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한 문학(431)
-
[디카시] 어둠이 잠식하는 밤
At night the darkness encroach the world In the distance over the cloud The light leaks out of the sky ---- 고대인들은 달과 별빛이 구멍 난 하늘에서 빛이 새어 나오는 걸로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보통 보이는 대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착각을 잘 하는 것이 우리의 뇌입니다. 아직도 우리는 진리라고 굳게 믿고 있는 착각과 오류가 수 없이 많을 수 있습니다. 아마도 그 중에 하나가 지금 이 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자판을 두들기는 내가 진짜 나라고 착각하는 것 진정한 나는 이 세계 너머에 있을 수 있습니다. 텔레비젼에 보여지는 배우는 텔레비젼 안에 있지 않고 방송국에 있듯이 저 너머의 세계에 있는 내가 이 세상에 방송되어 뇌라는 ..
2020.06.24 -
[디카시] 나도 사람이에요
I am a man also. I am able to put away a diaper smeared with poop. ---- 돌 지난 지 4개월 된 조카 다니엘 이제 걸음마가 제법 안정적이다 기저귀를 갈 때면 으레껏 누워서 가만히 대 주고 다 갈고 나면 기분 좋을 땐 스스로 똥 묻은 기저귀를 휴지통에 버린다. 휴지통에 기저귀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식구들의 박수소리를 들으니 무언가 자기가 잘 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무거나 잘 먹는 다니엘 세균이 잔뜩 묻은 찌찌도 많이 먹어서 면역력이 강할 듯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기어서 이동할 때는 아주 조심스럽다. 몇 번 다친 경험이 있어 세상살이가 호락호락 하지 않음을 안 것이다 ----
2020.06.24 -
웹소설: 오류(Error) - 029. 야학 선생 용진
춘천 자동차 번호판 제작소를 그만 두고 용진은 누나 정윤의 권유로 누나가 교사로 있는 S야학에 교사로 봉사하게 된다. 강원대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그 야학은 가건물로 되어 있었고 학생수는 대략 40여명에 교사는 10여명 정도이다. 연구주임인 김선생이 용진에게 무슨 과목을 원하는지 묻는다. 용진은 고등부 수학을 맡는다. 고등부 학생들은 용진과 비슷비슷한 또래이고 한 남자 학생은 용진과 불과 몇 달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한 번은 그 학생이 연구주임인 김선생에게 훈계를 받는다. “박선생이 아무리 나이가 비슷해도 선생님은 선생님이야. 알겠지?”“예, 선생님..” 한 번은 용진이 학교에 없는 사이에 중등부 수학 선생이 고등반에 들어와선 학생들에게 중등부 수학 2차 방정식 문제를 풀게 한다. 그 선생은 한..
2020.06.23 -
웹소설: 오류(Error) - 028. 헐크 용진
용진이 대학 1학년을 마친 다음 해 1992년 겨울, 학교에 아르바이트 신청을 해 두었는데 연락이 왔다. 춘천역 건너편 자동차 번호판 제작소로 배정 받은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찾아가 보니 넓은 공터 중간쯤에 2층 사무실 건물이 있고 저기 저 구석에 작은 공장이 있다. 우선 용진은 사무실로 들어가 전무를 만나 학교를 통해 오게 되었다고 보고를 한다. 전무는 용진을 공장으로 안내를 하고 공장장인 안씨 아저씨와 인사를 시킨다. “처음 뵙겠습니다. 잘 부탁합니다.”“그래요. 잘 해 봅시다.” 안씨 아저씨는 짜리몽땅하고 빵빵하게 생긴50대 중반이었다. 용진은 한 달 쯤 되어 공장의 일을 다 마스터했고 안씨 아저씨는 용진에게 모든 일을 맡기고 자주 자리를 비우기 시작한다. 바깥에서 자동차에 완성된 번호판을 붙이고..
2020.06.21 -
웹소설: 오류(Error) - 027. 용진이 대학가다
용진이가 정신적으로 약하다는 걸 처음부터 알았던 고3 담임 선생님은 용진의 대학 합격을 다른 학생들의 합격보다 더 흐뭇해 하신다. 게다가 담임은 용진의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못하다는 걸 안다. 얼마 전 4/4분기 교납금을 지불하지 못하여 대신 용진이가 집에 있는 녹용을 교무실로 가져와 담임선생님께 교납금 대신으로 할 수 있는지 여쭤 본 적이 있다. 그 녹용은 미국에 계신 아버지가 보내준 것이었다. 아버지는 급한대로 그것을 팔아서 교납금으로 쓰라고 하신 것이다. 평소의 성격 대로라면 교무실 울렁증이 있는 용진이가 교무실까지 찾아와 녹용을 판매할 수 없는 것이다. 담임은 용진의 그런 면에 짐짓 놀란 기색이다. 그래서 담임은 용진에게, “엄마께서 시키셨니?”“아니요, 제 생각이에요.” 용진 스스로도 자기 자신을..
2020.06.21 -
웹소설: 오류(Error) - 026. 상훈이의 선물
용진은 친구를 사귀는데 적극적이지 못했다. 그저 옆에 앉은 짝이나 아니면 자기에게 먼저 다가와 말 걸어주는 친구와 가깝게 지낼 뿐이었다. 고2때, 용진에게 먼저 다가 온 친구, 혁이 있었다. 하지만 용진은 혁의 깍쟁이 같은 성격을 탐탁치 않게 여겼다. 그래도 용진은 내키진 않았지만 먼저 다가온 혁과 졸업할 때까지 가장 친한 친구가 된다. 고3으로 진급하는데 선택과목이 공업과 화학인 학생들은 하나의 반에 배정되게 되었는데 혁은 용진과 같이 공업과 화학을 선택과목으로 한다. 그렇게 하여 3학년으로 올라가서도 혁과 용진은 한 반이 된다. 어느 날 평소에 대화도 잘 하지 않던 한 친구가 용진에게 다가와 이런 말을 한다. “용진아, 혁이가 너에게 일부러 접근 한 거 아니? 나랑 친구하자.”“…..!” 하지만 용진..
2020.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