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수선(16)
-
[미국 옷수선 이야기] :: 우선순위와 인종차별?
우선순위와 인종차별? 오늘 오후 느즈막에 세 명의 손님이 거의 1분 간격으로 나란히 들어왔다. 첫번째 백인 할머니 손님은 무려 옷 여덟 개나 들고 와서 탈의실에서 한창 갈아 입고 있다. 두 번째 손님은 흑인 중년 여자인데 거대한 드레스 세 개를 들고 와서 할 수 없이 벤치에 앉게 했다. 바로 그 뒤를 따라 들어 온 젊은 백인 여자는 단순하게 생긴 짧은 드레스를 가지고 들어 왔다. 첫번째 할머니가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걸릴 거 같아서 엉겁결에 세 번째 들어온 젊은 백인 여자에게 뒤에 마련된 작은 방으로 안내를 했다. 두번째 들어온 흑인 여자가 아닌 세번째 백인 여자를 들여 보낸 것은 그 작은 방에 흑인 여자의 그 큰 드레스 세 개를 갈아 입고 잴 만한 형편이 못 되었기 때문이다. 그 할머니 옷은 어머니가 ..
2021.09.08 -
[글그램] :: 링겔, 병원에 있는게 여기도..
An Alteration shop repairing clothes A customer said, The Ringer in hospital is also here ----
2021.08.29 -
[미국 옷수선 일기] :: 그 손님을 믿어야 하나
옷수선 일기 : 그 손님을 믿어야 하나 :: 010 어제 어떤 손님에게서 문자가 왔다. 약 한 달 전 청바지 허리 두 개를 했는데 여전히 좀 크다는 것이다. 데이터 베이스를 조회 해 보니 거의 두 달이 되어간다. 지금 3월이 되어 가는데 연초에 왔던 손님이다. 초콜릿 견과류 :: $28.44 말로는 옷을 해 오고 일 때문에 여태 입어보지 않다가 최근 입었는데 아직 좀 크다며 다시 해 달라고 한다. 그 당시 그 손님이 가격 가지고 쥐어 짰던 기억이 난다. 청바지 허리 하기가 힘이 든 것인데 어느 베트남 손님은 웃으면서 라도 깎아 달라고 하지, 이 손님은 아주 험한 얼굴로 덥석 주서 먹을 기세로 깎아 달라고 덤비니 일은 일대로 힘들고 대가는 억울하고. 그래도 일이 한가하여 그 손님이 원하는 가격에 했었다. ..
2021.02.18 -
[미국 옷수선 이야기] 말 한마디 잘 했더니
말 한마디 잘 했더니 예전에 우리 옷수선 가게 손님 패딩 잠바 어깨에 동그란 패치를 달아 준 적이 있는데 최근에 다시 달아 달라고 가져 온 적이 있다. 잠바 재질이 얇아 패치를 떼었다 다시 달면 상처가 남을 게 뻔 했다. 그 손님은 이 패치 무늬 방향이 어깨 선의 각도와 같아야 하지 않냐며 다시 가져 온 것이다. 다시 일을 하기 애매한 일이라 어떻게 말을 할까 잠시 궁리하던 끝에 반짝하고 생각이 떠 올랐다. 어깨에 다는 패치는 패치의 문양이 팔의 방향과 각도가 같아야 하고 어깨선은 그 패치의 중앙을 맞추기 위한 것 뿐이라고 일러 주었다. 사실 우리 가게에서 패치 달 때 거의 모든 경우에 경찰 유니폼이든 군복이든 그 방법으로 패치를 달아 왔기에 그렇게 말할 수 있었다. 그 손님도 내 말에 수긍이 갔는지 낯..
2020.01.20 -
동생이 경찰서로 달려간 이유
동생이 경찰서로 달려 간 이유 며칠 전 이곳 경찰 한 명이 도망자를 쫓아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하여 사망하였다는 기사가 떴다. 그 경찰은 겨우 서른 한 살 밖에 되지 않는 세 살 짜리 아이의 아빠였다. 얼굴사진을 보니 언뜻 낯이 익은 듯 했다. 이름도 그리 생소하지 않아 우리 옷수선 가게 손님 데이터 베이스를 조회하니 똑 같은 이름이 나왔다. 그런데 그 손님 옷이 아직 찾아가지 않은 채 옷걸이에 걸려 있고 액수도 101불이나 되었다. 옷 고치느라 수고는 하였으나 이미 운명을 달리한 손님이니 혹시나 가족이 찾으러 오면 절반만 받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동생이 그 죽은 경찰이 우리 손님이고 101불이나 되는 청구액의 옷을 찾아가지 않았다는 걸 알고는 그 옷을 경찰서에 가져가야 한다고 열을 올린다. 경찰들은 대개..
2020.01.10 -
미국 옷수선 이야기 - 껌 볼 머신의 추억
껌 볼 머신의 추억 2001년, 내쉬빌 북쪽 10마일 지점인 헨더슨빌에 처음 옷수선집을 개척하기 전, 그 자리는 미용실이었다. 그 미용실에 있던 껌 볼 머신 자판기를 우리 가게에도 계속 두었다. 1센트 페니만 넣고 손잡이를 돌리면 각양각색의 동그란 껌볼 중 하나가 떼구르르 굴러 내려왔다. 18년이 지난 2019년 바로 어제 아주 오랜만에 어떤 여자손님이 두 자녀를 데리고 우리 옷수선집에 찾아왔다. 그 두 자녀 중 큰 아들이 내게 말을 걸어 왔다. 내가 미싱을 돌리는 자리 바로 옆을 가리키며 자기가 3살 때 엄마따라 이곳에 왔을 때 미스터박이 내게 패니를 주어 껌볼 하나를 빼 먹었다는 것이다. 현재 스무살이고 아직 그때가 생생한지 구체적으로 얘기를 한다. 세월이 많이 흘러 그 껌 볼 머신은 사라지고 대신 ..
2019.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