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한 문학/자유시 :: Free Poem(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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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시] :: 빠떼리 - 엄마는 항상 배고픈 이유
빠떼리 점심 때가 되도 배가 안 고프다 나이 많으신 엄마는 배가 고파 정신 없는데 때가 되도 배 고프지 않는 건 좋지 않다 하신다 며칠 전 뻑적지근하게 먹은 무한정 스시와 매운탕 그 양분이 몸 속에 아직 남아 있나 보다 같이 드신 엄마는 왜 수시로 배가 고픈가 늙으면 밥심으로 산다고 몸 속 빠떼리가 오래 되어 충전 하는 대로 빠져나가는 에너지 어머니 빠떼리가 방전되어 아침에 시동조차 걸리지 않으면 내 빠떼리 케이블 연결하여 점프 시켜 드려야 하나? 같이 일 하시는 어머니 먹는 거 하나 만큼은 잘 드시게 하자 2022. 3. 16
2022.03.17 -
[e시] :: 영혼의 위기
영혼의 위기 싫다 가기 싫다 싫다 만나기 싫다 싫다 그냥 다 싫다 싶다 그저 혼자이고 싶다 ---- 2022. 1. 11
2022.01.12 -
[e시] :: 만두를 빚으며
만두를 빚으며 지난 한해를 만두 속에 집어 넣어 푹푹 쪄 먹는다 역시 먹는게 남는 거 섣달 그믐 저녁을 만두로 마무리 가족끼리 둘러 앉아 만두를 빚으며 한 입 문다 훅 하고 떠오른 사람 서둘러 서운해 할 그 분께 문자를 보낸다 만두가 그제서야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2021. 12. 31
2022.01.02 -
[문학강좌] :: 나는 이렇게 쓴다 - 김남주, 김용택, 황지우
나는 이렇게 쓴다 / 김남주 - 위대한 작품을 창조해 내는 유일한 길은 위대한 삶이다. - 나는 시작에 앞서 생활과 사회적 실천을 나 자신에게 요구한다. - 시를 쓰고 난 다음, 보고 또 보고 하여 적절한 시어에 대한 천착, 형식의 완결성에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 사진출처: https://m.khan.co.kr/culture/culture-general/article/201410082151075 나는 이렇게 쓴다 / 김용택 - 시는 안이하고 '배부른' 데서보다 절망스럽고 고통스럽고 배고픈 데서 태어난다. - 시인에게 자기 인식이 강하면 사사로운 자기 감정 토로에 그치고, 사회적 인식 기능이 강하면 공허한 외침이 되기 쉽다. - 자연스러운 시의 흐름에 시를 맡기는 편이다. 다 써놓고 나는 시를 ..
2021.12.26 -
[자유시] :: 의선아, 같이 가자 - 방송, '솔로'를 시청하고..
의선아, 같이 가자 의선아, 우리 같이 가자 지옥 끝까지 지옥에 불을 끄고 그 곳, 천국으로 만들러 가자 ---- 2021. 12. 25 [11:44 PM @Nashville, TN] 현재 한 시간 빠른 콜롬버스 누님댁에서
2021.12.26 -
[자유시] :: 물숨과 숨비
물숨과 숨비 흡, 조금만 더 저기 저 커다란 전복이 보인다 읍, 안돼 으쌰 으쌰 푸하-- 숨통이 트이는 말순 해녀 할매는 그 전복이 아쉽지만 매일 바닷 속 물숨 직후 호흡 그 달콤함과 짜릿함으로 산다 참아야 얻을 수 있는 나의 전복은 옷 하나하나 수선하고 얻은 댓가, 그 보람? 가끔씩 힘든 손님 참아야 하는 물숨은 닳고 닳아 노련해진 대응이 되고 십오 년 수선하며 참다참다 푸 하며 내 쉰 숨비는 퇴근 후 마주하는 가족 저녁상 ---- 2021. 12. 25 @오하이오 누님댁
2021.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