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한 문학(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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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수필] 우리 집안의 두목, 대니
우리 집안의 두목, 대니 네 살 박이 조카 대니가 난 생 첨으로 여름성경학교에 갔다. 시간이 되어 제수씨가 대니를 데리러 갔는데 대니가 팔짱을 꽉 끼고 씩씩거리며 의자에 앉아있었다고 한다. 놀란 제수씨가 선생님께 여쭤보니 첫 날 오리엔테이션에 오지 못한 대니가 명찰을 반납해야 한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고 명찰을 뺏으려 하는 선생님에게 대항하는 모습이었던 것이다. 한참을 선생님과 대니가 옥신각신 신경전을 벌이다가 엄마가 나타나 겨우 이해시킨 것이다. 대니 입장에서는 줬던걸 다시 뺏으려 하니 부당하다고 생각 했을 것이다. 늦둥이에 위로 두 누나가 있고 온가족의 관심을 받는 대니는 애기 때부터 일곱 식구와의 관계로 다져진 사회성으로 성경학교 선생님과 신경전을 벌일 만큼 네 살 짜리 답지 않은 것이다. 선생님께 ..
2023.06.03 -
[e수필] 넝쿨의 생사는 인간의 생각에 달려있다
예전엔 간판을 기어 오르는 넝쿨의 줄기를 싹둑 잘라 간판이 보이게끔 했는데 올해는 왠지 멋있어 보여 그냥 두었다. 그랬더니 간판의 1/3을 가려서 손님들이 간판을 알아볼 수 있을까 걱정을 좀 했는데 이번에는 그냥 두기로 했다. 좀 가렸어도 어떤 직종인지 추측할 정도는 되고 어떤 신비감을 자아내어 오히려 신비주의 마케팅이 될 수도 있을 거 같았다. 노골적으로 다 보여 주는 것 보다 어느 정도 가린 것이 더 궁금증을 유발하고 눈에 잘 들어온다. 간판을 덮은 넝쿨은 아마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올해는 왜 안 자르지? 그 이유를 안다면 간판을 더 멋지게 홍보하려고 넝쿨의 방향을 잘 조절해 줄까? 넝쿨의 생사는 인간의 생각에 달려 있다. 2023. 5. 26
2023.05.26 -
[e수필] 분통 터진 개근상
분통 터진 개근상 때는 1980년대 초 중반, 두 살 아래 남동생 성주는 누나와 형과 달리 없는 형편이지만 유치원에 다니게 되었다. 그 이유는 이웃 친구 제상이 엄마가 동네에서 멀지 않은 DG유치원에 아들이 단짝 친구 성주와 함께 유치원에 다니기를 원했기 때문에 성주 엄마를 설득했기 때문이다. 제상이 엄마는 성주엄마의 형편이 그렇게 좋지 않은 지 알리 만무했다. 성주 엄마는 자존심도 있고 막내 아들이라도 유치원에 보내자는 마음으로 그 DG유치원에 등록을 시켰다. 어린 성주는 엄마가 무리를 한다는 걸 아는지 몸살이 나도 꾹 참고 성실하게 유치원에 다녀서 출석 도장을 하나도 빼 놓지 않고 다 받는 억척을 보였다. 반면 단짝 제상이는 꾀병을 부리다 등교하는 날 보다 결석하는 날이 더 많았다. 어느 날 유치원에..
2023.05.25 -
[e시조] 신기루 신앙 / The mirage faith
신기루 신앙 닿을 듯 저 멀리에 좌정하신 절대자여 깨달을 듯 알 수 없는 미지의 창조주여 당신의 그 영원함에 의지하게 됩니다 2023. 4. 20 The mirage faith As far away as I can reach You're the absolute one Beyond recognition The Creator of the Unknown In your eternity I rely on you --- Translation by Papago.Naver
2023.04.20 -
[e시] 카톡 부부 - 우리가 만난건 첨단 기술 덕분
카톡 부부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서쪽은 아내 동쪽은 남편 애초에 만나기를 인터넷 그물에 걸린 아내 아니 그 그물에서 건져진 남편 블로그, 유튜브는 중매쟁이 카톡은 발 빠른 배달부 사십, 아니 거의 오십 평생 서로 만날 수 없는 거리 아니, 이 손 핸폰에 있었지 맞어, 우린 아주 가까이 있었는데 서로 클릭이 어긋났을 뿐 독거노총각 아내가 그 양반 검색하다 내 블로그를 클릭 할줄이야 그 양반 언제 만나면 술 한잔 사야겠어 2023. 4. 12 KakaoTalk Couple With the Pacific in between, The west is where the wife is, And the east is where the husband resides. Originally, we were meant to m..
2023.04.13 -
[e수필] 두 손님의 차이 - 의외로 흑인손님이 백인손님보다 오히려 좋을 때가 있다
두 손님의 차이 예전에 어느 평범한 흑인 손님 바지 테이퍼링을 하기위해 입은 상태에서 핀을 다 꼽고 커튼을 닫으려는데 생각이 바뀌었는지 하지 않는게 좋겠다고 하여 핀을 다시 다 뺀 적이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흑인손님이 수고비로 10불을 주고갔다. 그렇게 부자도 아닌 그 흑인손님 참 경우가 밝고 양심적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어느 중년 백인 여자손님이 거대한 웨딩드레스를 가져와 어머니가 핀을 꼽는 과정에서 그 손님의 까다로운 요구에 맞게 다섯 번이나 고쳐가며 핀을 꽂는 수고를 했다. 가슴부위는 거의 맞는데 꽉 맞기를 원하는지 거기도 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구슬이 박혀있어서 할 수 없다고 하자 찜찜해 했다. 그렇게 거의 2, 30분의 시간이 흘러 그 손님은 그 드레스를 맡기고 갔다. 그런데 잠시후..
2023.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