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은 최고의 명약 - 어린 조카 대니의 웃기는 언어생활

2021. 1. 10. 20:27짭짤한 문학/수필 ::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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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은 최고의 명약

어린 조카 대니의 웃기는 언어생활을 보며

 

 

우리 집엔 총 일곱명이 산다. 늦둥이 막내 조카인 두 살 짜리 대니는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누나 둘과 아직은 정정하신 할머니의 영향으로 말 배울 기회가 많다. 게다가 삼촌인 나도 가끔 말을 거니 다양한 말을 배운다.

 

언젠가 저녁을 먹는데 내가 고개를 돌려 살짝 기침을 했는데 그러자 마자 앞에 앉은 대니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크지 않은 목소리로 “블레스 유!” 하는 것이 아닌가.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미국에 산지 27년이 넘은 나도 아직 “블레스 유!”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튀어 나오지 않는데 말이다.

 

바로 어제는 조카 제시카와 바둑알로 알까기를 하고 있는데 저쪽 메트리스 위에서 장난을 치던 대니가 발을 헛디뎠는지 “오, 쉿!” 그러는 것이다. 두 살 짜리 입에서 그런 말이 튀어 나오자 내 귀를 또 의심했다.

 

내가 어릴 적 식사시간에 푸릇푸릇한 파만 건져 냈던 기억이 난다. 대니의 두 누나들은 더 심하여 채소는 거의 입에 대지 않는 식습관이 있다. 하지만 대니는 무심코 국에 있는 파를 건져 먹어 보더니 그 이후로는 파를 아주 즐겨 먹는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 어린 나이에 아주 제대로 버릇이 잘 들었다.

 

 

일 끝나고 집에 들어 오면 대니의 우스꽝스런 말과 행동을 보면서 웃음을 지을 수 있으니 얼마나 삶에 유익한가. 가끔 몸의 건강을 위해 비타민을 먹지만 대니는 나의, 아니 가족 모두의 정신건강 비타민이다. 이 아이가 점점 크면서 어떻게 변화해 갈지 모르지만 일단 시작은 아주 좋은거 같다.

 

인디언 속담에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고 했던가? 대니는 마을 전체는 아니지만 비교적 가족수가 많은 환경에서 자라선지 특별히 까다로운 성격이 아니다. 방긋방긋 잘 웃고 며칠 전 아침엔 바로 위 누나, 제시카가 막 잠에서 깨어 거실로 걸어 나오자 “안녕!” 하면서 아침인사를 건네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둘이 포옹을 하는데 보기에 흐뭇했다.

 

딸 부자집인 우리 집안에 유일무이한 아들인 늦둥이 대니가 우리 가족의 정신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물론 제인이와 제시카도 그렇지만 아직 어린 대니의 존재는 삼촌인 나에게도 크고 작은 웃음을 매일 만들어 주고 있다. 옛말에 아이들 있는 초가집에서는 웃음소리가 싸리대문 밖으로 나온다는 말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반면 대궐 같은 집이라도 혼자 살면 얼마나 웃을 일이 있을까.

 

웃음은 최고의 명약이 아닐까? 걱정과 근심은 뼈를 상하게 한다는데 대니를 보며 웃을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일요일인 오늘 밖에 나가기 좋아하는 대니를 위해 삼촌인 내가 산책이라도 시켜줘야 겠다.

 

2021.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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