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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움직이지마!
경찰! 움직이지마! 우리 옷수선 가게에는 유난히 경찰이 많이 온다. 이곳 경찰 국장도 우리 가게 단골이다. 오늘도 변함없이 경찰 손님이 여러 개의 유니폼 셔츠 품을 몸에 딱 맞게 줄이려고 왔다. 평소 운전하다가 길가에 경찰이 보이면 브레이크를 잡으며 마음이 쫄리는데 가게에서 보는 경찰 손님은 왠지 전혀 무섭지가 않다. 방탄조끼를 입은 그 경찰은 셔츠를 하나하나 입으며 나는 핀으로 바디라인을 살려 찝는다. 그러는 와중에 움직이지 말라고도 하고 똑바로 서 있으라고도 하고 뒤로 돌아 서라고 하기도 한다. 이런 말은 대개 경찰이 범인에게 하는 말인데 재봉사인 나는 경찰에게 큰소리를 내고 있다. 그럴 때 마다 경찰들은 나에게 꼼짝 못한다. 핀을 몸에 가까이 대면 스스로 팔을 들어 올리고 내가 하는 말에 그대로 복..
2019.04.12 -
단점(短點)에 대한 고찰
단점(短點)에 대한 고찰 단점이란 낱말은 흔히들 나쁜 습관 같은 의미로 알고 있다. “단점”에서 “단”은 “짧다”라는 뜻이다. 짧은 건 오래 가지 못한다. 멀리 가지 못한다. 하지만 단점이 혼자 있지 않고 적절한 곳에 심겨지면 오래 가고 멀리 가는 장점이 된다. 잘 알려진 대로 “내향적”이라는 성격은 요즘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재인식 되어지고 있다. 그것은 내향적인 성격이 잘 어울리는 환경과 상황을 만날 때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말을 심하게 더듬는 한 총각이 몇 년 간 웃지 않고 우울해 하는 처녀를 만났을 때 어쩌면 그 처녀는 웃음을 터뜨릴 지 모른다. 거의 모든 것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굳이 장점과 단점으로 양분해서 38선을 그을 필요는 없다. 장점이 단점이 될 수 있고 단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
2019.04.10 -
우체부와 광고 우편물
우체부와 광고 우편물 매일 메일을 전해 주는 선한 인상의 우체부 아저씨 방울이 울리며 가게 문이 열린다 손에서 손으로 전해 지는 크레딧 카드 광고물과 보험회사 선전물 뜯어 볼 호기심 제로, 바로 휴지통으로 쏙 우체부로서는 헛수고일까? 왠지 미안하다 항상 우편물을 건네 줄 때 쑥 내미는 손, 그 씩씩한 손 몇 초 만에 이루어 지는 그 배달의 순간 “Have a nice day!” 거의 동시에 각자의 입에서 서로의 귀에 배달된다 ---- 2019. 4. 9
2019.04.10 -
한나 누나 고마워!
한나 누나 고마워! 어제였던가? 저녁식사 중 일곱 살 배기 조카, 제시카가 삼촌인 나에게 질문 하나를 던졌다. 처음엔 무슨 말인지 알아 듣지 못했다. 그 어린 나이에 할 만한 질문이 아니기에 말이 될 만한 문장으로 만들기가 그 나이엔 어려운 질문이었기 때문이다. 대충 들리는 단어가 몇 개 있었다. 싱글, 애기, 힘들어서 등등의 낱말이 뒤죽박죽 섞인 문장의 질문을 한 것이다. 이 세 개의 단어로 유추해 볼 수 있는 제시카의 질문은 무엇일까? 약 한 달 전, 함께 사는 동생이 늦둥이 아들을 보았다. 위로 누나도 두 딸, 아래로 남동생도 두 딸만 있었다가 동생이 아들을 낳으니 우리 집안으로서는 경사였다. 원래 예정 날은 3월 23일인데 2월 28일, 가게에서 어머니와 미싱을 돌리는 오후, 급하게 동생에게서 전..
2019.04.06 -
수선 - Alteration
수선 밥 먹고 살기 위해 고치고 고치던 옷 나락에 빠진 내 맘 어둠 속 비틀대다 눈물로 회개한 이후 몸도 맘도 수선 중 Alteration In order to live days Working in alteration shop My heart falls to abyss Stagger in darkness After repentance with tears Repairing body and heart 2012. 8. 13 ---- 마음의 괴로움은 뼈를 상하게 합니다. 그 괴로움 속에서도 수선 일을 해야 했던 2012년 그 당시, 옷은 실과 바늘로 수선하지만 내 마음은 눈물과 회개로 고쳐 짐을 알았습니다. 눈물의 회개 중에 머리가 맑아지는 그 느낌 치유되는 그 느낌은 정말 시원했습니다. 의복만 수선이 필요 한..
2019.04.05 -
안녕 사리야 [영혼의 자유에 대해]
안녕~ 사리(가명) 카톡에 네가 "안녕!" 했길래 드는 생각이, 잘 지내나 걱정되는구나. 너 집으로 돌아간 후 1, 2주 동안은 영적으로 힘들었고 그 주일에 교회에 가지 않았고 얼마 있지 않아 곧 영적으로 회복 되어서 아무렇지도 않은듯 그 다음주 교회에 갔다. 사실 네가 오기 얼마 전부터 내 심령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는 상태였고 가게에서 엄마와도 좀 좋지 않았어. 마음이 강퍅하다는 말을 했었는데 다른 말로는 마음이 돌같이 굳었다 라고도 하고 그런 상태가 되면 매사에 부정적이 되고 상처도 잘 받고 상처도 잘 주고 완고해 지고 얼굴 표정도 굳어지지. 그런 상태를 영적으로 병들었다고도 해. 영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잘 웃고 말투도 부드럽지. 어린아이가 대표적이지. 교회 한 주 빠졌다고 여기저기서 걱정하는 연락이..
2019.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