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한 문학(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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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오류(Error) - 019. 신고해?
건강한 신체만이 재산이었던 종옥은 그에 맞게 직업 또한 육체노동이 주를 이루어 왔다. 미국에 체류하고 처음으로 한 일은 지붕일 이었다. 그런데 시작한지 한 달이 훌쩍 지나도 사장은 월급에 대한 언급이 없다. 할 수 없이 종옥은 사장에게 급여 얘기를 꺼낸다. “사장님, 한국에 애들엄마가 돈이 급하다는데 언제 줄 수 있습니까?” “조금만 기다려. 박형. 언젠가 줄거니까 걱정마.” 빈털털이인 종옥과 그 일행은 그 사장이 제공하는 숙소에서 기거하며 식사라고 해봐야 햄버거로 끼니를 떼우기 일쑤였다. 이제 미국에 발을 디뎌 열심히 일을 하여 한국에 송금해야만 하는 종옥 일행은 자기들의 신분을 이용해 이익을 취하는 사장 밑에서 못질을 하며 땀을 흘리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두 달이 가까워 ..
2020.06.21 -
웹소설: 오류(Error) - 018. 종옥의 불볍체류
용진은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어리숙 하고 친구도 사귀지도 못하고 공부도 못했다. 그러다가 4학년으로 올라가 언젠가 전학 온 대호라는 친구와 하굣길을 같이 걷다가 친구가 된 이후로 성격도 밝아지고 학업성적도 향상되기 시작했다. 대호는 쾌활하고 적극적인 아이였다. 그런 대호와 친구가 되니 자연스럽게 닮아 가는 것이다. 대호는 사귐성도 좋아 주위에 친구가 많았다. 그래서 덩달아 용진이도 대호의 친구와 친구가 되었다. 대호는 승부욕도 강해서 시험을 보고 나서는 꼭 단짝인 용진의 점수와 비교를 하곤 했다. 그에 비해 용진은 시험 점수에 연연하지 않았다. “용진아, 너 산수 몇 개 틀렸니?” “다섯 개 틀렸는데?” “아… 난 네 개 틀렸는데. 내가 더 잘했네? 아싸 이겼다!” “한 개 차이 가지고 뭘 그렇게 좋아..
2020.06.21 -
웹소설: 오류(Error) - 017. 형제는 나약했다
큰아들 용진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1979년, 종옥은 불안정한 목수일을 접고 소양극장 건너편 모퉁이에 중앙세탁소를 개업한다. 그 세탁소 뒤엔 춘천 시청이 있고 시청 앞엔 오래 된 놀이터가 있다. 용진은 동생 용준이와 매일 그 놀이터에서 논다. 놀이터엔 짓궂은 아이들이 더러 있기 마련이고 용준도 그런 개구장이에 속한다. 곱슬머리 용준은 자주 놀이터에서 자기 보다 큰 애들과 싸우곤 했다. 동생이 불리해 지면 싸움과는 거리가 먼 형 용진은 아빠의 세탁소로 달려가 아빠의 도움을 요청하곤 했다. “아빠! 큰 일 났어요. 용준이가 맞고 있어요!” “용진아, 그렇다고 아빠한테 달려 오면 어떻게 하니? 형인 네가 동생을 도와 줘야지!” 용진은 그제야 자기가 겁쟁이라는 걸 깨닫고 다시 놀이터로 달려간다. 가서 보니 용준..
2020.06.21 -
[디카시] 길을 걷다 마주친
While walking on the road, encountered a tree standing at the same spot life time Staying under the tree feeling his calm patience ---- 나무는 언제나 그 자리 태풍이 몰아 쳐도 피하지 않고 항상 그 자리를 지키며 평생을 산다 한 해 한 해를 견디며 나이테의 갯수가 늘어남에 따라 그의 인내의 연륜이 깊어만 간다 ----
2020.06.20 -
바람과 하ᄂᆞ님
바람과 하ᄂᆞ님 태극기가 펄럭인다 구름이 유유히 흘러 간다 흔들리는 잎새에 윤동주 시인이 괴로워 한다 이 모든 것은 바람이 불어서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면 바람의 존재를 알 듯 이 우주 삼라만상을 보면 하ᄂᆞ님의 존재를 어찌 의심하리요 예수께서 가라사대 나를 보았으니 하ᄂᆞ님 아버지를 보았다 우리의 모습에도 하ᄂᆞ님의 형상이 드러나도록 2020. 6. 19 커피쏘기 Buy me a coffee 이메일을 알려 주시면 저의 따끈한 글과 영상을 보내 드립니다. You will get my fresh contents to your email.예, 정기적으로 컨텐츠를 보내 주세요. Yes, please keep me updated on your contents. *사용자 규례와 프라이버시 정책에 동의 합니다. By..
2020.06.20 -
웹소설: 오류(Error) - 016. 종옥, 두부를 먹다
종옥의 그 욱 하는 성격은 아마도 깊은 상처에서 기인할 것이다. 어머니가 누군가에게 맞는 광경을 보고 누가 가만히 보고만 있을 사람이 있을까. 종옥도 사람인지라 어머니를 때리는 박영감의 뒤통수를 재떨이로 가격한 바람에 서늘한 철창에 갇히게 된다. “죄수 1588!” “… … 예..” “당신을 살인미수죄 형사법 제 ??호에 의거 10년형에 선고한다.” 동생 종술은 어린 나이에 죽고 어머니 봉운은 혼자 불구의 몸으로 박영감의 집에서 외로움과 멸시를 견디며 산다. 감옥에 갇힌 종옥은 어머니 걱정으로 편할 날이 없다. 한편 종옥을 담당했던 형사들이 이런 종옥의 딱한 사정을 알고 종옥을 구하기 위해 서명운동을 한다. 마침내 감옥에 갇힌지 2년 만에 종옥은 풀려나고 친구가 건네주는 두부를 와그작 깨물어 먹는다. “..
2020.06.20