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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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일기] :: 아무 글이나 적어보자
감동과 깨달음이 있을 때 엔돌핀의 수천배 효과가 있다는 다이돌핀이 분비된다는데 요즘, 아니 한동안 나는 아메바, 플라나리아와 같이 무의미한 삶을 살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든다. 그렇게 말하면 아메바가 기분 나쁘겠지만, 아메바는 그런 기분을 느낄 수나 있으려나? 하루하루 산다는 말보다 하루하루 살아낸다. 라는 말을 하는 세상이다. 잘 살던 못 살던 하루를 살아 냈다는 것만으로 칭찬해 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잘 벼텼다는 말이다.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그래선지 나의 자존감이 바닥에서 놀았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나의 의식이 살아나고 나의 가치가 올라가는 느낌인데 왠지 글 쓰기가 귀찮았다. 워드에 써서 블로그에 옮겨 왔었는데 지금부턴 바로 블로그에 적는다. 그러니 훨씬 글쓰기에 긴장감이 생긴다. 오늘의 나..
2021.04.25 -
[미국 옷수선 일기] :: 그 저주받은 가격, $13.66
$13.66 그 저주받은 가격 우리 가게에서 일반 바지단 줄이는 것은 $13에 세금 붙여서 $14.20이다. 그런데 언제 부턴가 좀 비싼 감이 있어 $12.50에 세금을 붙여 $13.66을 받았다. 찾아가는 손님에게 "Thirteen Sixty Six!"하며 크래딧 카드를 기다리는데 왠지 공기가 싸늘하다. 가격을 낮추었지만 가격의 숫자가 영 꺼림직 한지 손님들의 인상이 그리 좋지만은 않은 것이다. 갈랜드라는 중년의 손님이 있는데 "Thirteen?!"하며 되 묻곤 했다. 미국사람들은 "13"이라는 숫자와 "666"이라는 숫자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다는 걸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가격을 낮추면 좋아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 전 가격이 낫겠다. 이 저주받은 "13"이라는 숫자는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
2021.03.14 -
[ 미국 옷수선 일기 ] :: 성조기를 걸며 마음엔 태극기를...
성조기를 걸며 마음엔 태극기를 미국에 사는 한인으로서 3.1절을 맞이하여 가게 문 옆에 태극기를 달 수는 없고 옆 가게에서 준 성조기를 달았다. 성조기를 꽂으면서도 태극기를 다는 심정으로…. 거의 매일 옆 가게에서는 성조기를 달았는데 3월 1일 이후로 우리 가게에서 성조기를 달자 옆가게에서 국기 다는 것을 소홀히 한다. 우리가 국기를 다니 옆가게에서 그만큼 신경을 덜 쓰는 것이다. 3.1절 이후로 이제 매일 국기를 단다. 미국에서 단독으로 태극기를 다는 것은 불법이다. 비록 성조기를 달지만 마음으론 태극기도 함께 단다. 우리 가게 안에는 주한미군이었던 동생이 가져온 파주 삼팔선 철사 기념품을 벽에 달고 성조기와 태극기 패치를 붙였다. 손님들이 관심있게 들여 다 보기도 한다. 오래 전 어떤 낯선 사람이 전..
2021.03.11 -
[미국 옷수선 일기] :: 만사가 예사롭지 않다
만사가 예사롭지 않다 3월 4일인 어제만 해도 봄 인양 따뜻했는데 오늘은 오후에도 제법 쌀쌀했다. 점심 후 한 시간이 지났을까? 가게문을 빼꼼히 열고 어느 누추한 남자가 움추린 몸으로 홈리스라면서 뭐라고 나에게 말을 건다. 당연히 돈을 달라고 하나보다 하고 돈 통을 여는데 돈이 아니라 남는 자켓이나 스웨터 있으면 달라는 것이었다. 두 달 전이었을까? 어머니가 실수로 기장을 3인치나 더 자른 케시미어 난방이 구석에 걸려 있다는 걸 어머니가 기억하시곤 그 옷을 그 홈리스에게 전달하신다. 초콜릿 견과류 :: $28.44 좀 땡강했지만 그 홈리스에게 어느 정도 추위를 견딜 수 있어 보였다. 그 옷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오랫동안 걸어만 놓았는데 임자를 만나 기분이 좋았다. 어머니의 실수로 옷값을 물어 주었지만 ..
2021.03.06 -
[미국 옷수선 일기] :: 조폭손님의 No 마스크
조폭손님의 No 마스크 조폭은 아니겠지만 요즘 온 몸에 문신을 한 거구의 남자들이 우리 가게에 자주 출몰을 한다. 차에서 내리는 그 손님의 얼굴에 마스크가 없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그 손님을 향해 습관적으로, “Do you have a mask, please?” 하며 마스크를 써 달라고 요구했다. 어제 이미 마지막 남은 마스크를 어떤 손님에게 주었기에 이 손님이 마스크가 없으면 어쩔 수 없이 이 손님의 비말을 마셔야 했다. 다행이도 그 손님이 다시 차로 간다. “쉿(Shit)!!”을 한다. 총을 가지러 가나? 내가 가진 무기는 한국에서 배웠던 태껸 무료강습 4개월과 미국에서 배운 태권도 노란띠와 내쉬빌 텍 다닐 때 교양과목으로 들었던 가라데 1학점이 전부였다. 오십을 바라보는 이 몸, 삐걱삐걱하다. 창..
2021.02.21 -
[미국 옷수선 일기] :: 그 손님을 믿어야 하나
옷수선 일기 : 그 손님을 믿어야 하나 :: 010 어제 어떤 손님에게서 문자가 왔다. 약 한 달 전 청바지 허리 두 개를 했는데 여전히 좀 크다는 것이다. 데이터 베이스를 조회 해 보니 거의 두 달이 되어간다. 지금 3월이 되어 가는데 연초에 왔던 손님이다. 초콜릿 견과류 :: $28.44 말로는 옷을 해 오고 일 때문에 여태 입어보지 않다가 최근 입었는데 아직 좀 크다며 다시 해 달라고 한다. 그 당시 그 손님이 가격 가지고 쥐어 짰던 기억이 난다. 청바지 허리 하기가 힘이 든 것인데 어느 베트남 손님은 웃으면서 라도 깎아 달라고 하지, 이 손님은 아주 험한 얼굴로 덥석 주서 먹을 기세로 깎아 달라고 덤비니 일은 일대로 힘들고 대가는 억울하고. 그래도 일이 한가하여 그 손님이 원하는 가격에 했었다. ..
2021.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