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55)
-
코로나19, 위기 속 기회를 건지다
코로나19, 위기 속 기회를 건지다 조울러의 마음일기, 작년 11월에 시작했다가 네 편 쓰고 중단 됐는데 2020년 올해 한창 코로나19가 전세계에 한창인 4월 9일, 다시 시작한다. 작년 이 일기를 시작할 때는 마음이 힘들고 우울했는데 요즘은 정말 괜찮다. 그 괜찮은 이유가 코로나19로 가게일을 하지 못하고 여가시간이 많아져서 일까? 돈을 벌지 못하니 그동안 모은 돈 까먹어야 겠지만 아무튼 삶의 질은 너무 좋아졌다. 게다가 이 지역 병원과 양로원 등에 마스크를 기부하게 되어 가게에서 어머니와 옷수선이 아닌 마스크를 만들고 있으니 의미 있는 일에 마음이 뿌듯해 선가? 매일 기분이 괜찮다. 안 될 말이지만 이런 상황이 수 개월 지속되면 좋겠다. 다만 온라인으로 일을 하여 수입을 만들 필요가 있다. 몇 년 ..
2020.04.10 -
미국 옷수선집, 마스크 공장이 되다
옷수선집, 마스크 공장이 되다 세상이 뒤집어 졌다. 코.. 머시기 때문에 온 세상이 힘들다. 우리 옷수선집도 임시휴업에 들어간지 2주가 넘어 간다. 세탁소는 필수업종이라서 영업을 해도 되는 사업이라지만 세탁소와 형제지간인 옷수선집은 내 생각에 필수업종은 아닌 것 같아 문을 닫았다. 그런데 이 시국에 가게 문을 잠근 체 어머니와 함께 안 하던 일을 하고 있다. 그 일은 바로 마스크 제작. 이 미국은 절대적으로 마스크가 부족하다. 일주일 전인가? 우리 손님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이 지역 여러 병원에 마스크 조달을 담당한 사람인데 마스크 300개를 만들어 기부해 줄 수 있는지 묻는 문자였다. 무기한 휴업상태에 들어가서 재정적으로 절약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 지역사회를 살리는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되어 흔쾌히 ..
2020.04.03 -
코로나19와 우리 옷수선가게
코로나19와 우리 옷수선가게 아마도 3월로 접어 들면서 였던가? 가게에서 일 하는 하루 하루의 느낌이 점점 달라지다가 19일인 어제와 20일인 오늘을 겪으며 코로나19로 인한 이곳 사회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급격히 느끼기 시작했다. 유튜브를 켜 놓고 일하는 옷수선집 환경은 일 하면서 세상 분위기와 상황을 그때 그때 알게 해 준다. 또한 손님들의 표정과 상태를 보니 어제와 오늘,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제 까지만 해도 손님 중에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이 없었는데 오늘은 두 명이나 마스크를 착용한 것이다. 손님도 오전에 몇 명 왔을 뿐 오후엔 거의 오지 않았다. 막바지 6시 퇴근시간 20분 남겨 놓고 한 사람이 들어 왔는데 가끔 우리 가게를 찾아오는 홈리스였다. 글쎄 홈리스인지 확실히 모르나 우..
2020.03.21 -
[미국 옷수선 이야기] 말 한마디 잘 했더니
말 한마디 잘 했더니 예전에 우리 옷수선 가게 손님 패딩 잠바 어깨에 동그란 패치를 달아 준 적이 있는데 최근에 다시 달아 달라고 가져 온 적이 있다. 잠바 재질이 얇아 패치를 떼었다 다시 달면 상처가 남을 게 뻔 했다. 그 손님은 이 패치 무늬 방향이 어깨 선의 각도와 같아야 하지 않냐며 다시 가져 온 것이다. 다시 일을 하기 애매한 일이라 어떻게 말을 할까 잠시 궁리하던 끝에 반짝하고 생각이 떠 올랐다. 어깨에 다는 패치는 패치의 문양이 팔의 방향과 각도가 같아야 하고 어깨선은 그 패치의 중앙을 맞추기 위한 것 뿐이라고 일러 주었다. 사실 우리 가게에서 패치 달 때 거의 모든 경우에 경찰 유니폼이든 군복이든 그 방법으로 패치를 달아 왔기에 그렇게 말할 수 있었다. 그 손님도 내 말에 수긍이 갔는지 낯..
2020.01.20 -
동생이 경찰서로 달려간 이유
동생이 경찰서로 달려 간 이유 며칠 전 이곳 경찰 한 명이 도망자를 쫓아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하여 사망하였다는 기사가 떴다. 그 경찰은 겨우 서른 한 살 밖에 되지 않는 세 살 짜리 아이의 아빠였다. 얼굴사진을 보니 언뜻 낯이 익은 듯 했다. 이름도 그리 생소하지 않아 우리 옷수선 가게 손님 데이터 베이스를 조회하니 똑 같은 이름이 나왔다. 그런데 그 손님 옷이 아직 찾아가지 않은 채 옷걸이에 걸려 있고 액수도 101불이나 되었다. 옷 고치느라 수고는 하였으나 이미 운명을 달리한 손님이니 혹시나 가족이 찾으러 오면 절반만 받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동생이 그 죽은 경찰이 우리 손님이고 101불이나 되는 청구액의 옷을 찾아가지 않았다는 걸 알고는 그 옷을 경찰서에 가져가야 한다고 열을 올린다. 경찰들은 대개..
2020.01.10 -
조울증, 그 32년 동안의 고통
마음의 위기 거의 3주째이다. 이럴 때마다 나의 신앙도 함께 추락한다. 신앙이 좋으면 이 마음도 잘 다스릴 수 있을까. 마음의 위기, 신앙의 위기에 매주 성가대를 선다는 것이 괴롭다. 찬양이라는 것은 기쁨으로 환한 얼굴로 불러야 하는데 아마도 나는 마음 속 괴로움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난 채 성가대를 섰을 것이다. 성가 악보에는 기뻐하라는 가사가 반복되고 그 가사를 부를 수록 마음과 입이 따로 노는 그 이중성에 더 우울해 지기까지 했다. 성가연습 도중 오른쪽 옆에 오래도록 가까운 사이인 K권사님(나보다 2살 위 형)에게 간간히 나의 심리상태를 중계하기도 했다. 그러면 그 형은 별로 대수롭지 않은듯 자신의 뱃살을 움켜잡고 어떻게 해야 뱃살이 들어가냐고 나에게 묻는다. 그렇다. 나는 중2때 부터 지금까지 30..
2019.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