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한 문학/수필 :: Essay(90)
-
[e수필] 휴가 중 드는 생각 - 삶은 그 무언가에, 그 누군가에 정성을 쏟는 일 (전우익 작가)
휴가 중 드는 생각 일 년 간 휴가 없이 일 하다가 일주일 전 가게 문을 닫고 2주 길게 쉬고 있다. 지난 일주일은 멀리 7시간 거리의 오하이오 누나집에 어머니와 갔다 왔고 지금은 동생식구와 함께 사는 헨더슨빌 집에서 여유를 부리고 있다. 직장생활 하는 사람들은 사장을 부러워 하는데 옷수선집을 운영하는 나는 그런 직장인이 부러울 때가 있다. 왜냐하면 직장인은 건강보험, 연금, 휴가 등 혜택이 있고 꼬박꼬박 월급이 나오는 것이 안정적으로 보여서 이다. 20년 가까이 해 오고 있는 옷수선을 그만 둘 마음을 갖고 있으니 앞으로 무얼 할까 생각이 많아진다. 리남이라는 블로거는 블로그를 통해 한 달 1000만원을 벌었다는데 그 이야기 기사를 쭉 읽어보니 리남이라는 그 사람 정말 노력을 많이 했구나 생각했다. 또한..
2022.06.04 -
[e수필] 지천명을 바라보는 노총각의 고통
인생은 고통 요즘 하루하루가 고통이다. 육체는 그런대로 견딜 만 한데 이 마음이 왜이리 힘든지. 미싱을 돌린 지 20여년, 손님이 반갑기는커녕 도망치고 싶다. 전에도 간혹 그런적이 있어서 새로울 건 없지만 요즘 나의 상태로 봐선 이 업종을 그만 둘 때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며칠 전 중개업자에게 팔아 달라고 의뢰를 했다. 아직 이 옷수선을 대체할 뾰족한 돈벌이는 없지만 몇 개월 잠시 쉬면서 이제 곧 맞이할 지천명 50세에 제 2의 인생을 준비하고 싶다. 오래 전부터 나는 작가로서 평생을 살고 싶었다. 디카시, 시조, 자유시, 수필, 소설 등 머릿 속에 대단한 지식은 없지만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고 그리 특별할 거 없는 인생이지만 나라는 한 개인의 삶을 통해 나오는 컨텐츠로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2022.05.03 -
[e수필] :: 혈기(血氣) - 화를 내는 것과 혈기를 부리는 것
혈기(血氣) 영어로는 대략, Fiery? 불 같은. 뜨거운 피가 솟구치는 상상을 해봅니다. 보통 혈기왕성한 청년을 뜻할 때도 있지만 대개 화를 잘못된 방법으로 표출하여 상대방이나 본인 모두에게 해가 되는 감정표현을 말합니다. 화를 내는 것은 중립적인 표현이지만 혈기를 부리는 것은 부정적인 표현입니다. 화를 참으면 병이 되어 화병이 생기지만 혈기를 누르면 화를 면합니다. 화는 대개 불의한 일에 화를 내지만 혈기는 보통 자신만의 고집과 불통에 기인합니다. 그래서 불통으로 인해 자기자신에 갇혀 망상에 사로잡힌 나머지 현실감각을 잃고 상대가 자신에게 큰 잘못을 했다는 오판으로 혈기가 생깁니다. 그래서 혈기의 근원에 거짓의 아비, 마귀가 있습니다. 서로 대화로 소통하고 산책과 충분한 수면으로 혈기가 아닌 혈색..
2021.12.31 -
[e수필] :: 이제 세상노래도 좀 들으세요. 엄마
이제 세상노래도 좀 들으세요. 엄마 미용사인 어머니는 그 옛날 60년대 말 손님 머리를 말다가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현미, 한명숙, 페티킴, 최희준님 등의 노래 가사를 급히 받아 적곤 하셨다. 그 만큼 어머니는 세상 가요에 흠뻑 젖어 살았다. 그러다 신앙을 갖게 된 후, 어머니는 그런 노래를 전혀 듣지 않고 찬송가에 푹 빠져 산다. 세상노래는 귀에 들어오지 않으신 것이다. 그렇게 30대, 40대, 50대, 60대를 거쳐 중간 중간 이선희, 조용필과 같은 걸출한 가수의 노래는 즐겨 들었지만 주로 여전히 어머니는 찬송가만 주로 들으셨다. 세상노래를 즐겨 하시다가 찬송가로 넘어갔던 어머니의 그 영혼의 전환점에 집안 경제가 무너진 외부충격이 계기가 되어 영혼마저 깨어져야 했던 그래서 세상노래에 흥미를 잃고 심..
2021.12.21 -
[e수필] :: 어머니의 실언 - 언제까지 받아 먹을 수만은 없다
어머니의 실언 을씨년스런 겨울같은 가을인 요즘, 어머니의 허기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주일 온라인 예배를 드리시고 나자마자 고통에 가까운 배고픔을 호소하시는데 동생식구는 막 나가려는 참이고 입이 짧으신 어머니, 아무거나 드시지 않는데 근처 중국부페(China Buffet and Grill)로 모시고 갔다. 배가 고파선지 여느때보다 너무 맛있었다. 가격도 점심이라 그렇게 비싸지 않고 다 드시고 다행이 흡족하신지 말씀하시는 것도 많이 부드러워 지셨다. 이제 나도 요리를 해야한다. 혼자 살아본 적 없이 어머니의 손맛 그리고 지금은 제수씨의 손맛에 길들여진 나 요즘 가족들에게 내가 요리 하나 해 보겠다고 기대만 잔뜩 불어넣고 있다. 전에도 몇 번 한적이 있지만 그리 흡족하게 먹이지 못해 가족들은 그렇게 기대하는..
2021.11.17 -
[e수필] :: 말벌을 때려 잡고 나서의 후회
말벌을 때려 잡고 나서의 후회 우리 가게 입구에 두 마리의 말벌이 앵앵거린다.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오자 한 마리가 따라 들어와서 좁은 옷수선집 형광등을 탁탁 친다. 그래서 파리채로 탁 쳤더니 뚝 떨어졌다. 바로 운명을 달리했다. 그 이후로 입구에 말벌이 사라졌다. 홀로 남은 아내 말벌이 남편을 잃고 떠나 버린 것이다. 그 이전엔 그 말벌과 관련해서 이런 일이 있었다. 어떤 남자가 유리창을 닦아 주겠다고 하면서 명함을 내민다. 나는 별 필요가 없어서 괜찮다고 했다. 그러자 그 남자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그리곤 차를 타고 다른 데로 간다. 그런데 몇 분 후 다시 와서는 색 바랜 셔츠를 내밀며 변색된 것을 원래대로 할 수 있냐고 묻는다. 할 수 없을 거 같다고 하자 약간 실망하는 눈치다. 그런데 이 남자가 ..
2021.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