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한 문학/수필 :: Essay(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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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글] 서울 롯데월드타워에 가다
그녀와 보낸 한국에서의 2주, 그 마지막 날. 그녀는 서울에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티켓을 끊었다. 다행이 그 날, 날씨가 맑았고 미세먼지도 적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 안내원들은 우리 둘을 사진에 담기 위해 포즈를 취하게 했다. 나중에 사진을 구입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리라. 엘리베이터 안내를 맡은 여직원들의 표정이 왠지 안 되어 보인다. 어두운 곳에서 하루종일 일해서 왠지 우울할 거 같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깔끔한 옷차림에 능숙한 말투로 우리를 안내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심심하지 않게 사방에 스크린에서 비디오가 상영되었다. 다 올라와 보니 서울이 눈 앞에 펼쳐진다. 그녀와 함께 왔기에 즐거웠지. 혼자 왔다면 그 재미가 절반 이하로 줄었을 것이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약 1시간..
2020.12.21 -
[수필] 벌레와 오래 살다 보니
벌레와 오래 살다 보니 내 방 벽에는 기어다니는 벌레가 가끔 출몰한다. 처음 목격한 것은 아마도 언 7년 전 즈음으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나 싶다. 그 생김새가 정말 징그럽고 민첩하기 까지 했다. 보이는 대로 사전이나 수첩으로 쳐서 짜부를 시켰는데… 여기서 잠깐, 짜부가 어찌 보면 일본어 같은데 검색을 해 보니 찌부러지다, 짜부러지다와 연관된 표준어라고 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끊임없이 나타나는 그 이름 모를 벌레가 최근에도 벽에 스스로 나타났다. 며칠 전 밤엔 오른쪽 귓속에서 부스럭 소리가 나서 잠을 깬 적이 있는데 그 날 하루 종일 내 귓속에 벌레가 들어갔나? 불안해 졌다. 하지만 귓밥을 파고 이틀이 지나자 더 이상 부스럭 소리가 나지 않아 안심을 했다. 어쩌면 그 벌레가 내 귓속에서 초상을 치..
2020.09.02 -
코로나 이 적막함에 나비가 찾아와 말을 걸다
코로나 이 적막함에 나비가 찾아와 말을 걸다 얼마 전 나는 유튜브에 나 같은 40대 노총각이 있나 보려고 검색을 했다. 그런데 눈에 확 띠게 촌스럽고 허술해 보이는 썸네일의 영상이 “독거 노총각”이라는 이름으로 올라왔다. 나는 아무 주저함 없이, 그러니까 클릭 율 100%로 그 영상을 클릭했다. 그 영상의 내용은 별거 없었다. 남자 혼자 장 봐 와서 너저분한 방에 홀로 앉아 라면 끓여 먹으며 정말 할 일이 없는지 영수증 내역까지 하나하나 읊어 주는 영상이었다. 그 영상 외에도 나는 수 편을 연달아 보고 뭔가 팍 느낌이 와서 구독을 눌렀다. 그의 구독자수는 만 명이 훌쩍 넘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채널이었다. 그에 비하면 내 채널, 짭짤한 시인은 일 년이 넘도록 구독자 이제 겨우 서른 명 밖에 안 되는 ..
2020.05.25 -
구글 애드센스(Adsense) 광고 정지를 당하다
애드센스 광고 정지를 당하다 티스토리 블로그와 커뮤니티 웹사이트에 애드센스 광고를 붙여 수익을 내고자 시도한지 3년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약 한 달 전 무효 트래픽이 확인되었다면서 광고 정지 처분을 받았다. 구글링해서 알아 보니 약 한 달 후면 다시 정상화 될 거라 해서 앞으로 몇 일 후면 다시 광고배너가 내 블로그와 웹사이트에 나타나리라 기대하고 있다. 광고정지를 당한 이유는 구글측에서 내가 제 3자에게 광고 클릭을 부탁하거나 유도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게 그럴 것이 어느 날 내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광고클릭을 백 번 이상 한 것을 통계 페이지에서 확인 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 누군가는 나를 아는 사람 일거 같은데 나로 하여금 돈을 벌게 해 주기 위해서 일부러 그런 거 같다..
2020.05.20 -
[감상문] 물증이 있는 삶은 행복하다 – 박상우 시인
[감상문] 물증이 있는 삶은 행복하다 – 박상우 시인 기억과 사진 머릿속에 기억은 사라질 수 있다. 건망증으로 치매로.. 이 삶은 소중하다. 그래서 시인은 기억만으로는 섭섭하다고 말한다. 100년 동안 간직해야 한다고 말한다. 소중한 추억을 사진첩에 껴 놓고 물증으로 남겨야 한다. ---- 차용증서 있는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다. 당신의 유방, 당신의 마음을 잠시 차용하여 쓸 뿐이다. 또한 나의 불알, 나의 마음을 당신에게 아름다운 포장지에 싸서 줄 테니 차용증서나 써 놓고 가져 가시오. 유방, 불알, 마음 이란 서로 나누는 추억의 내용 또한 차용증서라는 물증, 즉 흔적이라도 남겨야 한다. 왜냐하면 섭섭하니까. ---- 출생신고서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출생신고와 같은 물증이 따라온다. 그런 물증이 없이는..
2020.05.08 -
나는 왜 구독자가 늘지 않을까?
나는 왜 구독자가 늘지 않을까? 나는 좀 심각한 사람이다. 그래서 머리가 아프다. 물리적인 머리가 아닌 심리적인 머리가… 머리가 벗어졌다. “존재를 위한 존재” 라는 제목 얼마나 골치 아픈가? 이런 ‘시’를 사람들에게 읽으라고, 아니 들으라고 올리니 사람들이 듣다가 나가지? 방금, 내 나이 또래 40대 독거 노총각 유튜버 구독했다. 어느 누구의 댓글을 보니, B급도 아닌 C급이지만 진솔해서 구독한다고 한다. 그의 동영상을 세 편 보았다. 철자법도 간혹 틀리는 엉성한 영상이지만 킥킥 웃으며 보았다. 어쩌면 구석 구석 틀린 철자법이 설정 일 수도 있다. 그의 구독자는 만 명이 훌쩍 넘었다. 나는 2020년 4월 20일 현재,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일 년, 고작 26명 달성. 그 스물 여섯 분은 정말 독특한 취..
2020.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