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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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머타임 해제, 그 첫날
써머타임 해제, 그 첫날 어젯밤 10시에 잠든 몸. 깨어 보니 2시였다. 4시간이라는 부족한 수면시간으로 오늘을 버틸 수 있을지 몰라도 단잠을 잔 느낌이 좋아서 벌떡 일어나 컴퓨터를 제꼈다. 컴퓨터는 이미 서머타임 해제를 자동으로 인식하여 1시로 맞추어 놓은 상태. 이게 왠 떡. 아니, 떡이라기 보다는 피(Blood)다. 피같은 한 시간. 우선 컴퓨터 언어인 자바스크립트 진도를 나갔다. 이쪽 분야가 붐이 일어나서 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여 과연 이걸로 먹고 살 수 있을지 불안하나 딱히 내 처지에 할만한 공부는 이것이니 하는 수 밖에. 어느덧 컴퓨터의 시계는 3시를 가리켰다. 잠은 오지 않으나 불 끄고 스마트폰으로 잔잔한 인디음악을 틀어놓고 누었다. 2시간이 흘렀을까. 잠은 잔듯 하나 그 소리는 계속 들리는..
2018.09.30 -
박씨(Nashville Pak) 가문의 숨겨진 역사
박씨(Nashville Pak) 가문의 숨겨진 역사 - 타박상을 조심하라 우리 가문에는 친할아버지(박진수)와 삼촌이 타박상으로 이른 나이에 돌아 가셨다. 일제때 할아버지는 일본군에 들어가시게 되었고 만주 일제 공군기지에 장교로 근무하셨다. 아버지의 증언에 의하면 정기적으로 할아버지 숙소에 봇짐장수가 찾아왔고 할아버지는 무언가를 그에게 건네셨다고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독립자금이었다. 어느날 그 공군기지에 불이 났는데 억울하게도 할아버지가 조선사람이라는 이유로 누명을 쓰고 고문을 받았다. 곧 해방이 되고 할아버지 가족은 남으로 이주하셨다. 하지만 극단적인 조직에 의해 할아버지는 일본군 이었다는 겉모양만으로 2차 고문을 받아 30대 중반의 나이로 돌아 가실 수 밖에 없었다. 삼촌(박종술)은 중학생의 나이로..
2018.09.29 -
역사적 순간 : 옷수선집
[ 역사적 순간 ] 가게 연 지 15년 만에 처음으로 손님이 커튼으로 가려져 있는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 입다가 벌러덩 넘어져 빤스바람으로 밖으로 튀어 나왔다. 어머니와 나는 놀라서 괜찮냐고 묻자 그 여자 손님은 창피하다며 괜찮다고 했다. 옷을 다 갈아 입고 카운터에 선 그 손님에게 무안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한마디 던졌다. "You are the first person falling down in the fitting room since 2001. You made a historical moment in our shop." "2001년 가게 문 연 이후로 탈의실에서 넘어진 사람은 당신이 처음입니다. 당신이 우리가게에 하나의 역사적 순간을 만들었습니다." 그러자 창피한 분위기는 서로 웃음으로 무마 되었다...
2018.09.29 -
좀 알고나 덤비자
좀 알고나 덤비자 좌익과 우익, 진보와 보수 사이에서 날씨 화창한 봄의 한 가운데 미싱을 돌리며 일하는 어머니와 나는 갑자기 놀란다. 정전이 된 것이다. 나는 먼저 옆 가게에 가서 우리 가게만의 정전인지 확인을 했다. 그런데 옆가게는 불이 훤하게 켜 있다. 미싱 좀 돌린다고 과부하가 걸릴리 없다고 생각하며 전기제어 박스를 열었다. 역시 모든 스위치가 켜 있었다. 두 시간 후에 찾으러 온다는 바지 지퍼 맡긴 손님이 있는데 정전이 됐으니 난감하게 됐다. 2년제 전기과를 나온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기계량기 옆 Service Equipment(전봇대에서 공급하는 전기를 처음으로 제어하는 박스)로 걸어 가 보았다. 우리 상가 건물은 3개의 가게로 이루어 졌는데 한 남자가 에어컨을 고치려는지 드라이버로 나사를..
2018.09.28 -
원칙이 있는 아이, 제시카
원칙이 있는 아이, 제시카 아직은 다섯 살, 제시카는 결국 촛불을 끄고 말았다. 토요일인 어제, 한겨울이지만 날씨가 맑고 따뜻했다. 바로 어제 멤피스에 사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 송사리가 오랜만에 이곳 내쉬빌로 3시간을 운전해서 나를 보러 왔다. 그의 아내 지수씨가 옷 고칠걸 보내면서 향기나는 양초 두 개를 선물로 보내왔다. 내가 양초 좋아하는걸 어찌 알고… 그 날 송사리와 좋은 시간을 보내고 그 날로 돌아갔다. 그리고 오늘 교회에서 구정 윷놀이를 즐기고 돌아와 저녁을 먹는데 그 양초가 생각이 나서 불을 붙여 식탁 중앙에 놓았다. 그랬더니 제시카가 생일인줄 알고 흥분을 하며 자기가 촛불을 끄겠다고 난리다. 그런거 아니라며 밥 다 먹고 끄라고 하니 알아 들었는지 조용히 밥을 먹는다. 그런데 밥 먹는 중간중..
2018.09.28 -
어머니날, 짭짤한 선물
어머니날, 짭잘한 선물 지난 어머니날 아침, 난 일어나자 마자 헐레벌떡 컴퓨터를 켜고 어머니에게 드릴 카네이션 사진을 첨부한 짤막한 편지를 써서 인쇄했다. 거실로 내려가니 엄마는 탁자에 앉아 벌써 뭔가를 드시고 계셨고 5살 짜리 조카와 제수씨가 부엌에 있었다. 나는 100불짜리 지폐가 든 편지봉투를 엄마께 드렸다. 엄마는 바로 뜯어 읽어 보신다. 어느 구절에서 엄마는 울컥 하셨다. 그걸 지켜 보던 조카 제시카도 운다. 할머니가 우시니 제시카도 따라 우는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제수씨 말로는 그게 아니란다. 셈이 나서 우는 거란다. 어머니날인 오늘, 삼촌은 할머니께 뭔가를 드리고 할머니는 감동까지 하는데 자기는 엄마한테 드릴게 없어서 운다는 것이다. 그리곤 제수씨는 제시카에게 “너 자체가 선물이야...
2018.09.26 -
내일 당장 천국 가고 싶어요
내일 당장 천국 가고 싶어요 생명나무라는 속(구역)에서 신앙생활 한지 2년. 올해 새롭게 속 식구들이 재편성되어 이번에 새롭게 들어온 J 라는 집사님 가정이 있다. 어제 속회(구역예배) 모임을 갖었는데 월요일인 오늘 그 집사님의 한마디 말을 묵상하며 일을 했다. 부목사님의 수고로 만든 속회모임을 위한 삶의 적용 질문은 대충 이런 것이었다. 삶 속에서 시험 당한 일 나누기.. 내 차례가 돌아 왔을 때 나는 별로 생각 나는게 없어서 그 날 있었던 작은 사연을 짧게 나누었다. 별 기대 없이 던진 나눔의 말에 몇몇 분이, 나와 비슷한 종류의 사연을 연달아 말씀 하시는게 아닌가. 나의 그 날 있었던 사연은 이렇다. 주일 친교후 테이블과 의자를 정리하고 화장실 쪽으로 걷는데 오래 전부터 안면이 있는 어느 남자 집사..
2018.09.26 -
노동절, 그 특별한 노동
노동절, 그 특별한 노동 평상시 옷을 고치는 노동으로 밥 먹고 사는 나는 얼마 전 노동절 연휴에 우리 옷수선집 작업대 조명을 신식으로 바꾸고 스위치 하나로 조명과 아이론 전원을 통제하는 공사를 했다. 대학 전공으로 전기기술을 배운 덕에 기술자를 부르지 않고 내가 직접 시도해 본 것이다. 또한 몇 달 간 전기공사 일을 해 본 적이 있어서 그 경험을 믿고 어설프나마 연장을 챙겨 가게로 갔다. 올해 들어 우리 옷수선집 명의를 어머니에서 아들인 나로 변경했다. 그런 과정에서 소방서 직원이 우리 가게 전기배선을 점검 하다가 조명을 비롯한 몇 군데 지적을 해 준 것이다. 약 석 달 간의 시간을 주고 그 기간내에 고칠 것을 요구하였다. 그 만기일이 9월 중순인데 지난 9월 3일 노동절에 그 일을 하기로 마음을 먹은 ..
2018.09.11 -
플랫폼(Platform)
플랫폼 기차가 머물고 승객이 타고 내리는 목적지 사이사이, 그 필요한 공간 글을 올리고 공감을 누르는 페이스북 블로그, 그 재미난 공간 상품을 주문하고 책도 사고 파는 아마존 온라인 시장, 그 편리한 공간 이 모든 걸 다 담아 생로병사 희로애락을 경험케 하는 어마어마한 세상 이 거대한 플랫폼에서 호흡 다 하여 다 놓고 떠날 때 다음 정거장은, 다음 플랫폼은..... ---- 2018. 9. 1 [9:26 PM] 출처: text4soul.com
2018.09.02 -
책 - 뇌과학의 함정
책 - 뇌과학의 함정 마음이 뇌의 작용 뇌 연구 활발하다 자성의 목소리로 출간된 한 권의 책 대출해 읽어 보던 중 나란 대체 무언가 ---- 2018. 8. 5 [7:33 PM] 해물라면 저녁 후 nashvillekr.com
2018.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