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한 문학(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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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수필] 동해를 East Sea라고 말하는 일본손님, 다케이
아주 오랜만에 단골 이었던 일본 손님, 다케이가 오늘 아들과 아내를 데리고 우리가게에 왔다. 원래 드라이클린만 가져오던 손님인데 언젠가부터 우리가게가 드라이클린을 안하고 옷수선만 한 이후로 이 손님은 발길을 끊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오늘 왠 일로 왔는데 다름아닌 어린 아들 셔츠 안쪽에 꺼끌꺼끌한 플라스틱 같은게 딱 달라붙어 있어서 그걸 떼러 온 것이다. 이미 그걸 떼려고 시도를 했는지 약간 상처가 나 있었다. 아무래도 부드러운 천을 안쪽에 데고 박아 주는 게 나을 거 같아 그렇게 해서 주었다. 어린 아들이 입어 보곤 괜찮은지 고개를 끄덕인다. 다케이는 동해를 Sea of Japan이 아니라 East Sea라고 말해 줄 정도로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다. 비록 그는 일본계이고 나는 한국계이지만 우린 ..
2024.07.21 -
[한국방문기] 아내는 나의 무엇을 보고 신기했나?
아내는 나의 무엇을 보고 신기했나? 미국에 사는 나, 한국에 있는 아내를 1년에 한 번, 약 3주간 만나러 간다. 올해 2024년 프람이 막 끝나는 5월에 우리 옷수선 가게는 손님들에게 미리 문자를 보내어 6월 한달간 임시휴업임을 알리고 구글과 옐프에도 미리 6월 한달 문 닫는다는 걸 표시를 해야했다. 그렇게 한달이라는 장시간의 휴가를 준비하고 떠난 한국행. 이번이 아내와의 상봉 4번째다. 이번에 아내는 제주여행을 계획해 놓았다. 약 10일간의 제주여행 그리고 서울 아파트 집에서 머물며 아내와 나는 푹 쉬었다. 아내는 두 아들을 키우기 위해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일을 하다가 내가 한국에 오게 되면 같이 휴가를 보내게 된다. 대중교통이 영 쉬원치 않은 미국에서 오래 산 나로선 서울의 버스와 지하철은 정말 ..
2024.06.29 -
[e시] 아내와의 잠자리
아내와의 잠자리 5분, 아니 10분이 지나도잠 들기 힘든 남편과 달리 5초도 안 되어잠이 드는 아내의단순함에 놀라는 남편 혈액형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마는O형 아내의 무던함에다소 예민한 AB형 남편이 안식을 누린다그런 아내는 남편의 세계를 즐긴다 레드 썬 최면도 필요 없이바로 가 버리는 아내의 코 고는 소리가이제 서서히 저 멀리 뱃고동 소리로들려올 즈음 아내의 큰 배를 따라노를 저어 저 멀리꿈섬에 정박한다 2024. 6. 15 토
2024.06.17 -
[e시조] 조카딸의 닭요리
조카딸의 닭요리 할머니 삼촌 위해닭요리 준비하는 열 여덟 조카 제인 어느새 대학 가네 닭다리 한 입 맛보니시집 가도 되겠네 2024. 5. 14 ---- 동생네 식구가 멤피스로 이사가고내쉬빌 본가에 남기고 간 조카 제인그림은 섬세하게 잘 그리지만하도 털털해서 실수를 많이하여걱정된다. 고등학교 졸업반인 제인이를 위해어머니가 도시락도 싸주고끼니도 다 챙겨 주다가힘들어 하는 할머니를 위해제인이가 닭요리를 그럴싸하게 했다. 먹어보니 약간 매콤하니 맛있다.운전도 하고요리도 하고대학도 가는 제인이 이제 시집갈 일만 남았다.
2024.05.15 -
속담, "못 먹는 감 찔러 나 본다." 를 곱씹어 본다.
못 먹는 감 찔러 나 본다 이 속담을 첨 들었을 때, 너무 안 익어서 먹지 못하는 감을 홧김에 찔러본다는 뜻으로 오해했다. 하지만 이 속담의 뜻은, 잘 익었지만 나의 것이 아니어서 먹지 못하자 그 감 임자의 입으로 들어갈 것에 심술이 나서 그 감을 찔러본다는 뜻이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 운동장에서 반 친구들 이랑 야구를 하는데 동생도 따라와서 같이 놀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던 약간 질이 안 좋은 다른 반 아이가 같이 놀자며 다가왔다. 하지만 인원수가 맞지 않아 안된다고 하자 얼마 후 그 아이가 저 멀리서 돌을 우리 쪽으로 던져 내 동생의 코에 정통으로 맞아 크게 다친 적이 있다. 이런 경우가 못 먹는 감 찔러 나 본다가 해당이 되려나? 그 돌 던진 아이는 너무 가난한 집 아들이었고 결국 치료비는 우..
2024.05.14 -
[e수필] 배심원 자리에서 잘린 어머니 - 영어 못해도 살아가는 미국
배심원 자리에서 잘린 어머니 2024년 들어 딱 80세 이신 어머니 앞으로 썸너 카운티 법원에서 한 통의 편지가 왔다. 그건 다름아닌 배심원으로 선택 되었으니 별 일 없으면 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무엇보다 어머니는 헬로우, 땡큐만으로 30여년 미국 이민생활을 버티신 분인데 법원에 배심원이 되어 그 어려운 재판을 듣고 판단을 해 달라니 법원에서 잘못 짚었다 생각했다. 답장을 곧 해야 할 거 같아서 부랴부랴 어머니 담당의사의 소견서를 받아 왔다. 그 법원 편지를 자세히 읽어보니 스캔을 해서 이메일로 보내 달라고 해서 집에 있는 스캐너로 소견서를 스캔하여 보냈다. 법원에서는 배심원으로 선택된 사람이 75세 이상이고 신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은 의사의 소견서를 보내어 할 수 없음을 밝혀 달라고 한 것이..
2024.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