 밸브를 여니 드디어 물이 나온다. 사실 이번에 이렇게 일이 술술 풀린 것은 아니었다. 수도국에서 밸브를 열지 않고 버린 거라 생각하기 전에 우리는 같은 주차장을 공유하고 있는 지중해 식당을 탓하고 있었다.

 

아침에 물이 나오지 않아 가게 아니라 식당도 보니 일이 있었던 모양이다. 가게는 수도세를 내는데 이유는 가게는 따로 계량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게에 수도와 관련해서 문제가 생겨 손을 보다가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현재는 Working out 중이라는 것이다.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식당에서 밸브를 잠근 것인가? 우리에게 아무 통보도 없이? 그래서 어머니와 나는 식당 다시 봐야 겠다며 투덜댔다. 그런데 알고 보니 식당 계량기 밸브와 우리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수도국 직원이 밸브를 잠근 버린 것이 분명했다.

 

동생이 밸브를 열고 어머니와 나는 당장에 손을 비누로 씻고 변기에 물도 내렸다. 이렇게 잠시 없이 사니 이란 것이 이렇게 소중 수가 없었다. 잠시 수도국에서 사람이 왔다. 그런데 자기들은 밸브를 잠그지 않았다며 너무나 확신에 차서 얘기를 한다.

 

그럼 누가 밸브를 잠갔을까? 수도세가 많이 나온 것은 우리 건물이 아니고 식당 건물이니 식당측 밸브를 잠그고 작업을 했을 텐데 계량기 개가 나란히 붙어 있어서 어느 것이 식당 쪽인지 헷갈렸을까? 아마도 실수로 우리 계량기를 먼저 잠근 여전히 식당에 물이 나오자 바로 옆에 계량기 밸브를 잠그고 처음에 잠갔던 우리 밸브를 연다는 깜박하고 뚜껑을 닫아 버린 모양이다.

 

 

그렇게 깜박하고 밸브를 잠근 닫아 버렸으니 수도국 직원이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식당 수도세는 식당 측에서 부담할 텐데 건물 관리소에서 아쉬울 있을까? 우리 계량기를 자세히 보니 계량기에서 물이 새는 것을 발견했다. 계량기에 물이 있었던 것은 빗물 때문이 아니라 계량기 자체에 누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수돗물 없이 하루를 살아 보니 차라리 전기 없이 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프리카에 우물 주는 기금을 교회적으로 모금한 적이 있는데 그런 곳에 사는 사람들은 물을 얻기 위해 시간 이상을 걸어 가서 물을 길러 온다는 말을 들었다.

 

영어도 하고 빠릿빠릿한 동생이 잠시 집에서 쉬고 있는 차에 건수 하나가 생겨 득달같이 달려와 문제를 해결했다. 가게는 물이 나오지 않아도 느긋하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모양이다. 한국사람은 성질이 급해 수도국에서 나오기 전에 자체적으로 해결해 버리려 든다.  그게 그럴 것이 여기 행정 시스템은 너무 느리다.

 

머지않아 한국 들어가면 뭐든 빨리빨리 처리하는 한국의 처리속도에 어리둥절한 나를 발견할 것이다. 느릿느릿한 미국에서 27. 한국 들어가면 아마도 적응하는데 오래 걸릴 것이다. 미국의 느긋함과 한국의 신속함이 버무려진 그런 곳은 없을까?

 

2020.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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