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한 문학(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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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오류(Error) - 015. 길순의 우울증
경자의 어머니, 길순이 예수를 믿기 전의 일이다. 길순은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대개 그런 사람이 우울증에도 잘 걸리는거 같다. 남편 오연동은 젊은 시절, 술통이란 별명을 가질 정도로 매일 술독에 빠져 살았다. 술에 잔뜩 취해 집에 들어오면 폭군으로 변했고 4남매는 그런 아버지를 피해 도망 쳐 버렸다. “술 가져와!” “여보, 매일 밤 왜 이렇게 술 만 마시고 들어 오세요!” “사는게 재미 없어! 사는 게 도대체 뭐냐고!” 그런 남편을 다 받아 주던 길순은 점점 우울에 빠졌고 결국 심각할 정도로 까지 우울증에 걸리게 된다. 연동은 읍내 무당을 불러 아내 길순의 병을 고치려 한다. 한 번 두 번 그렇게 굿판을 벌이고 나면 재산이 눈에 띄게 줄어 버렸으나 길순의 우울증은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2020.06.19 -
[디카시] 나는 멋을 위해 머리를 깎는다지만
I do haircut to be handsome but you were cut due to be stationary. Were you looking forward to walking on the road? ----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 나무는 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곤 행인들의 걸음을 방해 했습니다. 길을 침범한 만큼 깎여 나간 그 나무는 앞으로도 평생을 하나의 꿈만을 위해 살 것입니다. 길 위를 걷는 꿈 꿈은 이루어 지기 위함이 아니라 이 지루한 시간을 견디기 위함입니다 ----
2020.06.17 -
웹소설: 오류(Error) 014 - 총살의 위기
경자의 가족은 모두 여섯 식구. 아기 때 죽은 경자의 바로 위 언니까지 살아 있다면 모두 일곱 식구다. 1950년 여름, 북한군이 남으로 남으로 밀고 내려와 남원까지 붉은 인공기가 꽂혔다. 큰오빠 기승은 18세로 막 청년의 문턱에 이르렀고 아버지 연동은 큰아들이 북한 의용군에 끌려 가게 될까 걱정을 한다. 그래서 가족들을 모아 놓고 의논을 한다. “여보, 얘들아. 너희들도 알겠지만 이 남원땅에 북한군이 점령하고 있으니 이제 곧 의용군을 모집 할 거야. 기승이가 딱 해당이 되는데 어서 피신을 해야 겠다.” “그럼 어디로 피난을 가면 좋죠? 기승아빠.” “ 대산면으로 갑시다. 그곳은 아직 북한군의 손이 닿지 않았을 거야. 친구가 거기 살고 있으니 그 곳으로 갑시다.” 그 날 저녁, 미군의 쌕쌕이(전투기) 가..
2020.06.03 -
웹소설: 오류(Error) 013 - 연탄가스 1
경자는 그 나이에 이미 부모로 부터 독립을 해서 해당화 미용실 옆에 붙어 있는 단칸방에 기거한다. 밤이면 똑딱 똑딱 여자 구두굽 밟는 소리가 나고 왠지 그 집터가 을씨년 스럽다.그러던 어느날, 어머니 길순이 딸을 보러 저녁에 연탄불도 갈아 줄겸 딸의 거처에 들른다. 연탄을 갈아주고 경자의 방에서 딸과 담소를 나누며 저녁을 먹는다. “엄마, 오늘 밤은 여기서 주무시고 가세요.” “아니다. 니 아빠 병수발도 해야 하고 조금만 더 있다가 가마.” 그 날 밤 혼자 경자는 엄마가 갈아 준 연탄불 아랫목에서 몸을 지지며 잠을 고이 잔다. “어.. 왜이러지? 내가...” 경자는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온다. 그리고 마당에 쓰러지며 대변을 쏟는다. 그렇다. 연탄가스를 마신 것이다. 주인집 아주머니가 쓰러져 있는 경자를 ..
2020.05.31 -
[디카시] 이렇게 산다고
Don't look at me with pitiful eyes It has been finished with my life Fly away! My flower seeds! ---- 이 세상에 불쌍해 보이는 존재는 있으나 불쌍한 존재는 없습니다 누구나 자기 자신의 환경과 처지에서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
2020.05.27 -
코로나 이 적막함에 나비가 찾아와 말을 걸다
코로나 이 적막함에 나비가 찾아와 말을 걸다 얼마 전 나는 유튜브에 나 같은 40대 노총각이 있나 보려고 검색을 했다. 그런데 눈에 확 띠게 촌스럽고 허술해 보이는 썸네일의 영상이 “독거 노총각”이라는 이름으로 올라왔다. 나는 아무 주저함 없이, 그러니까 클릭 율 100%로 그 영상을 클릭했다. 그 영상의 내용은 별거 없었다. 남자 혼자 장 봐 와서 너저분한 방에 홀로 앉아 라면 끓여 먹으며 정말 할 일이 없는지 영수증 내역까지 하나하나 읊어 주는 영상이었다. 그 영상 외에도 나는 수 편을 연달아 보고 뭔가 팍 느낌이 와서 구독을 눌렀다. 그의 구독자수는 만 명이 훌쩍 넘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채널이었다. 그에 비하면 내 채널, 짭짤한 시인은 일 년이 넘도록 구독자 이제 겨우 서른 명 밖에 안 되는 ..
2020.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