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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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옷수선 일기] :: 한방 먹다 :: 얌체 손님
[ 옷수선 일기 : 한 방 먹다 008 ] 온 몸에 문신을 한 그 남자의 친구가 오늘 아침 청바지를 찾아가면서 잘 했다고 입이 마르게 칭찬을 한다. 그러면서 저쪽에서 커피를 마시고 계시는 엄니를 향해 손을 흔들며 땡큐 땡큐한다. 그래서 그거 내가 했다고 하자, 당신들 한 팀 아니냐고 한 방을 먹인다. 개인주의가 강한 미국인에게 그런 소리를 들으니 어리둥절 했다. 2021. 1. 21 [옷수선 일기 : 얌체 손님 009] 코로나19가 시작된 지 1년이 막 지났다. 아직까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들어오는 손님이 간혹 있다. 한 젊은 남자 손님이 맨 얼굴로 들어오길래 마스크 없는지 물어 봤더니 없다고 하여 가게에 여분 하나를 주었다. 로봇 청소기 :: $299.99 며칠 후 그 손님이 옷을 찾으러..
2021.02.08 -
미국 옷수선 일기 :: 손님의 외모 때문에
[ 옷수선 일기 007 :: 손님의 외모 때문에 ] 며칠 전 보기에도 징그런 뱀가죽 잠바를 입고 온 한 남자가 우리 가게에 들어왔다. 온 몸에 문신이 있고 머리도 아주 희한하게 하여 나와 어머니는 약간 겁을 먹었다. 대개 점잖은 용모의 손님이 많은 우리 가게에 뉴욕 할렘가에서나 볼만한 사람을 보니 지역사회가 커지면서 다양한 사람이 생기는구나 했다. 그 가죽잠바는 겨드랑이에서 손목까지 폭을 줄이는 일이었고 어제 찾으러 왔다. 입어보곤 맘에 들었는지 미소를 지으며 친구들에게 소개하겠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그 전 날 그 손님의 친구도 청바지 품 줄이러 왔었다. 그 손님 또한 문신이 있고 거구에 질이 안 좋아 보였지만 실상 다른 까다로운 손님에 비해 대하기가 편했고 전혀 어처구니 없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았..
2021.01.26 -
미국 옷수선 일기 :: 경쟁이자 상생 :: 한국인 손님의 특성 - 엄격함
[옷수선 일기 005 : 경쟁이자 상생] 월요일 아침, 어떤 할아버지 손님이 옷걸이 수 백여개를 우리 가게에 가져 오셨다. 우리 가게 단골인 아내가 얼마 전 암으로 별세하셨다고 한다. 손님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보니 별 네 개나 된다. 별 네 개 정도면 정말 괜찮은 손님인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웃 옷수선 가게와 이 옷걸이를 나누어야 겠다. 이웃 옷수선가게는 경쟁관계 이기도 하지만 상생관계이기도 하다. 둘 중에 하나가 문을 닫으면 한 곳으로 몰리는 많은 손님을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2020. 10. 19 [옷수선 일기 006 : 한국인 손님의 특성 - 엄격함] 어제 고급승용차를 타고 온 젊은 인도여자 손님이 옷 세 개를 가지고 우리 가게에 찾아왔다. 설마 했는데 역시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깎으..
2021.01.23 -
미국 옷수선 일기 :: 3인치를 더 자르다 :: 철든 아이란?
[옷수선 일기 003 - 3인치를 더 자르다] 어제 오마니께서 셔츠 기장을 줄이시다가 실수로 3인치를 더 자르셨다. 그 손님에게 방금 문자로 자초지종을 보냈는데 아직 답은 없다. 그 손님이 오면 얘기 할까 하다가 KN95 Face Mask on FDA List, 10 Pack 미리 문자로 보내 놓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의 감정이 누그러 질꺼라는 기대에 그렇게 한 것이다. 키가 무지하게 컸던 그 손님. 땡강한 셔츠에 화를 내며 물어 달라고 할지 허허 웃으며 괜찮다고 할지.. 키 큰 사람은 싱겁다는데.. 2020. 10. 16 결과: 그 셔츠값 물어주고 수선비 못 받음 [옷수선 일기 004 - 철든 아이란?] 어린 여자아이(7?)가 할머니와 작은 드레스 품 줄인걸 찾으러 와서 잘 맞는걸 확인하고 페이를 한..
2021.01.22 -
[미국 옷수선 이야기] S라인 :: 보이지 않는 피
[옷수선 일기 001 : S라인] 어느날 드레스를 찾으러 온 손님이 잘 맞나 입어 보는데 몸에 더 꽉 끼길 원했다. 다시 하려면 일이 많고 그래서 이런 말을 해 주었다. "당신의 S라인에 드레스가 따라 갈 수가 없어요." 그랬더니 다행이도 그냥 넘어갔다. 2020. 9. 11 [옷수선 일기 002 : 보이지 않는 피] 어느 백인엄마가 다섯 살 쯤 되어 보이는 한국 입양아이를 데리고 옷을 찾으러 왔다. 아이는 "안녕하세요?"라고 엄마가 가르쳐 준 대로 인사를 한다. KN95 Face Mask on FDA List, 10 Pack 그 모습이 찡하고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 듬으려다가 시기적으로 언텍이라 손이 멈추었다. 가격도 좀 깎아서 내 주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지만 함께 살며 형성된 보이지 않는 피가..
2021.01.21 -
[마음일기] 신앙이 무너지면 내 삶에 찾아오는 것
신앙이 무너지면 내 삶에 찾아오는 것 오랜만에 마음일기를 쓴다. 요즘 마음이 힘들다. 손님을 대하기가 버거울 정도다. 예전에 손님에게 활짝 웃으며 즐겁게 대했던 때도 많았는데 내가 왜 이럴까? 내 마음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일까? 5개월 이상을 온라인 예배를 드린다.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 되어 선가? 내 신앙이 아래로 곤두박질 친다. 유튜브에는 볼거리가 많고 이것 저것 보다 보면 신앙을 떨어 트리는 것도 보게 된다. 온라인 예배도 수 많은 유튜브 영상 중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이 들 지경이다. 평소에 기도하지 않고 성경도 꾸준히 읽지 않던 요즘 나는 여지 없이 신앙이 무너진다. 그럼 나는 나타나는 현상이 가게에서 손님 대하는 것이 힘들어 진다. 힘들면 친절하기도 힘들다. 결국 나의 삶은 신앙과 깊은 연관..
2020.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