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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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옷수선 이야기] S라인 :: 보이지 않는 피
[옷수선 일기 001 : S라인] 어느날 드레스를 찾으러 온 손님이 잘 맞나 입어 보는데 몸에 더 꽉 끼길 원했다. 다시 하려면 일이 많고 그래서 이런 말을 해 주었다. "당신의 S라인에 드레스가 따라 갈 수가 없어요." 그랬더니 다행이도 그냥 넘어갔다. 2020. 9. 11 [옷수선 일기 002 : 보이지 않는 피] 어느 백인엄마가 다섯 살 쯤 되어 보이는 한국 입양아이를 데리고 옷을 찾으러 왔다. 아이는 "안녕하세요?"라고 엄마가 가르쳐 준 대로 인사를 한다. KN95 Face Mask on FDA List, 10 Pack 그 모습이 찡하고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 듬으려다가 시기적으로 언텍이라 손이 멈추었다. 가격도 좀 깎아서 내 주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지만 함께 살며 형성된 보이지 않는 피가..
2021.01.21 -
[마음일기] 신앙이 무너지면 내 삶에 찾아오는 것
신앙이 무너지면 내 삶에 찾아오는 것 오랜만에 마음일기를 쓴다. 요즘 마음이 힘들다. 손님을 대하기가 버거울 정도다. 예전에 손님에게 활짝 웃으며 즐겁게 대했던 때도 많았는데 내가 왜 이럴까? 내 마음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일까? 5개월 이상을 온라인 예배를 드린다.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 되어 선가? 내 신앙이 아래로 곤두박질 친다. 유튜브에는 볼거리가 많고 이것 저것 보다 보면 신앙을 떨어 트리는 것도 보게 된다. 온라인 예배도 수 많은 유튜브 영상 중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이 들 지경이다. 평소에 기도하지 않고 성경도 꾸준히 읽지 않던 요즘 나는 여지 없이 신앙이 무너진다. 그럼 나는 나타나는 현상이 가게에서 손님 대하는 것이 힘들어 진다. 힘들면 친절하기도 힘들다. 결국 나의 삶은 신앙과 깊은 연관..
2020.08.04 -
전기 없인 살아도 물 없인 못 산다
전기 없인 살아도 물 없인 못 산다 어제 가게에서 일이 거의 끝나 갈 무렵인 오후 3시 50분, 손을 씻으려고 수돗물을 트니 히마리 하나 없는 물줄기가 졸졸 나오는 것이었다. 근처 수도공사를 하나보다 생각하곤 대충 씻고 가게문을 닫고 집으로 왔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어머니가 화장실에서 큰 걸 보고 물을 내리는데 허탕을 치신다. 옆가게에 가서 물어 보니 아직 화장실을 안 갔는지 확인해 본다며 화장실로 들어간다. 역시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아직 수도공사가 끝나지 않았구나 하곤 기다리기로 했다. 물이 나오지 않으니 코로나 시대에 청결함을 유지 할 수가 없어 난감했다. 몇 시간이 흐르고 점심이 다가와도 물은 나올 생각이 없다. 아침에 어머니가 받아 놓은 빗물로 대충 손을 씻고 건물 관리 사무소에 ..
2020.07.24 -
가게 주인에게 덤탱이 씌우려는 그 손님은 과연
“손님은 왕”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우리 옷수선집에서는 일하는 주인이 왕인 경우도 간혹 있다. 그런 주인의 심기가 어떠 한지 어떤 손님은 주인의 기분을 묻곤 한다. 그러나 이번 이야기에 나오는 손님은 좀 센 손님이다. 한 일주일 전 잠이 부족한 상태인 어느 날, 한 백인 할머니 손님이 BMW에서 딱 내리곤 트렁크에서 쿠션 하나를 들고 마스크를 쓰며 들어 온다. 나와 어머니도 주섬주섬 마스크를 쓴다. 그 손님은 좀 까다로운 일을 시킨다. 그 쿠션을 반으로 잘라서 지퍼 쪽을 살려 달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쿠션 크기를 반으로 잘라 달라는 것이다. 그럼 속에 솜도 반으로 축소해야 한다. 그렇게 반가운 일이 아니고 잠도 부족해서 나는 아무래도 말투가 그리 정중하지 못했다. 그 손님은 남는 천과 솜에 대해서는 언급도..
2020.07.04 -
영화 ‘부산행’을 보다가 그만
영화 ‘부산행’을 보다가 그만 영화를 자주 안 보던 내가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져 네플릭스에 가입했다. 온 가족 7명이 보기 때문에 한 달 13불 정도는 투자 할 만 했다. 며칠 전 밤중에 내 방에서 혼자 “부산행”이라는 영화를 보는데 요즘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세상과 전혀 무관하지 않아 보여 영화가 더 실감이 났다. 영화내용은 대충 이렇다. 펀드회사에 과장으로 일하는 한 남자가 딸 아이 하나 있는데 엄마에게 가겠다고 조르는 딸의 성화에 못 이겨 부산에 사는 이혼한 아내에게 딸을 데려다 주게 된다. 기차를 타고 가는 와중에 바이러스에 감염된 한 사람으로 인해 대다수의 사람들이 좀비가 되어 결국 기차는 중간에 멈추게 되고 아직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은 좀비에게 당하지 않으려 난리가 난다. 그..
2020.04.23 -
코로나19, 위기 속 기회를 건지다
코로나19, 위기 속 기회를 건지다 조울러의 마음일기, 작년 11월에 시작했다가 네 편 쓰고 중단 됐는데 2020년 올해 한창 코로나19가 전세계에 한창인 4월 9일, 다시 시작한다. 작년 이 일기를 시작할 때는 마음이 힘들고 우울했는데 요즘은 정말 괜찮다. 그 괜찮은 이유가 코로나19로 가게일을 하지 못하고 여가시간이 많아져서 일까? 돈을 벌지 못하니 그동안 모은 돈 까먹어야 겠지만 아무튼 삶의 질은 너무 좋아졌다. 게다가 이 지역 병원과 양로원 등에 마스크를 기부하게 되어 가게에서 어머니와 옷수선이 아닌 마스크를 만들고 있으니 의미 있는 일에 마음이 뿌듯해 선가? 매일 기분이 괜찮다. 안 될 말이지만 이런 상황이 수 개월 지속되면 좋겠다. 다만 온라인으로 일을 하여 수입을 만들 필요가 있다. 몇 년 ..
2020.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