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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애만 놓고 가지요
사슴, 애만 놓고 가지요 뒤뜰에 계시던 우리 엄마가 화들짝 놀라며 집으로 뛰어 들어 오신다. 바로 집 뒤뜰 나무 밑에 갓 태어난 아기 사슴이 혼자 엎어져 있는 것이다. 우리집 뒤뜰엔 사슴 같은 동물이 가끔 와서는 엄마가 가꾸시는 텃밭을 망가뜨리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몸까지 풀고 간 것이다. 어미 사슴이 급했는지 새끼를 사람 사는 곳에 겁도 없이 놔 놓은 것이다. 동생이 잔디를 깎고 남은 풀을 나무 밑에 부어 놓았는데 그 풀 이불 위에 편안히 엎어져 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아기 사슴 곁으로 다가가도 아기 사슴은 위협을 못 느끼는지 가만히 있다. 처음에 우린 새끼가 장애가 있어서 어미 사슴이 버리고 간 줄 알았다. 그래서 동물보호소(Animal Control)에 전화 했더니 하루 안에 어미가 새끼를 데리..
2019.06.12 -
백일떡
백일떡 늦둥이 막내아들 순하게 고이 자고 하얗게 뽀송뽀송 백설기 맛있는데 살 오른 아기 궁뎅이 떡이 되어 나누네 ---- 어쩌면 좀 엽기적일 수 있으나 너무 귀여운 아기를 깨물어주고 싶은 인간의 원초적인 동물적 심리를 인간적인 떡으로 순화시킨 백일떡
2019.06.10 -
앓느니 죽지
앓느니 죽지 새 종업원 허양 어리버리 허양 주인 아줌마 장여사 야무진 장여사 서툰 허양의 손등을 툭 치며 앓느니 죽지 그냥 내가 하지 해고 될까 전전긍긍 더 열심인 허양 더 많은 실수 아따 그렇게 하면 안되지 앓느니 죽지 내가 하지 매일 죽는 장여사 실수 투성 허양 죽고 죽고 죽다보니 어느새 숙달된 허양의 손 이제 좀 살겠다 자 해봐 --- 2017. 2. 2
2019.06.05 -
어느 여름 저녁에
어느 여름 저녁에 땀 냄새 모락모락 푹푹한 여름 저녁 김치에 식은 밥이 시장 끼 달래 주고 시 한 편 읽고 써 보는 여유부림 사는 맛 One summer evening Smell of sweat steam Hot and humid evening Rice with kimchi is Good for empty belly Reading and writing a poem Taste of living relaxed -- 인간은 육체적인 존재 이 전에 영적인 존재 입니다. 육체가 죽어서 썩어져도 우리의 영은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육체가 살아 있는 동안에도 우리의 영이 건강하면 육체도 살아 납니다. “네 영혼이 잘 됨 같이 너희 범사가 잘 되고..” 영(Spirit)은 육체가 있도록 하는 근본입니다. 설계도(Blu..
2019.05.24 -
날씨와 골프대회
날씨와 골프대회 취소 되었다 한치 앞도 모르는 인간의 계획 비가 죽죽 내리니 골프는 다 쳤다 한 달 후 다시 시작된 골프대회 하늘도 참 짓궂지 바람이 세차게 불며 비가 쏴 인간의 오기 골프대회는 그대로 강행 비를 맞으며 휘두르는 장타의 맛 그 맛에 하늘도 물장난을 멈추고 골프대회를 말리는 대신에 사람들의 젖은 옷을 말린다 높은 하늘에 휙 골프공이 솟는다 하늘이 졌다 ---- 2019. 5. 19 하늘은 그럴 의도가 없겠으나 하늘 아래 사람들은 하늘을 의인화하여 원치 않은 날씨에 심술궂은 하늘이라고 하기도 하고 좋은 날씨에 하늘이 도와준다고도 한다. 어쨌든 이 모든 만물 안에 인간은 해, 달, 구름, 바람 등과 상호작용을 하며 상상을 해 왔고 꿈을 키워 왔다. 이 모든 만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상상하는 ..
2019.05.20 -
안구 건조증 - Dry eyes
안구 건조증 마음의 창이던가 갈색의 영롱한 눈 첨단의 볼 것 천지 흐릿한 시력감퇴 안약을 뚝뚝 떨구며 응시하는 스크린 --- Dry eyes Eyes are windows of heart Sparkling brown eyes Cutting edge many to see Blurred eye weakness Dropping artificial tears Staring screen ---- 2017. 2. 24 [13:15] 완연한 봄 눈을 깜빡입니다. 눈물로 건조한 눈알을 적십니다. 마음의 창이라는 눈이 스마트폰 컴퓨터의 스크린을 응시하느라 다른 사람의 마음을 볼 겨를이 없습니다. 스크린에 빼앗긴 마음, 눈을 돌려 주위를 봅니다. 사춘기에 접어들어 요즘 부쩍 말수가 준 조카 J 거리에 쩔뚝거리는 홈리스의 ..
2019.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