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한 문학(428)
-
[e시] 51세 즈음에 - 독거노총각님께 드리는 시
51세 즈음에 나 이제 나이 좀 먹었네 옛날 같으면 손주 볼 나이 재작년 혼인신고 하자마자 순식간에 얻은 장성한 두 아들 공교롭게도 성씨마저 같다 나 이제 나이 먹을 만큼 먹었네 옛날 같으면 인생 정리할 나이 이 시대에 태어난 건 행운일까 므두셀라(מְתוּשֶׁלַח) 영감님 때가 훨 나았나? 고이 죽을 수만 있다면 그걸로 오케이(Okay) 세상은 한바탕 가을 운동회 차전놀이 흙먼지 뒤집어 쓰고 집에 돌아와 씻고 잠들면 꿀잠 죽음이 그 꿀잠과 같다면 그렇게 두렵지만은 않을텐데… 아니, 이 삶이 어쩌면 저 세상에서의 달콤한 꿈? 가끔 악몽도.... 하지만 옛날 뒷간에서 떨어지는 대변소리는 너무도 리얼(Real)했다 철푸덕! 2024. 1. 8 사진 출처: pixabay.com
2024.01.09 -
[e시] 윤석열대통령께 드리는 시 - 춘천 반공회관
춘천 반공회관 80년대, 국민학교 시절, 줄을 맞추어 반 별로 찾아간 반공회관 소양로 이디오피아 참전 기념비를 지나 공지천 다리를 건너 넓게 펼쳐진 소양강을 내려다 보는 언덕 위 반공회관 가는 길 심심찮게 침투하는 무장공비 회관 앞마당에 펼쳐놓은 무기들 이승복 어린이의 찢어진 입가에 혈흔이 우리의 가슴에 묻었다 반공으로 정신무장하고 바로 옆 달려간 아름다운 갈색 건물 어린이 회관 신나게 뛰어놀며 마징가 제트를 관람하고 소양강변 내리막길을 걸어 학교로 거리에 시민들은 긴장을 숨기고 평화롭게 두부를 산다 사과를 고른다 2024. 1. 5
2024.01.06 -
[e시] 떡만두국 - 2024년 새해 첫 날 하루종일 배가 부르다
떡만두국 새해 첫날 아침 신년예배 후 친교실에서 배급받은 떡국 4인분 2개를 동생 식구 다섯과 엄니, 나 총 일곱 식구가 직접 빚은 만두와 곁들여 떡만두국을 끓여 먹으며 한 살 더 먹었다 조상님들이 떡국을 언제부터 드셨는지 모르나 나이를 먹는다는건 떡국을 먹고 새해를 건강하게 시작하고자 하는 바람 게다가 만두를 넣었으니 그 맛은 배가 된다 최근 속회모임에 각자 가져올 음식을 카톡에 남기는데 어떤 분은 쟁반 막국수 어떤 분은 파스타 어떤 분은 갈비 나는 배를 가져간다고 하니 인도자님 부인이 음식이 들어가는 날씬 배냐고 농담을 건네신다 모임에 가져가 깎아 먹으니 다들 달고 맛있다고 한다 내 입엔 밍밍한데 배려의 립서비스일까 진짜 달아서일까 오늘은 하루종일 배가 부르다 2024. 1. 1
2024.01.02 -
[e시조] 우울의 처방전 - 우울할 때 내 마음을 끄적여 보자
우울의 처방전 삶 의욕 떨어지고 게으름 충만하니 이 몸도 천근만근 손끝도 까딱 없어 산송장 겨우 추스려 끄적이는 처방전 ---- 2019. 3. 11 Prescription of depressive mind Desire of life falling down laziness filling up This body also too heavy Hate to move my finger The living dead barely sits up Jotting down prescription ---- 끄적이는 처방전 : 우울한 내 자신이 직접 내 마음을 끄적이는 글
2023.12.04 -
[e수필] 망상에 대한 소고 - 망상의 긍정적인 면 찾아보기
망상에 대한 소고 현미경과 망원경 중 망원경에 가깝다. 그것은 떡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꼴이다. 좀 성급한 편이고 분석적이기 보다는 직관적이다. 문득 스친 생각에 꽂혀 그 생각에 매몰되어 다른 생각을 잘 하지 못한다. 이러한 것은 비현실적인 생각으로 이어지고 의학적으로는 망상이라 한다. 현실이 의식적이고 표면적이라면 망상은 무의식적이고 심층적이다. 망상이 엉뚱하고 사실과 거리가 멀다해도 망상은 현실의 그림자로서 현실이 놓치고 있는 삶의 문제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수면중 경험하는 꿈은 비현실적이며 대개 엉뚱하다. 그것은 망상과 비슷한 무의식적 경험이다. 어쩌면 망상은 깨어있는 중에 경험하는 꿈일 수 있다. 망상은 수면부족일 경우 잘 나타난다. 그건 의식중의 꿈이라는 걸 뒷받침..
2023.10.05 -
[e시조] 꼬마 조카의 감사인사
꼬마 조카의 감사인사 할미가 큰 맘 먹고 거금을 깨어 산 것 다섯 포 놀이 모래 삼촌이 낑낑 옮겨 조카는 삼촌만 감사 할미 돈은 안 보여 2023. 9. 13
2023.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